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온 아름다운 행운 - 상편
2018.04.14 21:31
"근데 이름이 뭐에요?"
"............"
'전.. 대한이요..성은 김이고요.."
여전히 이름을 말하지 않는다....
만난지 근 네 시간이 지나서야...
바에서 술을 먹고 있는 그녀가 너무도 애처로워 보였기에. 내 주제도 모르고 말을 걸게 되었다.
평소라면..
그림에 떡이라고 생각할 정도의 미모에.. 몸매...
나와는 비교도 안 될 여자인데도.. 내가 어디서 이런 용기가 났는지 지금 생각해보면 내 자신이 가상하다..
"근데.. 정말 괜찮아요?"
"............"
말이 없다.. 하긴 이제 와서 괜찮지 않다고 어찌하겠는가..
이미 둘 다 발가벗고 침대에 마주보며 누워있는데 말이다..
난 6년 동안 사귀던 여자와 헤어지고 난생처음 혼자서 다니던 회사의 옆에 위치하고 있는 바에 자리 잡고 앉아 있었다.
참... 편한 상대에 나와 비슷한 조건의 얼굴도 평범한 여친 이었는데....
6년이라는 시간이 너무 길었던 건지.. 어느새 그녀는 내가 모르는 면이 많아지기 시작했고, 그저께에는 오랜만에 나이트를 간다고 친구들과 만나더니.. 아예 핸드폰을 꺼버리고 잠수를 타버렸다.. 거의 잠도 못자고.. 핸드폰을 붙잡고 있었지만.. 끝내 통화를 못한 나는 다음날 어이없는 이별통보를 받게 되었다.
분명히 무슨 일이 있었던 거 같았지만..
이제 와서 그게 무슨 소용이냐.. 어차피 떠날 준비를 한 여자 같았는데..
그동안..6년이라는 시간동안 쏟아 부은 정성과 애정이 어처구니없게 느껴진다..
벌써 32인데.. 선이라도 봐야 하는 건지 심각하게 고민하는 하루가 되었다...
소주는 궁상맞고.. 맥주는 쓸쓸하고,, 분위기라도 내보려고 회사가 끝난 금요일 저녁에 혼자 바에 앉아 있는데..
이것들은 뭐가 좋은지 쌍쌍으로 자리를 하나씩 꿰차곤 놀고들 있다..
문득 내가 앉아 있는 가장 반대편에 여자 혼자서 칵테일을 먹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다.
여자 한명과 남자 한명이 바로 옆자리에 앉아 웃으며 얘기하는 모습이 먼저 눈에 들어왔기에 난 일행인 줄 알았다..
하지만 분위기가 너무 달랐다.
같은 공간에 다른 장소를 공유하고 있는 사람처럼.. 아니 유독 나와 비슷한 분위기를 온몸으로 뿜어내고 있는 여자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관찰을 시작했다.
짧지도 길지도 않은 적당한 길이의 회색 정장치마는 앉아있는 자세로 무릎 바로 위까지 올라가 있어 잘빠진 종아리와 무릎의 연결라인을 곡선을 그리며 나타내고 있었고, 그리 크진 않았지만 역시 모양이 좋은지 블라우스를 도드라지게 돌출시킨 가슴도 평범하지 않게 보였다. 굵은 웨이브진 약간 갈색 톤의 머리카락은 길게 안에 자리 잡고 있을 브래지어 끈까지 아무렇지 않게 내려트리고 있었다.
그녀의 손목엔 시계와 함께 여자의 머리를 묶을 때 쓰는 곱창밴드처럼 보이는 천이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보아 아마도 일을 할 때에는 저 밴드로 머리를 묶고 지금과는 다른 단정한 모습을 그리며 사무를 보는 듯 느껴졌다..
의자의 등받이에 걸려있는 재킷으로 봐서는 아마도 나와 같은.. 근방의 회사에 일을 마친 후 혼자 술을 마시는 걸로 보였다.
여러 가지 상상을 하며 안주로 그녀를 선택하여 술을 마시고 있는데.. 그녀의 손에 들려 있는 반지가 눈에 띠었다.
테이블에 올려놓고 굴리기도 하고, 주먹에 쥐기도 하는 그녀의 행동으로 무슨 문제가 있는게 분명해 보였다.
약간은 작은, 그러나 분명히 무지갯빛을 반사시키고 있는 걸로 봐서는 결혼반지가 분명해 보였는데....
온갖 상상으로 그녀를 그리던 나는 무슨 용기를 낸 건지.. 그녀 앞에 걸어가 서 있게 된다..
여전히 반지를 만지작거리고 있던 그녀가 인기척에 고개를 돌려 날 빤히 쳐다본다.
"호..혼자 오셨어요?"
"............"
"혼자 오신 거면 옆에 앉아도 될까요?"
내 말에는 콧방귀도 안 끼고 다시 고개를 숙여 반지를 만지작거리는 여자였기에.. 나는 그냥 옆자리에 앉아 들고 온 칵테일을 마신다..
눈치 빠른 웨이터가 먹던 안주를 옮긴 자리로 놔주고는 다시 앞에서 접시를 닦기 시작했다..
"6년 사귄 여자랑 헤어지고 나서 혼자 궁상떨려니까.. 이것도 어렵네요.."
"........"
"아니..6년 사귀었으면 당연히 결혼을 생각해야 되는 거 아니에요? 무슨 변죽이라고.. 이렇게 쉽게 헤어지는 건 뭐냔 말인지..."
"......"
여자의 대답을 듣기 위해 내뱉는 말이 아니었다.
그저 한풀이가 하고 싶었고, 이런 얘기를 누구한테 할 처지도 아니었기에.. 사실 술도 몇 잔 마셨고 해서 말이 술술 나오기 시작했다..
