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만의 특별한 사랑방식 - 5부
2018.04.14 21:33
여름이 다 가고 있었다.
저녁때가 되면 제법 선선한 바람도 불어왔다.
연주는 자기가 말했던 대로 흔들리지 않고 열심히 하루하루를 살아갔다.
그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자기 힘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겠다는 의지는 연주의 생활 속에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었다.
연주와의 스킨십은 여전히 연주의 가슴에 머물러 있었지만, 연주와 나는 그것만으로도 서로의 뜨거운 기운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매번 연주는 팬티를 갈아입었다.
“아이 참...갈수록 더 많이 젖네....씨..”
나는 연주가 팬티를 갈아입을 수밖에 없게 된 그 과정을 머릿속에 그려보았다.
나와의 스킨십, 즉 내 혀를 받아들이고 내 손을 가슴에서 느낄 때, 연주의 보지에서는 애액이 흘러나오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는 연주의 팬티를 촉촉하게 적셔주었을 것이다.
사랑스러웠다.
어느 일요일, 내가 사는 아파트에 모두 모였다.
이번에는 마담 윤아까지 초대했다.
연주의 생일이었기 때문이다.
화장기가 전혀 없는 완벽한 민낯의 연주가 생일 케이크 위의 촛불을 불어 껐다.
그 해맑은 눈동자가 행복하게 반짝이고 있었다.
“생일 축하해.”
모두들 진심으로 연주의 생일을 축하해 주었다.
“음....저기 연주 생일날 우리얘기해서 미안한데....”
박 선배가 머리를 긁적이며 말을 꺼냈다.
“뭔데요? 괜찮아요. 말씀해보세요.”
“음....미미하고 나 말야. 음....조촐하게 그냥 하기로 했어.”
“뭘...........조촐하게 해요?”
내가 물었다.
모두들 궁금해 죽겠다는 얼굴로 박 선배를 쳐다보았다.
“우리 결혼해..”
일순간 시간이 멈춰버린 것처럼 모두들 말을 잃었다.
그 침묵을 깬 것은 연주의 환호성이었다.
“꺅! 언니, 축하해! 하하하”
“쩝! 잘 하는 짓인지 모르겠다. 오빠한테 너무 미안하고 죄스럽기만 하네.”
“잘 됐다. 미미 너, 이제 쓰레기 탈 일도, 뻰찌 먹을 일도 없고, 행복할 일만 남았다.”
마담 윤아가 눈물을 글썽이면서 말했다.
“고맙습니다, 실장님.”
미미의 목소리도 울먹이고 있었다.
모두들 돌아가고 연주와 나만 남게 되었다.
우리는 함께 뒷정리를 하고 나서 근처 공원으로 산책을 나갔다.
연주는 내 팔을 꼭 붙잡고 내 옆에서 걸었다.
“박 사장님, 참 아름다운 사람 같아요.”
“응...미미도 착하잖아. 잘 됐어. 둘이 잘 어울려.”
“결혼...나도 언젠가는 할 수 있겠죠?”
나는 연주가 이렇게 말했을 때 가던 걸음을 멈췄다.
연주가 나를 빤히 쳐다보았다.
“언젠가? 당장이라도 할 수 있어.”
나는 그때 진심으로 그렇게 말했던 것 같다.
“뭐예요? 프로포즈하는 거예요? 하하하...”
연주는 더 이상 말하지 않고 그저 웃기만 했다.
박 선배와 미미의 결혼식은 전혀 조촐하지 않았다.
수많은 하객들이 끊임없이 밀려들어왔고 급기야 뷔페음식이 동이 나는 지경에 이르렀다.
시골에서 올라온 박 선배 부모님들은 미미를 대단히 마음에 들어 했다. 미미는 부모가 없었다. 아버지의 역할은 내가 맡기로 했다. 내가 미미의 손을 잡고 박 선배한테 인도하려고 걸어가는 동안 미미의 손은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주례사가 시작되고 얼마 안 있어 미미는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마지막으로 ‘어려울 때나 슬플 때나 함께 할 것이냐’는 질문에 미미는 쏟아지는 눈물을 참지를 못하고 간신히 ‘네..’라고 대답을 했다.
그 순간 내 옆에 앉아있던 연주가 내 손을 꼭 잡았다.
마담 윤아도 눈물을 찍으면서 앉아있었다.
“아, 그만 좀 울어라. 쪽팔려 죽갔다.”
