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의 穴[혈] - 4부
2018.04.14 21:36
[4부]
오후 늦게 지리산 등산로를 걸어 올라간다.
올라가는 사람보다 내려오는 사람들이 더 많다.
몇년간 도굴꾼 생활로 우리나라의 왠만한 산이란 산은 안가본데가 없었지만..
3년간의 빵살이로.. 체력이 예전같지가 않다.
혹시 몰라 무게가 가벼운 1인용텐트 각자 하나씩에 코펠과 버너, 약간의 식량과
물까지 챙겨넣은 베낭에 무거운 연장들까지.. 너무나 무겁게 느껴진다.
여차하면 몰래 산속에서 잘 계획이었다.
하지만.. 꼴을 보니.. 분명 산속에서 자야 할꺼 같다.
"하이고... 힘들다..형... 좀 쉬었다가 가자..."
"야.. 이거 이러다가 2군데 오늘 다 못가겠다.. 힘내..임마!!"
"에이...씨발...."
"아직 두시간은 더 기어올라가야돼... 벌써부터 이러면 어떻하냐??"
"몰라.. 존나 힘들어..."
"며칠간 산타면.. 나아질꺼다.."
드디어 첫번째 좌표지점 근처에 도착한거 같다.
등산로를 벗어나 험준한 봉우리의 비탈길로 풀숲을 헤집고 걷기를 30분..
[종필]이 형의 GPS 수신기의 좌표입력 위치에 다 왔다는 표시이다.
하지만 GPS 수신기가 이 빽빽한 산속에서 제 위치를 정확하게 표시한다는 건
솔직히 모르는 일이다.
그 주변을 아무리 찾아봐도 손에 들고 있는 사진과 비슷한 표식물이나 목표물을
찾을수가 없었다.
"씨발... 형... 여기 맞긴 맞는거야???"
"그러게.. 조또.. 여기가 위치는 맞긴 한데..
넌 저쪽으로 가봐.. 난 이쪽으로 더 갈테니까.. 100M 이상 가진 말고..
잘 찾아봐..."
"알았어..형... 찾으면 부를께..."
"해지기 전에 빨랑 찾자..."
그렇게 그 주변을 1시간이나 더 찾아 헤매었다.
어느덧..해가 뉘엿뉘엿... 기울어 진다.
[엇!!!!]
눈에 익은 바위 하나가 보인다.
바위와 바위 사이의 골에.. 빨간 락카점이 눈에 들어온다.
서둘러 사진을 꺼내 확인한다.
여기다...
드디어 첫번째 목표물을 발견한 것이다.
"종필이~ 형!!!!!"
저 멀리 [종필]이 형이 이쪽으로 뛰어온다.
"형...맞지???"
"그래.. 맞다..여기다... 서둘러 장비 꺼내자..."
끝이 날카로운정과 묵직한 망치로 말뚝을 박힐 자리를 먼저 내리친다.
[쩡!!쩡!!쩡!!쩡!!.............]
존나게 쳐박아도 바위는 꿈쩍도 하지 않는다.
락커칠이 벗겨지면서 1cm 정도의 깊이만 남겼을 뿐이다.
"와아...씨발...이거 장난 아니네???"
"야.. 아예 그거 치워버리고.. 말뚝으로 먼저 박아버리자..."
"그거 휘면 어떻할라고????"
"이거 무슨 합금인지 지랄인지라.. 절대 휠일 없다 그랬어..."
"그래???? 참..형... 사진먼저 찍어야지..."
"그래..맞아..사진....이게 제일 중요한거야... 우리 돈이거든...."
바위위에 1번 번호표식이 붙어 있는 검은천에 둘러쌓인 말뚝을 올려다 놓고
사진을 찍었다.
검은 천을 휘리릭 풀자 대략 70cm정도의 검은색 쇠말뚝이 나왔다.
검은 천 안쪽에는 무슨 한문과 일본어가 섞인 부적과도 같은 문장들이 표시되어 있었다.
이건 단순히 검은 천이 아니었다..
검은색 부적에 이 말뚝이 둘둘 말려 있었던 것이다.
일본어.....??
아까 [윤선생]사무실에서 본 검은색 정장차림의 일본년놈들이 떠올랐다.