"안 그래요? 딱 보니까.. 바람난 거 같은데.. 아!~ 진짜 생각할수록.. 여자란 게 원래 현실적이란 동물이라고는 들었지만.."
"...."
"참.. 무섭네요.. 그동안 쌓인 정만 생각해도 그렇게 쉽게 헤어지진 못 할 텐데... 그 쪽도 사랑보다는 현실을 택하는 게 여자란 동물이라고 생각하죠?"
".."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사실 나도 잘 모른다..
그냥 싸잡아 비판이라도 하면.. 속이라도 풀릴 거 같았기에 대답도 없는 처음 보는 여자에게 말도 안 되는 푸념을 늘어놓고 있었다.
"혹시 결혼 하셨어요? 반지 보니까.. 결혼한 거 같은데, 남편은 뭐한데요? 혼자 이렇게 술마시게 하고..."
내 말에 여자가 반지를 숨기듯 주먹 속에 넣는다.
그리곤 이제서야 나를 쳐다본다.
술에 취했지만 이 여자가 이렇게 미인인줄 이제야 알게 된 나는 갑자기 간이 콩알만 해졌다..
무슨 용기로 이렇게 들이밀었는지..
여자의 미모는 멀리서 머리카락에 가려 잘 보이지 않았을 때 낸 용기를 너무도 간단히 짖밣아버렸다.
도도하게 느껴질 정도로.. 오뚝 선 콧날과 함께 약간 작은 듯 보이는 도톰한 입술과 가느다란 턱선은 성형외과의사들이 수술 전/후의 견본 사진 중 후에 해당하는..아니 성공 사례 중에서도 모범이 되는 사진속의 얼굴처럼 눈이 부실정도였다.
날 빤히 쳐다보는 여자의 눈빛도.. 긴 속눈썹이 전혀 어색해보이지 않는 큰 눈망울에 날 한 번 더 위축하게 만들었다.
내가 머뭇거리자 여자는 의자를 약간 회전시켜 날 정면으로 바라보며 작고 도톰한 입술을 열기 시작했다.
내 눈엔 입술보다 먼저 그녀의 잘빠진 허벅지와 종아리가 들어왔고, 여자의 시선에 부담을 느꼈기에 아쉬움을 애써 떨쳐버리고 여자의 얼굴을 고작 1~2초였지만..쳐다보게 되었다.
눈을 내리 깔 수밖에는 없었다.
"저 아세요?"
"아..아뇨.."
"............"
괜히..
안하던 짓을 해서. 이게 뭐냔 말이다.. 난 그제야 여자의 오른편에 앉아 있는 커플 중 남자가 자신의 여친을 바라보는척하며 이 여자를 계속 쳐다보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나와 딱 눈이 마주쳤는데.. 아주 고소하다는 듯 여자가 한마디 뱉어낸 말에 미소를 짓고는 날 쳐다보고 있다.
"저 모르시죠?"
"예..."
"그럼 나가죠.."
"예...예???"
여자의 말에 당황한다.
'그럼 가세요.'가 아닌..'나가죠.'라니.. 나와 날 바라보고 있던 남자의 얼굴은 얼이 빠진 듯 그녀를 바라보고 있다..
내가 잘못들은게 분명했는데.. 여자는 재킷을 챙기고는 당연하다는 듯 가방을 손에 든다.. 계산은 내가 하라는 듯 날 쳐다본다.
분위기를 봤을 때..
술 먹고 째는.. 그런 여자처럼은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남자가 사는 술이 당연하다는 듯 몸에 밴 것처럼 행동했기에.. 난 얼떨결에 같이 계산을 했고, 가만히 지켜보고 있던 그녀는 계산이 다 끝나자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나는 그녀를 쫓아 나가며 그녀의 옆에 앉아 있던 커플 중 똥씹은 남자표정을 볼 수 있었다.
건물에서 나온 그녀는 잠시 두리번거린다..
나도 그녀가 바라보는 건물들을 같이 쳐다보며 두리번거릴 때.. 그녀의 시선이 멈춘 곳을 따라 시선이 멈추게 되었다.
모텔...
사실..이런 상황은 처음이었기에..
기쁨과 흥분 보다는 걱정이 앞선다.. 혹시.. 말로만 듣던 꽃뱀이나...아니면 성매매 여성?...그것도 아니면.. 병 걸려서......
온갖 생각들이 얼굴에 나타날 정도였는지 고개를 돌려 날 쳐다보던 그녀가 갑자기 웃기 시작한다..
"호호호호호호호호호호호호"
"..........."
"무슨 생각하세요?"
음악소리에 묻혀 그녀의 목소리를 제대로 듣지 못했었기에 조용한 거리에서 처음 제대로 듣게 된 그녀의 목소리에 더 당황하게 된다..
"혹시 지금 제가 이상한 여자는 아닌지 걱정하는거에요?"
"예?? 아니요.. 그냥.,."
"나이는 서른하나고....음...이름은 굳이 밝힐 필요 없을 거 같은데요.. 그냥 기분 우울해서 안하던 짓 좀 해보려고요."
"........"
여자가 말을 끝내곤 발걸음을 옮긴다..
모텔로 향하는 것이 아닌 바로 옆건물에 있는 편의점으로 들어간다.
그리곤 비닐봉지에 몇 가지를 사선 나에게 시선을 주곤 다시 걸음을 옮겼다..
난 무엇에 홀린 듯 가만히 지켜보다가 그녀를 쫓아가게 되었다.
그녀는 복장과는 너무도 안 어울리게 조금 걷다가 제일 먼저 보이는 벤치에 앉고는 내게 앉으라는 시늉을 한다.