뒤풀이를 하는데도 미미가 우니까 선배가 핀잔을 주었다.
그렇게 세월은 흘러갔다.
박 선배와 미미는 그럭저럭 잘 살고 나 역시 내 일을 충실하게 했다.
가을이 가고 겨울의 한 복판에 들어섰을 때였다.
“오늘 저랑 어디 좀 가요.”
“어딘데?”
“써니 힐”
“응? 무슨 일로? 설마 거기서 술 마시란 얘긴 아닐 거 아냐...”
“그런 거 아니에요. 하하하...”
토요일 저녁이었을 것이다.
나는 무슨 영문인지 모른 채 연주를 따라 써니 힐로 향했다.
낯익은 로고, ‘써니 힐(Sunny Hill).
그리고 은은하게 새어나오는 레몬 빛 조명...
참으로 오랜만에 문을 열고 들어갔더니 마담 윤아가 조용하게 우리를 맞이했다.
“오셨어요?”
연주가 말했다.
“응, 이쪽으로 와.”
마담 윤아는 연주와 나를 어떤 룸으로 안내했다.
그리고는 정중하게 노크를 했다.
안에서 ‘들어와.’라는 소리가 들려왔다.
마담 윤아는 조심스럽게 문을 열었다.
“리수, 왔습니다.”
“들여보내.”
연주와 나는 룸 안으로 들어갔다.
“안녕하세요, 사장님.”
“응, 그래. 앉지. 그런데 저 분은?”
“제 약혼잡니다.”
“그렇군. 좀 앉으시지요.”
“아, 예. 처음 뵙겠습니다.”
써니 힐 사장 옆에는 비서로 보이는 남자가 서 있었다.
비서는 여러 장의 서류를 꺼내어 테이블 위에 놓았다.
“그 동안 정말 열심히 해줬어. 오늘로서 리수가 지고 있던 모든 채무가 소멸하는구만...”
연주의 눈에 물기가 번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비서는 연주에게 차용증서를 비롯한 몇 가지 서류를 건네주었다.
“어때? 나하고 같이 더 일해 볼 생각은 없나? 물론 급여도 대폭 인상해 줄 테니까 말야.”
“아닙니다. 사장님. 저는 따로 할 일이 있습니다.”
“그렇군. 하긴 자네 같은 사람이 이런 일로 썩기에는 너무 아깝지. 아무리 돈이 좋은 거라도 말야. 더 훌륭한 일에 사용될 재목이라는 거 알고 있었어.”
나는 연주의 빚 청산 과정을 지켜보면서 온 몸에 전율이 흐르는 것을 느꼈다.
연주는 자기가 했던 말대로 결국 혼자서 모든 것을 해결해 버렸다.
다시 룸 밖으로 나왔을 때 마담 윤아가 기다리고 있었다.
“실장님, 그 동안 너무 고마웠습니다.”
마담 윤아는 연주를 꼭 안고서 눈물을 글썽거렸다.
“리수, 아니 연주 넌 내 화류계 생활 10년 동안 최고의 에이스였어. 그리고 앞으로도 너는 전설로 남을 거야.”
“고맙습니다.”
연주의 눈에도 눈물이 고였다.
연주는 써니 힐에서의 지나간 시간들을 회상하기라도 하듯 이곳저곳을 둘러보았다.
연주의 머릿속에는 어떤 그림들이 펼쳐지고 있었을까.
섹시한 홀복을 입고 술을 따르고, 손님들에게 안겨서 노래를 부르고 춤을 췄던 자신의 모습이 떠올랐을까. 연주는 써니 힐의 에이스 자리를 순순히 내 놓았다. 연주의 그 섹시하고 아름다운 자태는 더 이상 써니 힐에서 볼 수가 없게 된 것이다.
“어머니 병원비 때문에 진 빚이었어요. 결국 돌아가시고 말았지만...”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연주가 한 말이다.
“그 일하면서 딱 한 번 무너졌을 때가 언제인지 아세요?”
“언제였어?”
“호스트바 갔을 때요. 하하하...”
그것은 연주가 나를 더 이상 만나지 않겠다고 말했을 때였다.
그 모든 것이 이제는 아련한 추억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아까 써니 힐 사장한테 날 연주 약혼자라고 소개했잖아..”
“네.......아니에요? 전 그런 줄 알았는데...하하하..”
“그 소리 들었을 때 너무 기뻤어.”