목표위치에 말뚝을 대고 굵은 철사를 대충 감고 잡고 있다.
[종필]이 형이 오함마를 내리찍는다.
[쩡!!!....쩡!!!...쩡!!!...쩡!!!...쩡!!!...]
들어간다......
[쩡!!!....쩡!!!...쩡!!!...쩡!!!...쩡!!!...]
이젠 잡고 있던 철사줄을 놔도 될꺼 같았다.
[쩡!!!....쩡!!!...쩡!!!...쩡!!!...쩡!!!...]
뒤를 돌아보니 구례방향으로 아득하게 먼 도시들이 내려다 보인다.
까마득하기만 하다.
이산의 산줄기중 한가닥이 그곳으로 멀리 뻗어져 있다.
왠지 모를 불안감과 찝찝함이 다시 느껴지기 시작한다.
검은 천의 한문들과 일본어를 본 후부터이다.
"에고..힘들다..... 교대..."
"형...줘바바..."
[쩡!!!....쩡!!!...쩡!!!...쩡!!!...쩡!!!...]
인적도 없는 깊은 산속에 [종필]이 형과 나의 망치소리가 울려퍼져 나간다.
처음에는 잘 들어가나 싶더니만..
존나게 박아도 들어가는건지..어쩐건지 모르겠다.
그렇게 교대로 한시간을 박았다.
"씨발... 다박았다..."
"화아... 존나 힘들다.."
이미 해가 졌는지 문득 주변을 둘러보니 어둠이 짙게 드리워져 있다.
"형..빨리 사진 찍어야지..."
"그래...."
번쩍이는 디카의 후레쉬로 우리의 첫 말뚝박기는 성공인 것이다.
[종필]이형과 나는 온통 땀으로 젖어있었다.
대충 그주변의 평평한 곳에 각자의 텐트를 치고
저녁준비를 했다.
첫날 너무 피곤했는지.. 다음날 아침이 되어 일어나니 온몸 이곳저곳 안쑤신 곳
이 없었다.
[종필]이 형도 마찬가지 같아 보였다.
대충 아침을 때우고 장비를 챙겨들고 서둘러 2번 말뚝이 있는 곳으로 이동했다.
그날 오후..늦게.. 어제처럼 한참을 기진맥진한 채로 해매다가 어렵게
말뚝박는 장소를 발견했다.
처절한 말뚝박기가 또다시 시작되었다.
[쩡!!!....쩡!!!...쩡!!!...쩡!!!...쩡!!!...]
이제는 오함마를 쥐고 있는 손에 감각이 없을 정도다.
[쩡!!!....쩡!!!...쩡!!!...쩡!!!...쩡!!!...]
그날밤... 밤늦게 서울로 올라오는 차안 조수석에 곯아떨어져 있다.
"형.. 서울 도착하면.. 술 못마시겠다..."
"나도 마찬가지야.. 임마.. 오늘은 각자 쉬고.. 내일 만나서 한잔하자.."
"에고.. 다리야... 하이고..손목이야..."
"씨팔.. 이거 진짜 힘들긴 하다..."
"그러게.. 괜히 20억이 아니야...."
"후훗... 다음 원정부터는 좀 쉬워 질꺼야..."
"아이고... 그러겠지..머...."
밤 12시... 서울입성이다.
그렇게 집에 도착해서 흙과 땀으로 범벅이된 옷들을 세탁기에 쳐넣고
냉장고에서 쇠주를 꺼내었다.
안주거리가 마땅치 않아 슬리퍼를 질질 끌로 동네 구멍가게로 향했다.
쇠주를 한잔 두잔 마시면서 힘든 육체를 안정시킨다.
어느정도 취기가 돌자 피곤함이 가시면서..
아까부터 찝찝했던 그 부적생각이 난다.
검은 부적... 한문과 일본어가 표기된 그.. 검은 부적...
말뚝을 벗겨낸 그 검은천조가리 부적들은 지금 내 배낭안에 있다.
이걸.. 태워 없애버리라고 했지???
하지만 산속에서 괜히 불장난 했다가 일이 돌이킬 수 없이 커질 수 있다는 생각에
태우지는 않았었다.
