내가 사랑한 절망 - 2부
2018.04.14 20:44
내가 사랑한 절망
이날 밤 진아가 받았던 구타는 그녀 일생을 통틀어 가장 고통스런 경험이었다. 포르노에서 보던 점잖은 매질과는 달랐다. 오히려 천하의 원수를 만난 것처럼 다섯명의 남자는 진아의 가냘픈 육체를 때리고 차고 찍어댔다. 손을 묶었던 테이프와 눈가리개는 어디론가 날아가거나 찢겨진지 오래다. 어디하나 부러지지 않은 것이 신기하다면 신기한 상황이다.
“죄송합니다. 말 잘들을께요!” 울며 외치는 간절함이 간혹 이 잔혹한 폭행을 멈추게 했지만 그 텀은 그리 길지 않았다.
“그래? 그럼 지금 입고 있는 옷을 모두 벗어. 5초 이내로”
진아가 탈의에 대해 느낀 거부감과 별개로 공포에 질린 손은 치마 지퍼를 풀고 있었다. 하지만 5초는 생각보다 더 짧은 시간이었다. 덜덜 떨리는 손이 뜻대로 움직였다고 해도 이 시간을 맞추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아악!”
정확히 5초 뒤 뒤에서 남자가 따귀를 때리자 진아는 비명과 함께 다시 바닥으로 쓰러졌고, 다시 잔인한 폭력의 시간이 시작됐다. 그날 밤 폭행은 대체로 이런 패턴이었다.
남자들은 이후 ‘알몸으로 춤을 춰라’, ‘엉덩이로 이름을 써라’, ‘애교를 떨어봐라’라는 주문을 내린 뒤 온갖 트집을 잡아 다시 두들겨 패는 식이었다. 진아가 행여나 정신을 잃으면 물을 끼얹어 깨웠고 눈을 뜨면 다시 폭력이 시작됐다.
진아가 진심으로 자신이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 것도 무리가 아니었다. 자존심 지키기나 강간을 피하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었다. 이 고통을 느끼지 않을 수 있다면 뭐라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렇게 무식한 폭력 속에서 생을 마감하고 싶지 않았다.
이 때문이었을까. 막판에 진아가 알몸으로 한 남자의 구두를 핥거나, 남자들이 지켜보는데서 개 흉내를 내는 것들은 어떠한 거리낌이나 수치스러움도 없었다. 오히려 트집을 잡히면 다시 폭행이 시작될까 싶어 최선을 다했을 정도다.
그 덕에 새벽이 밝아오던 무렵 진아는 거의 탈진해버렸다. 구타에 더불어 남자들의 무리한 요구를 수행하느라 몸도 마음도 지쳐버린 것이다. 진아의 긴 머리카락은 땀과 침, 눈물로 몸 여기저기 늘러 붙었고 후들거리는 다리는 일어설 힘도 없어 보였다. 반복된 폭행에 얼굴을 사정없이 부어올라 더욱 애처롭게 보였다. 리더격의 남자가 본론을 꺼낸 것은 그야말로 진아가 기절하기 직전의 상황에서였다.
“이제 선택의 시간을 줄게. 이미 네가 예전처럼 살 수 있는 선택지는 없어. 집에 가거나 여기서 나가고 싶다는 생각은 일찌감치 버려. 네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여기서 고통스럽게 죽거나 고통스럽게 생을 이어가거나 둘 중 하나야.”
하지만 내용은 그의 목소리처럼 부드럽지 않았다.
“걱정할 건 없어. 죽겠다면 우리는 그것을 수행할 수 있는 의지와 욕구가 있어. 하지만 만약 살겠다고 한다면, 넌 오늘과 같은 지옥을 매일 보게 될 수도 있어. 분명한 건 여자로 태어난 걸 후회하게 될 만큼 괴롭힘을 당할 거야. 물론 이 기한은 제한 돼 있어.”
그는 잠시 말을 쉰 뒤 조용하게 이었다.
“네가 죽고 싶다고 생각하거나, 우리가 네 필요를 못 느끼게 돼 죽여야겠다고 생각했을 때지. 자 어떻게 할래?”
흉악한 이야기였다. 지금 죽겠냐, 나중에 죽겠냐는 질문과 다를 게 없었다. 심지어 죽기 전까지는 고통을 주겠다는 뜻이었다. 진아는 그때야 다신 돌아갈 수 없게 됐다는 것을 느끼고 절망했다. 기진맥진한 상황이었지만 자기도 모르게 오열이 새어 나왔다.
“어서 대답해”
진아는 흐느낌을 속으로 갈무리했다. 그리고 결국 선택을 했다.