“하하..정말요?”
그리고 그날 밤 연주는 침대에서 나에게 안겨왔다.
늘 그래왔듯이 연주의 가슴을 어루만지면서 키스를 했다.
그런데...연주가 갑자기 내 귀에 대고 속삭였다.
“저...처음이에요.”
“뭐가 처음이라는 말이야?”
“아프지 않게 부드럽게 해주셔야 돼요.”
연주가 드디어 자신의 몸을 나에게 허락했다.
그것은 전율을 동반한 감동으로 나에게 다가왔다.
“알았죠? 아픈 거 싫어요.”
연주가 얼굴을 붉히면서 다시 말했다.
“아....알았어.”
연주의 옷을 벗겼다.
여신의 몸이라 해도 그 정도로 아름다울 수 있을까.
도무지 눈이 부셔서 정신이 혼미해질 것만 같았다.
“아....너무 아름답다....눈물이 다 나오려고 해...”
“아이 참...그렇게 빤히 쳐다보면 어떻게 해요?”
연주의 몸 구석구석을 정성껏 애무했다.
내 혀와 입술은 연주의 몸 위에서 그저 미천한 노예와 같았다.
그런 나의 애무에 연주가 들려주는 사랑스러운 신음소리는 너무나 커다란 보상이었다.
“하악...학....아....이런 기분....”
연주의 음모에 코를 비비다가 두 다리를 조심스럽게 벌렸다.
“어머...아이 참...”
연주의 보지 속살이 살짝 보였지만 연주가 다시 다리를 오므려버렸다.
나는 다시 살며시 연주의 두 다리를 벌렸다.
그리고 드디어 나의 입술이 연주의 보지에 닿게 되었다.
“하앗...!”
나와의 스킨십을 하는 도중에 팬티를 젖게 만들었던 그 사랑스러운 연주의 보지였다.
그 팬티를 적셨던 연주의 애액은 내 침과 섞이게 될 것이다.
내 혀가 드디어 연주의 보지 속살을 애무하기 시작했다.
“아흐응...선생님...아이 참....하아앙....”
이것이 첫 경험이라는 연주를 위해 나는 보지를 애무하는데 충분한 시간을 할애했다.
삽입을 하기 전에 충분히 젖어서 이미 느낄 수 있을 때까지 핥고 빨기를 반복했다.
“어머....아....아....선생님...뭔가 오는 것 같아요. 너무 이상한 느낌....하악...”
그리고 삽입을 했을 때 그 감동은 잊을 수가 없다.
내가 그 아름다운 여신의 몸속으로 들어갔다는 사실이 나를 너무나도 황홀하게 만들었을까.
봄날의 꽃 안개 속으로 빠져드는 기분이 이런 것일까.
자아가 완전히 사라져버리고 오로지 연주의 몸으로부터 전해져오는 느낌만이 내 안에 가득하는 것 같았다.
“아..아....학...학....학.....아...”
속도가 빨라지자 연주는 내 몸을 끌어안았다.
그리고는 간절한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나는 몸을 움직이면서 연주에게 키스를 했다.
모든 것은 완벽했다.
더 이상 바랄 것도 없었다.
그리고 연주의 몸 안에 사정을 했다.
“아팠어?”
숨고르기를 하면서 연주에게 말했다.
“첫 경험은 아프다던데...난 그다지 아프지 않았던 것 같아요. 막 기분만 이상해지고..하하..”
“어떤 기분이었어?”
“구름 위에 붕 뜬 것 같은? 아니다. 뭔가가 막 몸에서 나오는 것 같은?...아 모르겠어요.”
연주는 내 품속으로 더 깊숙하게 안겨왔고 우리는 그렇게 잠이 들었다.
박 선배가 사업을 접어버렸다.
그 이유가 듣기에 참 가관이었다.
“나 화류계 끊었거든. 사업하면 화류계 그거 못 끊어. 이번 기회에 술까지 아예 끊어버릴라고 한다.”
“그럼 뭐 할 건데요?”
“호프집!”
박 선배는 자기 말대로 진짜로 호프집을 개업했다.
연주와 나, 그리고 마담 윤아도 함께 개업식에 참석했다.
우리가 도착했을 때 호프집 앞에는 나레이터 모델들이 열심히 홍보를 하고 있었다.
미미는 써빙을 하느라 정신이 없었고, 박 선배는 열심히 닭을 굽고 있었다.