비닐봉지에서 부스럭대며 병맥주와 감자스낵을 꺼내곤 뜯어 중앙에 내려놓고는 한 병을 내겐 건낸후 너무도 맛있게 몇 모금을 삼킨 후 가만히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하듯 쳐다본다 그녀의 행동에 나도 따라 맥주를 마시곤 시선을 같이 했다..
그러고 보니.. 이렇게 지나가는 사람을 앉아 구경해본지가 얼마만인지 생각하게 된 나다..
삶과 시간에 쫓겨 앞만 보고 살며 당연히 여친과 결혼할 줄 알았던 일방통행만 했기에.. 이렇게 느긋하게 사람구경해본지도 오랜만이다..
뭐가 그리 바쁜지.. 빠른 걸음으로 회색 보도블록을 지나가는 사람도 보였고, 뭐가 그리 좋은지 찰싹 붙어선 정답게 담소를 나누며 느릿하게 걸어가는 커플도 보였다.
전부 내 모습처럼 겹쳐 보였기에.. 갑자기 이유 모를 웃음이 세어 나온다..
"왜요?"
"아니에요.. 그냥 저도 저렇게 여길 지나갔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
"혹시.. 아까 말했던 여자 친구하고도 여기 지나간 적 있으세요?"
"예....."
"근데 왜 헤어 진거에요?"
"글쎄요.. 아마 다른 남자랑 눈이 맞았나봐요.."
"..........."
"그러는 그쪽이야 말로 왜 혼자 술 마셨어요?"
"남편이 바람났어요."
"............"
생각지도 못한... 여자의 말에 갑자기 말문이 막혔다.
쓸쓸히 지나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잠시 시간을 보낸 여자의 눈엔 분명히 눈물이 고여 들기 시작했다..
결혼했다는 것도 놀라웠지만.. 이런 여자를 두고 바람을 피운 그 남자가 존경스러웠기에 더 놀라게 된다..
"그놈도 미친놈이내요.."
"........."
"그렇잖아요.. 그쪽처럼 예쁜 여자랑 결혼한다면.. 나 같으면 매일 업고 다닐 텐데.."
"킄...."
"그래서 어쩌실 건데요?"
"저도.. 바람이나 펴 볼까 생각중이긴 한데...막상 바람피울라고 친구들 찾아보니까.. 아는 사람하고는 도저히 못 그러겠던데요.."
"............."
"어때요?? 저 도와주실래요?"
"예??"
"저.. 몸매 좋아요... 제 입으로 말하긴 그렇지만.. 아직 아이도 안 낳아서....."
말을 하던 그녀가 부끄러운지 얼굴이 더 빨개지기 시작했다.
아이를 낳았건 안 낳았건.. 그게 문제겠냐.. 이렇게 아름다운 여성은 텔레비전에서 본 것 빼곤 처음인데..
나도 모르게 그녀의 재킷에 숨겨져 있는 가슴의 모습을 상상하며 바라보다가 그녀의 곧게 뻗어 모아진 다리로 시선을 옮기게 되었다.
그 매끄러움에 스타킹을 신고 있는 줄 알았다.. 윤기마저 흐르고 있는 그녀의 잘 뻗은 다리는 맨다리라고 하기엔 너무도 잡티하나 없이 하얗게 잘 관리되어져 있었다..
아니 관리를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내 눈에는 꼭 스타킹을 신고 있는 것처럼 그렇게 보였다.
내 시선이 그녀의 몸을 훑고 지나갔을 때.. 그녀는 그런 대놓고 쳐다보는 시선이 어색한지 다리를 구부리며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
"너무 그렇게 뚫어지게 보니까.. 창피해요.."
"아!..죄..죄송합니다.."
"막상 이혼하려고 생각하니까..왠지 아깝더라고요.."
"뭐가요?"
"그렇잖아요.. 자기는 결혼 중에 바람피워놓고.. 들키고 나서도 뻔뻔하게 이혼하자고 쉽게 말하면 끝인가....마음 같아선 당장 둘 다 고소하고 싶은데....."
"고소하시죠.. 그런 놈은 콩밥 좀 먹어야 되요.."
"그러게요....."
"그래서 바람피우러 오신거에요?"
"예... 아직 이혼서류에 도장은 안 찍었으니.. 부부사이잖아요.. 복수라고 하기도 우습지만...그냥 저도 몸이 반응하는 대로 즐겨보려고요.."
이게 무슨 기적과도 같은 여자의 말인가.....
그 상대로 날 택했다는 건데.. 사실 방금 전까지 술을 마시며 여자를 원망했던 나였지만.. 지금은 그 원망이라는 단어가 아예 사라지고 내속에선 '원'짜라는 글자조차 없어졌다..
"혹시 그거 잘해요?"
"예??"
"이왕 복수하려면.. 제대로 하려고요.."
생각지도 못한 난관에 부딪히게 된 나다..
사실 남들과 비교를 해본 적이 없는..말도 이상하다.. 뭘 비교해 본단 말인가.. 물론 학습교제로 본 포르노의 남자들과는 크기부터 위축하게 만들었기에 비교상대도 되질 못했지만,
그렇다고 이 여자한테 난 포르노 배우처럼 크지도 않고, 그렇게 오래하지도 못해요..라고 말하기도 우습지 않은가...
어차피 오늘 보고 안볼 여자라면.. 그냥 한번 즐기고 말자는 생각으로 말을 뱉기 시작했다..
"글쎄요.. 전 여친은 좋다고 했는데..바람난 거 보면 그렇게 잘하는 거 같지는.."
"그래요........"
'?'표가 아닌 ',..'표였다.
혹시나 실망한건 아닌지 나는 급하게 말을 이어갔다.
"그래도 조루는 아니에요.. 여친도 몇 번 가게 만들기도 해봤고.."
"예??"