그냥 버려버리라는 [종필]이 형의 무관심에 내가 따로 배낭에다 챙겨놓은 것이다.
지금 그 부적을 주욱... 펼쳐본다.
유심히 바라본다.
씨발.. 모르겠다...
다시 배낭속에 쳐박아 두고 불을 끄고 이불속에 파고든다.
눈이 감긴다.
취기가 올라.. 금방 잠들 수 있을꺼 같다.
다음날.. 오후 늦게 [종필]이형과 만났다.
며칠전 만났던 그 지하의 싸구려 다방이다.
다음 목표인 3번과 4번 5번 말뚝위치에 대한 장소와 설명에 논의가 한창이다.
이번 위치는 설악산이다.
백담사 근처에 3번이고 나머지는 외설악쪽에 4번과 5번이다.
그곳은 입산이 완전히 통제된 지역이고 험준한 곳이라 준비를 잘 해야 할것같다.
"차를 파킹하고.. 이동하는데 4시간정도....그러니까.."
"아마 6시간은 잡아야 할껄??? 목표지점을 찾아야 하잖아.."
"그래..니말대로 6시간 정도 잡으면.. 작업시간2시간 잡고..그러면.. 해지기전
8시간.. 그러니까 오전10시에 도착해야 해.."
"흐음..."
"내일 새벽4시에 만나자..."
"그래..형..."
"자자.... 이년들아.. 일루와서 앉아봐!!!"
"얘기 다 끝났어?? 영계오빠?????"
다방레지년들이 종필이형과 내옆으로 엉댕이를 들이밀며 한년씩 착석이다.
"야.. 니년들 티켓 끊어주면.. 오빠들이랑 나가서 술마시고 노냐???"
"지금은 안돼 오빠.. 가게 사람도 없고.. 배달나갈 사람도 없고.."
"그럼 밤에는 되는거야??"
"그럼 오빠... 우리 10시면 문닫어..오빠.."
"야.. 그시간에 놀꺼면 우리가 왜 니들같은 애들이랑 놀겠냐???"
"치...오빠.. 재수없어..."
"하하하... 일루와바...젖탱이 검사좀 해보게..."
"우리..음료수 하나씩 마셔도 돼..오빠????"
나도 슬쩍 옆에 앉아 있는 년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물컹한 젖가슴이 느껴진다.
한손을 뻗어 허벅지 사이로 파고든다.
까칠한 망사의 느낌이다.
그속에 손가락을 비집기 시작한다.
"오빠.... 간지러...."
"어허!! 가만있어봐바...."
"근데..오빠들은 머하는 사람들이야???"
"음.. 우리는 말이야.. 한의사야..한의사.."
"에~ 의사선생님처럼 안보이는데????"
"정말이야.. 이거벗고 하얀 가운 입고 있어야 그렇게 보이겠냐??
오빠가 안양에서 3년동안 전문의 수련 마치고 한달전쯤 개업했어.."
"와아.. 정말 한의사 맞아??"
"그럼.. 아픈 곳 이곳 저곳에 말야.. 침을 놓고 다니지..요즘에..."
"오빠.. 나도 좀 봐줄수 있어???...."
"흐음.. 어디보자....."
마치 진짜 한의사인양.. 손맥을 짚기도 하고.. 젖탱이에 귀를 대보이기도 한다.
마주앉은 커플들이 [킥킥] 거린다.
"흐음.. 너 큰일이다.. 기가 막혀 있어.."
"기가 막혀있다고???"
"그럼.. 오빠가 너 기를 좀 뚫어줘야 겠어..."
"침 놓을꺼야??? 나 그거 무서운데..."
"무시무시한 육봉침을 좀 놔줘야 겠어..안아프게 놔줄께.. 장담해.."
"호호...뭐야...오빠..."
"아마 좋아 죽을껄?????"
"호호호....."
그렇게 다음날 설악산 원정이 시작되고
3일이면 끝날 줄 알았는데 5일이나 걸려 기진맥진한 상태로 서울로 다시 돌아왔다.
그날 반지하 창밖 너머로 무수한 빗줄기들이 쏟아져 내렸다.
새벽까지 엄청난 빗줄기와 천둥번개가 멈추지를 않았다.