우리가 들어서자 박 선배와 미미가 활짝 웃으면서 반겨 주었다.
“이거 내가 구운 거다. 먹어 봐라.”
“후와, 맛있다. 정말 맛있어요. 선생님 드셔보세요.”
연주가 닭다리 하나를 냅킨으로 싸서 나에게 건네주었다.
“아놔...단골손님 하나 또 떨어졌네...박 사장님 진짜 써니 힐하고 빠이빠이예요?”
마담 윤아가 생맥주 한 모금을 마시고는 말했다.
“미미도 없는 데 거길 내가 왜 가? 미미 복직시켜. 그럼 내 갈게..”
“헐! 호프집 사장이 그런 고급 룸살롱엘 어떻게 가요?”
미미가 말했다.
고급 양복을 차려 입고 고급 룸살롱을 들락거리던 박 선배의 모습은 이제 아련한 추억으로 남게 되었다. 미미 역시 마찬가지였다. 고급스러운 화장을 하고 화려한 홀복을 입고 나름대로 매력을 발산하던 야화로서의 미미 역시 이제는 한낱 추억이 되어 버렸다. 이제는 그저 호프집 아저씨와 아줌마일 뿐이었다.
“그냥 이렇게 사는 게 좋다. 미미하고 알콩달콩 오순도순.... 그리고 미미, 임신했어.”
“어머 어머....축하해요, 언니..”
“축하합니다.”
“축하한다, 얘...”
“고..고맙습니다.”
미미가 또 울려고 한다.
“그만 좀 울어라. 난 닭이나 구워야겠다.”
곧 새 학기가 시작될 것이고 연주는 다니던 대학에 복학을 하게 될 것이다.
“기분이 어때?”
“뭐가요?”
“다시 연주의 원래 자리로 돌아가게 되었잖아.”
“담담해요. 이제부터 시작이죠 뭐. 아참..선생님.”
“응?”
“반창회 할 거예요.”
“무슨 반창회?”
“우리 반 반창회요. 선생님이 담임하셨던 그 반..”
“갑자기?”
“제가 소집했어요. 거의 일 년만이죠. 선생님도 나오셔야 돼요.”
“나도?”
“당연하죠. 담임선생님이었잖아요.”
그렇게 해서 나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던 반창회에 참석하기로 했다.
반창회는 어떤 중국요리집의 가장 넓은 방에서 열렸다.
“꺄아아아악! 반장!!!”
방안을 꽉 채운 상큼한 여대생들이 연주를 보자 환호성을 질렀다.
“오모오모..반장 더 예뻐졌어.”
“몸매 봐. 여신이야, 여신..”
연주는 예전에 그랬던 것처럼 여전히 인기가 좋았다.
“음...잠깐만..”
연주가 자리에서 일어나 뭔가를 말하려 하자 좌중은 일시에 조용해졌다.
“오늘 너희들한테 소개할 사람이 있어. 보면 알 거야.”
“누군데? 빨리!!”
연주는 미닫이문을 살짝 열고는 나에게 손짓으로 들어오라는 신호를 보냈다.
그 아이들을 다시 만나게 된다는 것에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내가 방안으로 들어서자....좌중은 동시에 침을 꼴딱 삼키는 것 같았다.
“으아아아아악!!!!....”
“꺄아아아아아아아악!!!!”
연주에 대한 환호성보다 훨씬 더 큰 소리가 터져 나왔다.
“너희들 다시 보게 돼서 너무 반갑다.”
“어머 어머 어머...하나도 안 변했어.”
“응. 옛날이랑 똑같아...”
“꽃미남 그대로야...”
어떤 아이들은 나를 보고는 눈물을 글썽이기까지 했다.
“음...그리고 내가 오늘 너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어.”
연주가 다시 말하기 시작했다.
“뭔데? 한꺼번에 빨리 말해. 심장 터질 거 같아..”
“음...나 결혼해.”
“꺄아아아아아아아악!”
환호성이 끊이지를 않았다.
“누구랑? 어떤 사람이야?”
누군가 소리 질렀다.
“바로 이 분”
연주는 이렇게 말하면서 내 팔을 붙잡았다.
여자애들은 순간 할 말을 잃어버리고 어리둥절해 하면서 서로를 쳐다보기만 했다.
그리고는 다시 ‘꺄아아아아악!’이라는 환호성과 함께 앞에 놓여 있던 나무젓가락을 연주와 나를 향해 일제히 던졌다.