"아..이니요.. 꼭 실망하는 것처럼 보여서.."
"킄킄.. 아니에요.. 제 첫 남자가 지금 남편 이였기에.. 사실 남자는 잘 몰라서 잠시 망설 인거에요.."
"예?? 거짓말이죠? 이렇게 예쁘신데...."
"남편하고 대학교에서 만나서 결혼하고.. 다른 남자랑은 한 번도 안 해봤어요. 지금 생각하면 속상하내요.. 남들처럼 연예라도 많이 해봤으면...."
"그렇게 일편단심으로 대했는데 왜 바람이 났대요? 혹시 그놈 미친 거 아니에요?"
"매일 밥만 먹냐고 하던데요....... 매일 먹는 밥에다가..이제 서른하나니까 젊은것들이 좋은가 보죠..."
"말도 안 돼요..어디 가서 20대라고 말해도 믿겠구먼.."
"호호호호호.. 고마워요.."
"아니에요! 진짜 나이보다 5살은 적게 보이는데.."
날 뻔히 쳐다보는 그녀의 시선이 약간 부담스러웠지만 진심을 말했기에 난 피하지 않고 그 시선을 받아 그대로 반사시키듯 쳐다봤다.
그녀도 기분이 나쁜 건 아닌지 아까보다는 얼굴이 많이 밝아졌다.
가만히 쳐다보던 그녀가 자리에서 남은 맥주를 다 비우곤 자리에서 일어나 치마의 엉덩이 부분을 몇 번 털어내고는 내게 손을 뻗는다..
손을 잡아달라는 듯 날 쳐다보며 뻗은 손을 난 급하게 잡아챘다.
그런 내 행동이 귀여운 듯 여전히 날 쳐다보곤 웃으며 걷기 시작했다.
여자와 손을 잡고 다시 걸음을 옮긴 아까의 거리는 회사를 퇴근하고 걷던 인도가 아니었다.
아니 여친과 어느새 손도 잘 잡지 않고 걸어갔던 나였기에 이런 느낌을 오랜만에 느껴본다.
그녀의 손은 가늘면서 길었다. 그러고 보니 구두를 신고 있는 그녀의 키가 180인 나의 귀정도 까지 온다는 걸 알 수 있었고, 제법 크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손을 잡고 나와 그녀는 자연스럽게 모텔로 향하게 되었다.
더 이상의 말은 필요가 없었다.
손만 잡고 있는데.. 벌써부터 바지가 묵직해질 정도였다.
그녀의 시선이 잠깐..내 하반신을 훔쳐봤다는 걸 알 수 있었지만, 애써 태연한척 손을 잡고는 시선을 옮긴 그녀였기에 나도 모른 척 해준다.
모텔에 들어간 우리는 잠시 서먹함에 얼굴도 마주치지 못하고 그저 그녀는 침대에.. 나는 테이블 앞의 의자에 앉아 있었다.
먼저 용기를 내 것은 그녀였다.
아무 말도 없이 일어서선..천천히 재킷을 벗고는 치마와 블라우스를 벗기 시작했다..
떨리는 손을 보면서 침을 삼키는 나였지만.. 쉽게 다가갈 수 없는 그런 그녀의 자태였기에 앉아서 쳐다보고만 있다.
아직 마음을 다 정리하지 못한 그녀였는지 블라우스의 단추를 푸는 손에 망설임이 내게 보였다.
그녀만큼이나 내 심장도 요동치고 있었고,,, '바람'이라는 단어가 갑자기 머리에 떠올랐기에 떨리는 손으로 옷을 벗기를 주저하는 그녀에게 말을 했다.
"저 먼저 샤워할게요..만약에 후회하실 거 같으면 길게 샤워 할 테니 그 동안에 돌아가세요.."
말을 하곤 옷을 입은 채 욕실로 들어갔다..
분위기를 잡으려고 한 게 아니다.. 그녀의 모습에 망설임이 보였기에 당장이라도 덮치고 싶다는 생각을 정말로 어렵게 참으며 욕실로 향한 것이다.
옷을 벗고.. 샤워기를 틀고는 그대로 몸을 적시기 시작했다.
그리곤... 자위를 시작했다..
이미 터질듯 커진 물건으로 지금 그녀의 몸에 대한 체취가 또렷하게 남아있을 지금이 가장 자위하기에 적절하기도 했고, 시작하자마자 싸게 된다면 무슨 창피냔 생각에 시작한 행동이었다.. 정말로 시작하고 나서 몇 분도 안 되어 사정을 하게 된다..
이 상황과.. 그녀의 육체에 너무도 흥분 상태였던 건 분명했다.
대충 샤워를 끝내고 욕실 문을 여는데.. 어두웠다.
그녀가 앉아 있던 침대를 보는데 그녀가 보이질 않는다..
괜히...폼을 잡았다는 생각을 하며.. 그녀가 앉아 있던 침대에 기대듯 앉았을 때.. 뒤로 지탱하는 손에 무엇인가가 물컹하듯 느껴졌다..
고개를 돌려 침대를 쳐다보니.. 이불을 덮고 있는 그녀의 형태가 내 눈에 보였다..
조심스럽게 이불을 젖히는데.. 어두운 방안에서도 그녀의 하얀 발이 보인다...
간지러운 듯 조심스럽고도 천천히 발을 오므리며 내게서 숨으려 하는 그녀의 발을 나도 모르게 손으로 잡게 되었다..
"흨............."
그녀의 놀란 신음소리가.. 너무도 날 흥분시켰다..
잡고 있는 발목에서 손을 풀고 천천히 그녀의 라인을 따라 올라가듯 손을 올리며 이동하다가..
문득 내가 나온 욕실을 쳐다보게 되었다...
그리고... 보인 욕실 내부에.. 나도 모르게 몸이 굳어졌다..