오후 늦게 지리산 등산로를 걸어 올라간다.
올라가는 사람보다 내려오는 사람들이 더 많다.
몇년간 도굴꾼 생활로 우리나라의 왠만한 산이란 산은 안가본데가 없었지만..
3년간의 빵살이로.. 체력이 예전같지가 않다.
혹시 몰라 무게가 가벼운 1인용텐트 각자 하나씩에 코펠과 버너, 약간의 식량과
물까지 챙겨넣은 베낭에 무거운 연장들까지.. 너무나 무겁게 느껴진다.
여차하면 몰래 산속에서 잘 계획이었다.
하지만.. 꼴을 보니.. 분명 산속에서 자야 할꺼 같다.
"하이고... 힘들다..형... 좀 쉬었다가 가자..."
"야.. 이거 이러다가 2군데 오늘 다 못가겠다.. 힘내..임마!!"
"에이...씨발...."
"아직 두시간은 더 기어올라가야돼... 벌써부터 이러면 어떻하냐??"
"몰라.. 존나 힘들어..."
"며칠간 산타면.. 나아질꺼다.."
드디어 첫번째 좌표지점 근처에 도착한거 같다.
등산로를 벗어나 험준한 봉우리의 비탈길로 풀숲을 헤집고 걷기를 30분..
[종필]이 형의 GPS 수신기의 좌표입력 위치에 다 왔다는 표시이다.
하지만 GPS 수신기가 이 빽빽한 산속에서 제 위치를 정확하게 표시한다는 건
솔직히 모르는 일이다.
그 주변을 아무리 찾아봐도 손에 들고 있는 사진과 비슷한 표식물이나 목표물을
찾을수가 없었다.
"씨발... 형... 여기 맞긴 맞는거야???"
"그러게.. 조또.. 여기가 위치는 맞긴 한데..
넌 저쪽으로 가봐.. 난 이쪽으로 더 갈테니까.. 100M 이상 가진 말고..
잘 찾아봐..."
"알았어..형... 찾으면 부를께..."
"해지기 전에 빨랑 찾자..."
그렇게 그 주변을 1시간이나 더 찾아 헤매었다.
어느덧..해가 뉘엿뉘엿... 기울어 진다.
[엇!!!!]
눈에 익은 바위 하나가 보인다.
바위와 바위 사이의 골에.. 빨간 락카점이 눈에 들어온다.
서둘러 사진을 꺼내 확인한다.
여기다...
드디어 첫번째 목표물을 발견한 것이다.
"종필이~ 형!!!!!"
저 멀리 [종필]이 형이 이쪽으로 뛰어온다.
"형...맞지???"
"그래.. 맞다..여기다... 서둘러 장비 꺼내자..."
끝이 날카로운정과 묵직한 망치로 말뚝을 박힐 자리를 먼저 내리친다.
[쩡!!쩡!!쩡!!쩡!!.............]
존나게 쳐박아도 바위는 꿈쩍도 하지 않는다.
락커칠이 벗겨지면서 1cm 정도의 깊이만 남겼을 뿐이다.
"와아...씨발...이거 장난 아니네???"
"야.. 아예 그거 치워버리고.. 말뚝으로 먼저 박아버리자..."
"그거 휘면 어떻할라고????"
"이거 무슨 합금인지 지랄인지라.. 절대 휠일 없다 그랬어..."
"그래???? 참..형... 사진먼저 찍어야지..."
"그래..맞아..사진....이게 제일 중요한거야... 우리 돈이거든...."
바위위에 1번 번호표식이 붙어 있는 검은천에 둘러쌓인 말뚝을 올려다 놓고
사진을 찍었다.
검은 천을 휘리릭 풀자 대략 70cm정도의 검은색 쇠말뚝이 나왔다.
검은 천 안쪽에는 무슨 한문과 일본어가 섞인 부적과도 같은 문장들이 표시되어 있었다.
이건 단순히 검은 천이 아니었다..
검은색 부적에 이 말뚝이 둘둘 말려 있었던 것이다.
일본어.....??
아까 [윤선생]사무실에서 본 검은색 정장차림의 일본년놈들이 떠올랐다.