- the End -
저녁때가 되면 제법 선선한 바람도 불어왔다.
연주는 자기가 말했던 대로 흔들리지 않고 열심히 하루하루를 살아갔다.
그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자기 힘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겠다는 의지는 연주의 생활 속에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었다.
연주와의 스킨십은 여전히 연주의 가슴에 머물러 있었지만, 연주와 나는 그것만으로도 서로의 뜨거운 기운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매번 연주는 팬티를 갈아입었다.
“아이 참...갈수록 더 많이 젖네....씨..”
나는 연주가 팬티를 갈아입을 수밖에 없게 된 그 과정을 머릿속에 그려보았다.
나와의 스킨십, 즉 내 혀를 받아들이고 내 손을 가슴에서 느낄 때, 연주의 보지에서는 애액이 흘러나오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는 연주의 팬티를 촉촉하게 적셔주었을 것이다.
사랑스러웠다.
어느 일요일, 내가 사는 아파트에 모두 모였다.
이번에는 마담 윤아까지 초대했다.
연주의 생일이었기 때문이다.
화장기가 전혀 없는 완벽한 민낯의 연주가 생일 케이크 위의 촛불을 불어 껐다.
그 해맑은 눈동자가 행복하게 반짝이고 있었다.
“생일 축하해.”
모두들 진심으로 연주의 생일을 축하해 주었다.
“음....저기 연주 생일날 우리얘기해서 미안한데....”
박 선배가 머리를 긁적이며 말을 꺼냈다.
“뭔데요? 괜찮아요. 말씀해보세요.”
“음....미미하고 나 말야. 음....조촐하게 그냥 하기로 했어.”
“뭘...........조촐하게 해요?”
내가 물었다.
모두들 궁금해 죽겠다는 얼굴로 박 선배를 쳐다보았다.
“우리 결혼해..”
일순간 시간이 멈춰버린 것처럼 모두들 말을 잃었다.
그 침묵을 깬 것은 연주의 환호성이었다.
“꺅! 언니, 축하해! 하하하”
“쩝! 잘 하는 짓인지 모르겠다. 오빠한테 너무 미안하고 죄스럽기만 하네.”
“잘 됐다. 미미 너, 이제 쓰레기 탈 일도, 뻰찌 먹을 일도 없고, 행복할 일만 남았다.”
마담 윤아가 눈물을 글썽이면서 말했다.
“고맙습니다, 실장님.”
미미의 목소리도 울먹이고 있었다.
모두들 돌아가고 연주와 나만 남게 되었다.
우리는 함께 뒷정리를 하고 나서 근처 공원으로 산책을 나갔다.
연주는 내 팔을 꼭 붙잡고 내 옆에서 걸었다.
“박 사장님, 참 아름다운 사람 같아요.”
“응...미미도 착하잖아. 잘 됐어. 둘이 잘 어울려.”
“결혼...나도 언젠가는 할 수 있겠죠?”
나는 연주가 이렇게 말했을 때 가던 걸음을 멈췄다.
연주가 나를 빤히 쳐다보았다.
“언젠가? 당장이라도 할 수 있어.”
나는 그때 진심으로 그렇게 말했던 것 같다.
“뭐예요? 프로포즈하는 거예요? 하하하...”
연주는 더 이상 말하지 않고 그저 웃기만 했다.
박 선배와 미미의 결혼식은 전혀 조촐하지 않았다.
수많은 하객들이 끊임없이 밀려들어왔고 급기야 뷔페음식이 동이 나는 지경에 이르렀다.
시골에서 올라온 박 선배 부모님들은 미미를 대단히 마음에 들어 했다. 미미는 부모가 없었다. 아버지의 역할은 내가 맡기로 했다. 내가 미미의 손을 잡고 박 선배한테 인도하려고 걸어가는 동안 미미의 손은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주례사가 시작되고 얼마 안 있어 미미는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마지막으로 ‘어려울 때나 슬플 때나 함께 할 것이냐’는 질문에 미미는 쏟아지는 눈물을 참지를 못하고 간신히 ‘네..’라고 대답을 했다.
그 순간 내 옆에 앉아있던 연주가 내 손을 꼭 잡았다.
마담 윤아도 눈물을 찍으면서 앉아있었다.
“아, 그만 좀 울어라. 쪽팔려 죽갔다.”