안에서는 거울이었는데....
"............"
'전.. 대한이요..성은 김이고요.."
여전히 이름을 말하지 않는다....
만난지 근 네 시간이 지나서야...
바에서 술을 먹고 있는 그녀가 너무도 애처로워 보였기에. 내 주제도 모르고 말을 걸게 되었다.
평소라면..
그림에 떡이라고 생각할 정도의 미모에.. 몸매...
나와는 비교도 안 될 여자인데도.. 내가 어디서 이런 용기가 났는지 지금 생각해보면 내 자신이 가상하다..
"근데.. 정말 괜찮아요?"
"............"
말이 없다.. 하긴 이제 와서 괜찮지 않다고 어찌하겠는가..
이미 둘 다 발가벗고 침대에 마주보며 누워있는데 말이다..
난 6년 동안 사귀던 여자와 헤어지고 난생처음 혼자서 다니던 회사의 옆에 위치하고 있는 바에 자리 잡고 앉아 있었다.
참... 편한 상대에 나와 비슷한 조건의 얼굴도 평범한 여친 이었는데....
6년이라는 시간이 너무 길었던 건지.. 어느새 그녀는 내가 모르는 면이 많아지기 시작했고, 그저께에는 오랜만에 나이트를 간다고 친구들과 만나더니.. 아예 핸드폰을 꺼버리고 잠수를 타버렸다.. 거의 잠도 못자고.. 핸드폰을 붙잡고 있었지만.. 끝내 통화를 못한 나는 다음날 어이없는 이별통보를 받게 되었다.
분명히 무슨 일이 있었던 거 같았지만..
이제 와서 그게 무슨 소용이냐.. 어차피 떠날 준비를 한 여자 같았는데..
그동안..6년이라는 시간동안 쏟아 부은 정성과 애정이 어처구니없게 느껴진다..
벌써 32인데.. 선이라도 봐야 하는 건지 심각하게 고민하는 하루가 되었다...
소주는 궁상맞고.. 맥주는 쓸쓸하고,, 분위기라도 내보려고 회사가 끝난 금요일 저녁에 혼자 바에 앉아 있는데..
이것들은 뭐가 좋은지 쌍쌍으로 자리를 하나씩 꿰차곤 놀고들 있다..
문득 내가 앉아 있는 가장 반대편에 여자 혼자서 칵테일을 먹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다.
여자 한명과 남자 한명이 바로 옆자리에 앉아 웃으며 얘기하는 모습이 먼저 눈에 들어왔기에 난 일행인 줄 알았다..
하지만 분위기가 너무 달랐다.
같은 공간에 다른 장소를 공유하고 있는 사람처럼.. 아니 유독 나와 비슷한 분위기를 온몸으로 뿜어내고 있는 여자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관찰을 시작했다.
짧지도 길지도 않은 적당한 길이의 회색 정장치마는 앉아있는 자세로 무릎 바로 위까지 올라가 있어 잘빠진 종아리와 무릎의 연결라인을 곡선을 그리며 나타내고 있었고, 그리 크진 않았지만 역시 모양이 좋은지 블라우스를 도드라지게 돌출시킨 가슴도 평범하지 않게 보였다. 굵은 웨이브진 약간 갈색 톤의 머리카락은 길게 안에 자리 잡고 있을 브래지어 끈까지 아무렇지 않게 내려트리고 있었다.
그녀의 손목엔 시계와 함께 여자의 머리를 묶을 때 쓰는 곱창밴드처럼 보이는 천이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보아 아마도 일을 할 때에는 저 밴드로 머리를 묶고 지금과는 다른 단정한 모습을 그리며 사무를 보는 듯 느껴졌다..
의자의 등받이에 걸려있는 재킷으로 봐서는 아마도 나와 같은.. 근방의 회사에 일을 마친 후 혼자 술을 마시는 걸로 보였다.
여러 가지 상상을 하며 안주로 그녀를 선택하여 술을 마시고 있는데.. 그녀의 손에 들려 있는 반지가 눈에 띠었다.
테이블에 올려놓고 굴리기도 하고, 주먹에 쥐기도 하는 그녀의 행동으로 무슨 문제가 있는게 분명해 보였다.
약간은 작은, 그러나 분명히 무지갯빛을 반사시키고 있는 걸로 봐서는 결혼반지가 분명해 보였는데....
온갖 상상으로 그녀를 그리던 나는 무슨 용기를 낸 건지.. 그녀 앞에 걸어가 서 있게 된다..
여전히 반지를 만지작거리고 있던 그녀가 인기척에 고개를 돌려 날 빤히 쳐다본다.
"호..혼자 오셨어요?"
"............"
"혼자 오신 거면 옆에 앉아도 될까요?"
내 말에는 콧방귀도 안 끼고 다시 고개를 숙여 반지를 만지작거리는 여자였기에.. 나는 그냥 옆자리에 앉아 들고 온 칵테일을 마신다..
눈치 빠른 웨이터가 먹던 안주를 옮긴 자리로 놔주고는 다시 앞에서 접시를 닦기 시작했다..
"6년 사귄 여자랑 헤어지고 나서 혼자 궁상떨려니까.. 이것도 어렵네요.."
"........"
"아니..6년 사귀었으면 당연히 결혼을 생각해야 되는 거 아니에요? 무슨 변죽이라고.. 이렇게 쉽게 헤어지는 건 뭐냔 말인지..."
"......"
여자의 대답을 듣기 위해 내뱉는 말이 아니었다.
그저 한풀이가 하고 싶었고, 이런 얘기를 누구한테 할 처지도 아니었기에.. 사실 술도 몇 잔 마셨고 해서 말이 술술 나오기 시작했다..