“살려주세요. 살고 싶어요”
이날 밤 진아가 받았던 구타는 그녀 일생을 통틀어 가장 고통스런 경험이었다. 포르노에서 보던 점잖은 매질과는 달랐다. 오히려 천하의 원수를 만난 것처럼 다섯명의 남자는 진아의 가냘픈 육체를 때리고 차고 찍어댔다. 손을 묶었던 테이프와 눈가리개는 어디론가 날아가거나 찢겨진지 오래다. 어디하나 부러지지 않은 것이 신기하다면 신기한 상황이다.
“죄송합니다. 말 잘들을께요!” 울며 외치는 간절함이 간혹 이 잔혹한 폭행을 멈추게 했지만 그 텀은 그리 길지 않았다.
“그래? 그럼 지금 입고 있는 옷을 모두 벗어. 5초 이내로”
진아가 탈의에 대해 느낀 거부감과 별개로 공포에 질린 손은 치마 지퍼를 풀고 있었다. 하지만 5초는 생각보다 더 짧은 시간이었다. 덜덜 떨리는 손이 뜻대로 움직였다고 해도 이 시간을 맞추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아악!”
정확히 5초 뒤 뒤에서 남자가 따귀를 때리자 진아는 비명과 함께 다시 바닥으로 쓰러졌고, 다시 잔인한 폭력의 시간이 시작됐다. 그날 밤 폭행은 대체로 이런 패턴이었다.
남자들은 이후 ‘알몸으로 춤을 춰라’, ‘엉덩이로 이름을 써라’, ‘애교를 떨어봐라’라는 주문을 내린 뒤 온갖 트집을 잡아 다시 두들겨 패는 식이었다. 진아가 행여나 정신을 잃으면 물을 끼얹어 깨웠고 눈을 뜨면 다시 폭력이 시작됐다.
진아가 진심으로 자신이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 것도 무리가 아니었다. 자존심 지키기나 강간을 피하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었다. 이 고통을 느끼지 않을 수 있다면 뭐라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렇게 무식한 폭력 속에서 생을 마감하고 싶지 않았다.
이 때문이었을까. 막판에 진아가 알몸으로 한 남자의 구두를 핥거나, 남자들이 지켜보는데서 개 흉내를 내는 것들은 어떠한 거리낌이나 수치스러움도 없었다. 오히려 트집을 잡히면 다시 폭행이 시작될까 싶어 최선을 다했을 정도다.
그 덕에 새벽이 밝아오던 무렵 진아는 거의 탈진해버렸다. 구타에 더불어 남자들의 무리한 요구를 수행하느라 몸도 마음도 지쳐버린 것이다. 진아의 긴 머리카락은 땀과 침, 눈물로 몸 여기저기 늘러 붙었고 후들거리는 다리는 일어설 힘도 없어 보였다. 반복된 폭행에 얼굴을 사정없이 부어올라 더욱 애처롭게 보였다. 리더격의 남자가 본론을 꺼낸 것은 그야말로 진아가 기절하기 직전의 상황에서였다.
“이제 선택의 시간을 줄게. 이미 네가 예전처럼 살 수 있는 선택지는 없어. 집에 가거나 여기서 나가고 싶다는 생각은 일찌감치 버려. 네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여기서 고통스럽게 죽거나 고통스럽게 생을 이어가거나 둘 중 하나야.”
하지만 내용은 그의 목소리처럼 부드럽지 않았다.
“걱정할 건 없어. 죽겠다면 우리는 그것을 수행할 수 있는 의지와 욕구가 있어. 하지만 만약 살겠다고 한다면, 넌 오늘과 같은 지옥을 매일 보게 될 수도 있어. 분명한 건 여자로 태어난 걸 후회하게 될 만큼 괴롭힘을 당할 거야. 물론 이 기한은 제한 돼 있어.”
그는 잠시 말을 쉰 뒤 조용하게 이었다.
“네가 죽고 싶다고 생각하거나, 우리가 네 필요를 못 느끼게 돼 죽여야겠다고 생각했을 때지. 자 어떻게 할래?”
흉악한 이야기였다. 지금 죽겠냐, 나중에 죽겠냐는 질문과 다를 게 없었다. 심지어 죽기 전까지는 고통을 주겠다는 뜻이었다. 진아는 그때야 다신 돌아갈 수 없게 됐다는 것을 느끼고 절망했다. 기진맥진한 상황이었지만 자기도 모르게 오열이 새어 나왔다.
“어서 대답해”
진아는 흐느낌을 속으로 갈무리했다. 그리고 결국 선택을 했다.
“살려주세요. 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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