뒤풀이를 하는데도 미미가 우니까 선배가 핀잔을 주었다.
그렇게 세월은 흘러갔다.
박 선배와 미미는 그럭저럭 잘 살고 나 역시 내 일을 충실하게 했다.
가을이 가고 겨울의 한 복판에 들어섰을 때였다.
“오늘 저랑 어디 좀 가요.”
“어딘데?”
“써니 힐”
“응? 무슨 일로? 설마 거기서 술 마시란 얘긴 아닐 거 아냐...”
“그런 거 아니에요. 하하하...”
토요일 저녁이었을 것이다.
나는 무슨 영문인지 모른 채 연주를 따라 써니 힐로 향했다.
낯익은 로고, ‘써니 힐(Sunny Hill).
그리고 은은하게 새어나오는 레몬 빛 조명...
참으로 오랜만에 문을 열고 들어갔더니 마담 윤아가 조용하게 우리를 맞이했다.
“오셨어요?”
연주가 말했다.
“응, 이쪽으로 와.”
마담 윤아는 연주와 나를 어떤 룸으로 안내했다.
그리고는 정중하게 노크를 했다.
안에서 ‘들어와.’라는 소리가 들려왔다.
마담 윤아는 조심스럽게 문을 열었다.
“리수, 왔습니다.”
“들여보내.”
연주와 나는 룸 안으로 들어갔다.
“안녕하세요, 사장님.”
“응, 그래. 앉지. 그런데 저 분은?”
“제 약혼잡니다.”
“그렇군. 좀 앉으시지요.”
“아, 예. 처음 뵙겠습니다.”
써니 힐 사장 옆에는 비서로 보이는 남자가 서 있었다.
비서는 여러 장의 서류를 꺼내어 테이블 위에 놓았다.
“그 동안 정말 열심히 해줬어. 오늘로서 리수가 지고 있던 모든 채무가 소멸하는구만...”
연주의 눈에 물기가 번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비서는 연주에게 차용증서를 비롯한 몇 가지 서류를 건네주었다.
“어때? 나하고 같이 더 일해 볼 생각은 없나? 물론 급여도 대폭 인상해 줄 테니까 말야.”
“아닙니다. 사장님. 저는 따로 할 일이 있습니다.”
“그렇군. 하긴 자네 같은 사람이 이런 일로 썩기에는 너무 아깝지. 아무리 돈이 좋은 거라도 말야. 더 훌륭한 일에 사용될 재목이라는 거 알고 있었어.”
나는 연주의 빚 청산 과정을 지켜보면서 온 몸에 전율이 흐르는 것을 느꼈다.
연주는 자기가 했던 말대로 결국 혼자서 모든 것을 해결해 버렸다.
다시 룸 밖으로 나왔을 때 마담 윤아가 기다리고 있었다.
“실장님, 그 동안 너무 고마웠습니다.”
마담 윤아는 연주를 꼭 안고서 눈물을 글썽거렸다.
“리수, 아니 연주 넌 내 화류계 생활 10년 동안 최고의 에이스였어. 그리고 앞으로도 너는 전설로 남을 거야.”
“고맙습니다.”
연주의 눈에도 눈물이 고였다.
연주는 써니 힐에서의 지나간 시간들을 회상하기라도 하듯 이곳저곳을 둘러보았다.
연주의 머릿속에는 어떤 그림들이 펼쳐지고 있었을까.
섹시한 홀복을 입고 술을 따르고, 손님들에게 안겨서 노래를 부르고 춤을 췄던 자신의 모습이 떠올랐을까. 연주는 써니 힐의 에이스 자리를 순순히 내 놓았다. 연주의 그 섹시하고 아름다운 자태는 더 이상 써니 힐에서 볼 수가 없게 된 것이다.
“어머니 병원비 때문에 진 빚이었어요. 결국 돌아가시고 말았지만...”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연주가 한 말이다.
“그 일하면서 딱 한 번 무너졌을 때가 언제인지 아세요?”
“언제였어?”
“호스트바 갔을 때요. 하하하...”
그것은 연주가 나를 더 이상 만나지 않겠다고 말했을 때였다.
그 모든 것이 이제는 아련한 추억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아까 써니 힐 사장한테 날 연주 약혼자라고 소개했잖아..”
“네.......아니에요? 전 그런 줄 알았는데...하하하..”
“그 소리 들었을 때 너무 기뻤어.”
“하하..정말요?”