"안 그래요? 딱 보니까.. 바람난 거 같은데.. 아!~ 진짜 생각할수록.. 여자란 게 원래 현실적이란 동물이라고는 들었지만.."
"...."
"참.. 무섭네요.. 그동안 쌓인 정만 생각해도 그렇게 쉽게 헤어지진 못 할 텐데... 그 쪽도 사랑보다는 현실을 택하는 게 여자란 동물이라고 생각하죠?"
".."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사실 나도 잘 모른다..
그냥 싸잡아 비판이라도 하면.. 속이라도 풀릴 거 같았기에 대답도 없는 처음 보는 여자에게 말도 안 되는 푸념을 늘어놓고 있었다.
"혹시 결혼 하셨어요? 반지 보니까.. 결혼한 거 같은데, 남편은 뭐한데요? 혼자 이렇게 술마시게 하고..."
내 말에 여자가 반지를 숨기듯 주먹 속에 넣는다.
그리곤 이제서야 나를 쳐다본다.
술에 취했지만 이 여자가 이렇게 미인인줄 이제야 알게 된 나는 갑자기 간이 콩알만 해졌다..
무슨 용기로 이렇게 들이밀었는지..
여자의 미모는 멀리서 머리카락에 가려 잘 보이지 않았을 때 낸 용기를 너무도 간단히 짖밣아버렸다.
도도하게 느껴질 정도로.. 오뚝 선 콧날과 함께 약간 작은 듯 보이는 도톰한 입술과 가느다란 턱선은 성형외과의사들이 수술 전/후의 견본 사진 중 후에 해당하는..아니 성공 사례 중에서도 모범이 되는 사진속의 얼굴처럼 눈이 부실정도였다.
날 빤히 쳐다보는 여자의 눈빛도.. 긴 속눈썹이 전혀 어색해보이지 않는 큰 눈망울에 날 한 번 더 위축하게 만들었다.
내가 머뭇거리자 여자는 의자를 약간 회전시켜 날 정면으로 바라보며 작고 도톰한 입술을 열기 시작했다.
내 눈엔 입술보다 먼저 그녀의 잘빠진 허벅지와 종아리가 들어왔고, 여자의 시선에 부담을 느꼈기에 아쉬움을 애써 떨쳐버리고 여자의 얼굴을 고작 1~2초였지만..쳐다보게 되었다.
눈을 내리 깔 수밖에는 없었다.
"저 아세요?"
"아..아뇨.."
"............"
괜히..
안하던 짓을 해서. 이게 뭐냔 말이다.. 난 그제야 여자의 오른편에 앉아 있는 커플 중 남자가 자신의 여친을 바라보는척하며 이 여자를 계속 쳐다보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나와 딱 눈이 마주쳤는데.. 아주 고소하다는 듯 여자가 한마디 뱉어낸 말에 미소를 짓고는 날 쳐다보고 있다.
"저 모르시죠?"
"예..."
"그럼 나가죠.."
"예...예???"
여자의 말에 당황한다.
'그럼 가세요.'가 아닌..'나가죠.'라니.. 나와 날 바라보고 있던 남자의 얼굴은 얼이 빠진 듯 그녀를 바라보고 있다..
내가 잘못들은게 분명했는데.. 여자는 재킷을 챙기고는 당연하다는 듯 가방을 손에 든다.. 계산은 내가 하라는 듯 날 쳐다본다.
분위기를 봤을 때..
술 먹고 째는.. 그런 여자처럼은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남자가 사는 술이 당연하다는 듯 몸에 밴 것처럼 행동했기에.. 난 얼떨결에 같이 계산을 했고, 가만히 지켜보고 있던 그녀는 계산이 다 끝나자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나는 그녀를 쫓아 나가며 그녀의 옆에 앉아 있던 커플 중 똥씹은 남자표정을 볼 수 있었다.
건물에서 나온 그녀는 잠시 두리번거린다..
나도 그녀가 바라보는 건물들을 같이 쳐다보며 두리번거릴 때.. 그녀의 시선이 멈춘 곳을 따라 시선이 멈추게 되었다.
모텔...
사실..이런 상황은 처음이었기에..
기쁨과 흥분 보다는 걱정이 앞선다.. 혹시.. 말로만 듣던 꽃뱀이나...아니면 성매매 여성?...그것도 아니면.. 병 걸려서......
온갖 생각들이 얼굴에 나타날 정도였는지 고개를 돌려 날 쳐다보던 그녀가 갑자기 웃기 시작한다..
"호호호호호호호호호호호호"
"..........."
"무슨 생각하세요?"
음악소리에 묻혀 그녀의 목소리를 제대로 듣지 못했었기에 조용한 거리에서 처음 제대로 듣게 된 그녀의 목소리에 더 당황하게 된다..
"혹시 지금 제가 이상한 여자는 아닌지 걱정하는거에요?"
"예?? 아니요.. 그냥.,."
"나이는 서른하나고....음...이름은 굳이 밝힐 필요 없을 거 같은데요.. 그냥 기분 우울해서 안하던 짓 좀 해보려고요."
"........"
여자가 말을 끝내곤 발걸음을 옮긴다..
모텔로 향하는 것이 아닌 바로 옆건물에 있는 편의점으로 들어간다.
그리곤 비닐봉지에 몇 가지를 사선 나에게 시선을 주곤 다시 걸음을 옮겼다..
난 무엇에 홀린 듯 가만히 지켜보다가 그녀를 쫓아가게 되었다.
그녀는 복장과는 너무도 안 어울리게 조금 걷다가 제일 먼저 보이는 벤치에 앉고는 내게 앉으라는 시늉을 한다.
비닐봉지에서 부스럭대며 병맥주와 감자스낵을 꺼내곤 뜯어 중앙에 내려놓고는 한 병을 내겐 건낸후 너무도 맛있게 몇 모금을 삼킨 후 가만히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하듯 쳐다본다 그녀의 행동에 나도 따라 맥주를 마시곤 시선을 같이 했다..
그러고 보니.. 이렇게 지나가는 사람을 앉아 구경해본지가 얼마만인지 생각하게 된 나다..
삶과 시간에 쫓겨 앞만 보고 살며 당연히 여친과 결혼할 줄 알았던 일방통행만 했기에.. 이렇게 느긋하게 사람구경해본지도 오랜만이다..
뭐가 그리 바쁜지.. 빠른 걸음으로 회색 보도블록을 지나가는 사람도 보였고, 뭐가 그리 좋은지 찰싹 붙어선 정답게 담소를 나누며 느릿하게 걸어가는 커플도 보였다.
전부 내 모습처럼 겹쳐 보였기에.. 갑자기 이유 모를 웃음이 세어 나온다..
"왜요?"
"아니에요.. 그냥 저도 저렇게 여길 지나갔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
"혹시.. 아까 말했던 여자 친구하고도 여기 지나간 적 있으세요?"
"예....."
"근데 왜 헤어 진거에요?"
"글쎄요.. 아마 다른 남자랑 눈이 맞았나봐요.."
"..........."
"그러는 그쪽이야 말로 왜 혼자 술 마셨어요?"
"남편이 바람났어요."
"............"
생각지도 못한... 여자의 말에 갑자기 말문이 막혔다.
쓸쓸히 지나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잠시 시간을 보낸 여자의 눈엔 분명히 눈물이 고여 들기 시작했다..
결혼했다는 것도 놀라웠지만.. 이런 여자를 두고 바람을 피운 그 남자가 존경스러웠기에 더 놀라게 된다..
"그놈도 미친놈이내요.."
"........."
"그렇잖아요.. 그쪽처럼 예쁜 여자랑 결혼한다면.. 나 같으면 매일 업고 다닐 텐데.."
"킄...."
"그래서 어쩌실 건데요?"
"저도.. 바람이나 펴 볼까 생각중이긴 한데...막상 바람피울라고 친구들 찾아보니까.. 아는 사람하고는 도저히 못 그러겠던데요.."
"............."
"어때요?? 저 도와주실래요?"
"예??"
"저.. 몸매 좋아요... 제 입으로 말하긴 그렇지만.. 아직 아이도 안 낳아서....."
말을 하던 그녀가 부끄러운지 얼굴이 더 빨개지기 시작했다.
아이를 낳았건 안 낳았건.. 그게 문제겠냐.. 이렇게 아름다운 여성은 텔레비전에서 본 것 빼곤 처음인데..
나도 모르게 그녀의 재킷에 숨겨져 있는 가슴의 모습을 상상하며 바라보다가 그녀의 곧게 뻗어 모아진 다리로 시선을 옮기게 되었다.
그 매끄러움에 스타킹을 신고 있는 줄 알았다.. 윤기마저 흐르고 있는 그녀의 잘 뻗은 다리는 맨다리라고 하기엔 너무도 잡티하나 없이 하얗게 잘 관리되어져 있었다..
아니 관리를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내 눈에는 꼭 스타킹을 신고 있는 것처럼 그렇게 보였다.
내 시선이 그녀의 몸을 훑고 지나갔을 때.. 그녀는 그런 대놓고 쳐다보는 시선이 어색한지 다리를 구부리며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
"너무 그렇게 뚫어지게 보니까.. 창피해요.."
"아!..죄..죄송합니다.."
"막상 이혼하려고 생각하니까..왠지 아깝더라고요.."
"뭐가요?"
"그렇잖아요.. 자기는 결혼 중에 바람피워놓고.. 들키고 나서도 뻔뻔하게 이혼하자고 쉽게 말하면 끝인가....마음 같아선 당장 둘 다 고소하고 싶은데....."
"고소하시죠.. 그런 놈은 콩밥 좀 먹어야 되요.."
"그러게요....."
"그래서 바람피우러 오신거에요?"
"예... 아직 이혼서류에 도장은 안 찍었으니.. 부부사이잖아요.. 복수라고 하기도 우습지만...그냥 저도 몸이 반응하는 대로 즐겨보려고요.."
이게 무슨 기적과도 같은 여자의 말인가.....
그 상대로 날 택했다는 건데.. 사실 방금 전까지 술을 마시며 여자를 원망했던 나였지만.. 지금은 그 원망이라는 단어가 아예 사라지고 내속에선 '원'짜라는 글자조차 없어졌다..
"혹시 그거 잘해요?"
"예??"
"이왕 복수하려면.. 제대로 하려고요.."
생각지도 못한 난관에 부딪히게 된 나다..
사실 남들과 비교를 해본 적이 없는..말도 이상하다.. 뭘 비교해 본단 말인가.. 물론 학습교제로 본 포르노의 남자들과는 크기부터 위축하게 만들었기에 비교상대도 되질 못했지만,
그렇다고 이 여자한테 난 포르노 배우처럼 크지도 않고, 그렇게 오래하지도 못해요..라고 말하기도 우습지 않은가...
어차피 오늘 보고 안볼 여자라면.. 그냥 한번 즐기고 말자는 생각으로 말을 뱉기 시작했다..
"글쎄요.. 전 여친은 좋다고 했는데..바람난 거 보면 그렇게 잘하는 거 같지는.."
"그래요........"
'?'표가 아닌 ',..'표였다.
혹시나 실망한건 아닌지 나는 급하게 말을 이어갔다.
"그래도 조루는 아니에요.. 여친도 몇 번 가게 만들기도 해봤고.."
"예??"
"아..이니요.. 꼭 실망하는 것처럼 보여서.."