그리고 그날 밤 연주는 침대에서 나에게 안겨왔다.
늘 그래왔듯이 연주의 가슴을 어루만지면서 키스를 했다.
그런데...연주가 갑자기 내 귀에 대고 속삭였다.
“저...처음이에요.”
“뭐가 처음이라는 말이야?”
“아프지 않게 부드럽게 해주셔야 돼요.”
연주가 드디어 자신의 몸을 나에게 허락했다.
그것은 전율을 동반한 감동으로 나에게 다가왔다.
“알았죠? 아픈 거 싫어요.”
연주가 얼굴을 붉히면서 다시 말했다.
“아....알았어.”
연주의 옷을 벗겼다.
여신의 몸이라 해도 그 정도로 아름다울 수 있을까.
도무지 눈이 부셔서 정신이 혼미해질 것만 같았다.
“아....너무 아름답다....눈물이 다 나오려고 해...”
“아이 참...그렇게 빤히 쳐다보면 어떻게 해요?”
연주의 몸 구석구석을 정성껏 애무했다.
내 혀와 입술은 연주의 몸 위에서 그저 미천한 노예와 같았다.
그런 나의 애무에 연주가 들려주는 사랑스러운 신음소리는 너무나 커다란 보상이었다.
“하악...학....아....이런 기분....”
연주의 음모에 코를 비비다가 두 다리를 조심스럽게 벌렸다.
“어머...아이 참...”
연주의 보지 속살이 살짝 보였지만 연주가 다시 다리를 오므려버렸다.
나는 다시 살며시 연주의 두 다리를 벌렸다.
그리고 드디어 나의 입술이 연주의 보지에 닿게 되었다.
“하앗...!”
나와의 스킨십을 하는 도중에 팬티를 젖게 만들었던 그 사랑스러운 연주의 보지였다.
그 팬티를 적셨던 연주의 애액은 내 침과 섞이게 될 것이다.
내 혀가 드디어 연주의 보지 속살을 애무하기 시작했다.
“아흐응...선생님...아이 참....하아앙....”
이것이 첫 경험이라는 연주를 위해 나는 보지를 애무하는데 충분한 시간을 할애했다.
삽입을 하기 전에 충분히 젖어서 이미 느낄 수 있을 때까지 핥고 빨기를 반복했다.
“어머....아....아....선생님...뭔가 오는 것 같아요. 너무 이상한 느낌....하악...”
그리고 삽입을 했을 때 그 감동은 잊을 수가 없다.
내가 그 아름다운 여신의 몸속으로 들어갔다는 사실이 나를 너무나도 황홀하게 만들었을까.
봄날의 꽃 안개 속으로 빠져드는 기분이 이런 것일까.
자아가 완전히 사라져버리고 오로지 연주의 몸으로부터 전해져오는 느낌만이 내 안에 가득하는 것 같았다.
“아..아....학...학....학.....아...”
속도가 빨라지자 연주는 내 몸을 끌어안았다.
그리고는 간절한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나는 몸을 움직이면서 연주에게 키스를 했다.
모든 것은 완벽했다.
더 이상 바랄 것도 없었다.
그리고 연주의 몸 안에 사정을 했다.
“아팠어?”
숨고르기를 하면서 연주에게 말했다.
“첫 경험은 아프다던데...난 그다지 아프지 않았던 것 같아요. 막 기분만 이상해지고..하하..”
“어떤 기분이었어?”
“구름 위에 붕 뜬 것 같은? 아니다. 뭔가가 막 몸에서 나오는 것 같은?...아 모르겠어요.”
연주는 내 품속으로 더 깊숙하게 안겨왔고 우리는 그렇게 잠이 들었다.
박 선배가 사업을 접어버렸다.
그 이유가 듣기에 참 가관이었다.
“나 화류계 끊었거든. 사업하면 화류계 그거 못 끊어. 이번 기회에 술까지 아예 끊어버릴라고 한다.”
“그럼 뭐 할 건데요?”
“호프집!”
박 선배는 자기 말대로 진짜로 호프집을 개업했다.
연주와 나, 그리고 마담 윤아도 함께 개업식에 참석했다.
우리가 도착했을 때 호프집 앞에는 나레이터 모델들이 열심히 홍보를 하고 있었다.
미미는 써빙을 하느라 정신이 없었고, 박 선배는 열심히 닭을 굽고 있었다.
우리가 들어서자 박 선배와 미미가 활짝 웃으면서 반겨 주었다.
“이거 내가 구운 거다. 먹어 봐라.”
“후와, 맛있다. 정말 맛있어요. 선생님 드셔보세요.”
연주가 닭다리 하나를 냅킨으로 싸서 나에게 건네주었다.
“아놔...단골손님 하나 또 떨어졌네...박 사장님 진짜 써니 힐하고 빠이빠이예요?”
마담 윤아가 생맥주 한 모금을 마시고는 말했다.
“미미도 없는 데 거길 내가 왜 가? 미미 복직시켜. 그럼 내 갈게..”
“헐! 호프집 사장이 그런 고급 룸살롱엘 어떻게 가요?”
미미가 말했다.
고급 양복을 차려 입고 고급 룸살롱을 들락거리던 박 선배의 모습은 이제 아련한 추억으로 남게 되었다. 미미 역시 마찬가지였다. 고급스러운 화장을 하고 화려한 홀복을 입고 나름대로 매력을 발산하던 야화로서의 미미 역시 이제는 한낱 추억이 되어 버렸다. 이제는 그저 호프집 아저씨와 아줌마일 뿐이었다.
“그냥 이렇게 사는 게 좋다. 미미하고 알콩달콩 오순도순.... 그리고 미미, 임신했어.”
“어머 어머....축하해요, 언니..”
“축하합니다.”
“축하한다, 얘...”
“고..고맙습니다.”
미미가 또 울려고 한다.
“그만 좀 울어라. 난 닭이나 구워야겠다.”
곧 새 학기가 시작될 것이고 연주는 다니던 대학에 복학을 하게 될 것이다.
“기분이 어때?”
“뭐가요?”
“다시 연주의 원래 자리로 돌아가게 되었잖아.”
“담담해요. 이제부터 시작이죠 뭐. 아참..선생님.”
“응?”
“반창회 할 거예요.”
“무슨 반창회?”
“우리 반 반창회요. 선생님이 담임하셨던 그 반..”
“갑자기?”
“제가 소집했어요. 거의 일 년만이죠. 선생님도 나오셔야 돼요.”
“나도?”
“당연하죠. 담임선생님이었잖아요.”
그렇게 해서 나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던 반창회에 참석하기로 했다.
반창회는 어떤 중국요리집의 가장 넓은 방에서 열렸다.
“꺄아아아악! 반장!!!”
방안을 꽉 채운 상큼한 여대생들이 연주를 보자 환호성을 질렀다.
“오모오모..반장 더 예뻐졌어.”
“몸매 봐. 여신이야, 여신..”
연주는 예전에 그랬던 것처럼 여전히 인기가 좋았다.
“음...잠깐만..”
연주가 자리에서 일어나 뭔가를 말하려 하자 좌중은 일시에 조용해졌다.
“오늘 너희들한테 소개할 사람이 있어. 보면 알 거야.”
“누군데? 빨리!!”
연주는 미닫이문을 살짝 열고는 나에게 손짓으로 들어오라는 신호를 보냈다.
그 아이들을 다시 만나게 된다는 것에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내가 방안으로 들어서자....좌중은 동시에 침을 꼴딱 삼키는 것 같았다.
“으아아아아악!!!!....”
“꺄아아아아아아아악!!!!”
연주에 대한 환호성보다 훨씬 더 큰 소리가 터져 나왔다.
“너희들 다시 보게 돼서 너무 반갑다.”
“어머 어머 어머...하나도 안 변했어.”
“응. 옛날이랑 똑같아...”
“꽃미남 그대로야...”
어떤 아이들은 나를 보고는 눈물을 글썽이기까지 했다.
“음...그리고 내가 오늘 너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어.”
연주가 다시 말하기 시작했다.
“뭔데? 한꺼번에 빨리 말해. 심장 터질 거 같아..”
“음...나 결혼해.”
“꺄아아아아아아아악!”
환호성이 끊이지를 않았다.
“누구랑? 어떤 사람이야?”
누군가 소리 질렀다.
“바로 이 분”
연주는 이렇게 말하면서 내 팔을 붙잡았다.
여자애들은 순간 할 말을 잃어버리고 어리둥절해 하면서 서로를 쳐다보기만 했다.
그리고는 다시 ‘꺄아아아아악!’이라는 환호성과 함께 앞에 놓여 있던 나무젓가락을 연주와 나를 향해 일제히 던졌다.
- the En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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