"킄킄.. 아니에요.. 제 첫 남자가 지금 남편 이였기에.. 사실 남자는 잘 몰라서 잠시 망설 인거에요.."
"예?? 거짓말이죠? 이렇게 예쁘신데...."
"남편하고 대학교에서 만나서 결혼하고.. 다른 남자랑은 한 번도 안 해봤어요. 지금 생각하면 속상하내요.. 남들처럼 연예라도 많이 해봤으면...."
"그렇게 일편단심으로 대했는데 왜 바람이 났대요? 혹시 그놈 미친 거 아니에요?"
"매일 밥만 먹냐고 하던데요....... 매일 먹는 밥에다가..이제 서른하나니까 젊은것들이 좋은가 보죠..."
"말도 안 돼요..어디 가서 20대라고 말해도 믿겠구먼.."
"호호호호호.. 고마워요.."
"아니에요! 진짜 나이보다 5살은 적게 보이는데.."
날 뻔히 쳐다보는 그녀의 시선이 약간 부담스러웠지만 진심을 말했기에 난 피하지 않고 그 시선을 받아 그대로 반사시키듯 쳐다봤다.
그녀도 기분이 나쁜 건 아닌지 아까보다는 얼굴이 많이 밝아졌다.
가만히 쳐다보던 그녀가 자리에서 남은 맥주를 다 비우곤 자리에서 일어나 치마의 엉덩이 부분을 몇 번 털어내고는 내게 손을 뻗는다..
손을 잡아달라는 듯 날 쳐다보며 뻗은 손을 난 급하게 잡아챘다.
그런 내 행동이 귀여운 듯 여전히 날 쳐다보곤 웃으며 걷기 시작했다.
여자와 손을 잡고 다시 걸음을 옮긴 아까의 거리는 회사를 퇴근하고 걷던 인도가 아니었다.
아니 여친과 어느새 손도 잘 잡지 않고 걸어갔던 나였기에 이런 느낌을 오랜만에 느껴본다.
그녀의 손은 가늘면서 길었다. 그러고 보니 구두를 신고 있는 그녀의 키가 180인 나의 귀정도 까지 온다는 걸 알 수 있었고, 제법 크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손을 잡고 나와 그녀는 자연스럽게 모텔로 향하게 되었다.
더 이상의 말은 필요가 없었다.
손만 잡고 있는데.. 벌써부터 바지가 묵직해질 정도였다.
그녀의 시선이 잠깐..내 하반신을 훔쳐봤다는 걸 알 수 있었지만, 애써 태연한척 손을 잡고는 시선을 옮긴 그녀였기에 나도 모른 척 해준다.
모텔에 들어간 우리는 잠시 서먹함에 얼굴도 마주치지 못하고 그저 그녀는 침대에.. 나는 테이블 앞의 의자에 앉아 있었다.
먼저 용기를 내 것은 그녀였다.
아무 말도 없이 일어서선..천천히 재킷을 벗고는 치마와 블라우스를 벗기 시작했다..
떨리는 손을 보면서 침을 삼키는 나였지만.. 쉽게 다가갈 수 없는 그런 그녀의 자태였기에 앉아서 쳐다보고만 있다.
아직 마음을 다 정리하지 못한 그녀였는지 블라우스의 단추를 푸는 손에 망설임이 내게 보였다.
그녀만큼이나 내 심장도 요동치고 있었고,,, '바람'이라는 단어가 갑자기 머리에 떠올랐기에 떨리는 손으로 옷을 벗기를 주저하는 그녀에게 말을 했다.
"저 먼저 샤워할게요..만약에 후회하실 거 같으면 길게 샤워 할 테니 그 동안에 돌아가세요.."
말을 하곤 옷을 입은 채 욕실로 들어갔다..
분위기를 잡으려고 한 게 아니다.. 그녀의 모습에 망설임이 보였기에 당장이라도 덮치고 싶다는 생각을 정말로 어렵게 참으며 욕실로 향한 것이다.
옷을 벗고.. 샤워기를 틀고는 그대로 몸을 적시기 시작했다.
그리곤... 자위를 시작했다..
이미 터질듯 커진 물건으로 지금 그녀의 몸에 대한 체취가 또렷하게 남아있을 지금이 가장 자위하기에 적절하기도 했고, 시작하자마자 싸게 된다면 무슨 창피냔 생각에 시작한 행동이었다.. 정말로 시작하고 나서 몇 분도 안 되어 사정을 하게 된다..
이 상황과.. 그녀의 육체에 너무도 흥분 상태였던 건 분명했다.
대충 샤워를 끝내고 욕실 문을 여는데.. 어두웠다.
그녀가 앉아 있던 침대를 보는데 그녀가 보이질 않는다..
괜히...폼을 잡았다는 생각을 하며.. 그녀가 앉아 있던 침대에 기대듯 앉았을 때.. 뒤로 지탱하는 손에 무엇인가가 물컹하듯 느껴졌다..
고개를 돌려 침대를 쳐다보니.. 이불을 덮고 있는 그녀의 형태가 내 눈에 보였다..
조심스럽게 이불을 젖히는데.. 어두운 방안에서도 그녀의 하얀 발이 보인다...
간지러운 듯 조심스럽고도 천천히 발을 오므리며 내게서 숨으려 하는 그녀의 발을 나도 모르게 손으로 잡게 되었다..
"흨............."
그녀의 놀란 신음소리가.. 너무도 날 흥분시켰다..
잡고 있는 발목에서 손을 풀고 천천히 그녀의 라인을 따라 올라가듯 손을 올리며 이동하다가..
문득 내가 나온 욕실을 쳐다보게 되었다...
그리고... 보인 욕실 내부에.. 나도 모르게 몸이 굳어졌다..
안에서는 거울이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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