목표위치에 말뚝을 대고 굵은 철사를 대충 감고 잡고 있다.
[종필]이 형이 오함마를 내리찍는다.
[쩡!!!....쩡!!!...쩡!!!...쩡!!!...쩡!!!...]
들어간다......
[쩡!!!....쩡!!!...쩡!!!...쩡!!!...쩡!!!...]
이젠 잡고 있던 철사줄을 놔도 될꺼 같았다.
[쩡!!!....쩡!!!...쩡!!!...쩡!!!...쩡!!!...]
뒤를 돌아보니 구례방향으로 아득하게 먼 도시들이 내려다 보인다.
까마득하기만 하다.
이산의 산줄기중 한가닥이 그곳으로 멀리 뻗어져 있다.
왠지 모를 불안감과 찝찝함이 다시 느껴지기 시작한다.
검은 천의 한문들과 일본어를 본 후부터이다.
"에고..힘들다..... 교대..."
"형...줘바바..."
[쩡!!!....쩡!!!...쩡!!!...쩡!!!...쩡!!!...]
인적도 없는 깊은 산속에 [종필]이 형과 나의 망치소리가 울려퍼져 나간다.
처음에는 잘 들어가나 싶더니만..
존나게 박아도 들어가는건지..어쩐건지 모르겠다.
그렇게 교대로 한시간을 박았다.
"씨발... 다박았다..."
"화아... 존나 힘들다.."
이미 해가 졌는지 문득 주변을 둘러보니 어둠이 짙게 드리워져 있다.
"형..빨리 사진 찍어야지..."
"그래...."
번쩍이는 디카의 후레쉬로 우리의 첫 말뚝박기는 성공인 것이다.
[종필]이형과 나는 온통 땀으로 젖어있었다.
대충 그주변의 평평한 곳에 각자의 텐트를 치고
저녁준비를 했다.
첫날 너무 피곤했는지.. 다음날 아침이 되어 일어나니 온몸 이곳저곳 안쑤신 곳
이 없었다.
[종필]이 형도 마찬가지 같아 보였다.
대충 아침을 때우고 장비를 챙겨들고 서둘러 2번 말뚝이 있는 곳으로 이동했다.
그날 오후..늦게.. 어제처럼 한참을 기진맥진한 채로 해매다가 어렵게
말뚝박는 장소를 발견했다.
처절한 말뚝박기가 또다시 시작되었다.
[쩡!!!....쩡!!!...쩡!!!...쩡!!!...쩡!!!...]
이제는 오함마를 쥐고 있는 손에 감각이 없을 정도다.
[쩡!!!....쩡!!!...쩡!!!...쩡!!!...쩡!!!...]
그날밤... 밤늦게 서울로 올라오는 차안 조수석에 곯아떨어져 있다.
"형.. 서울 도착하면.. 술 못마시겠다..."
"나도 마찬가지야.. 임마.. 오늘은 각자 쉬고.. 내일 만나서 한잔하자.."
"에고.. 다리야... 하이고..손목이야..."
"씨팔.. 이거 진짜 힘들긴 하다..."
"그러게.. 괜히 20억이 아니야...."
"후훗... 다음 원정부터는 좀 쉬워 질꺼야..."
"아이고... 그러겠지..머...."
밤 12시... 서울입성이다.
그렇게 집에 도착해서 흙과 땀으로 범벅이된 옷들을 세탁기에 쳐넣고
냉장고에서 쇠주를 꺼내었다.
안주거리가 마땅치 않아 슬리퍼를 질질 끌로 동네 구멍가게로 향했다.
쇠주를 한잔 두잔 마시면서 힘든 육체를 안정시킨다.
어느정도 취기가 돌자 피곤함이 가시면서..
아까부터 찝찝했던 그 부적생각이 난다.
검은 부적... 한문과 일본어가 표기된 그.. 검은 부적...
말뚝을 벗겨낸 그 검은천조가리 부적들은 지금 내 배낭안에 있다.
이걸.. 태워 없애버리라고 했지???
하지만 산속에서 괜히 불장난 했다가 일이 돌이킬 수 없이 커질 수 있다는 생각에
태우지는 않았었다.
그냥 버려버리라는 [종필]이 형의 무관심에 내가 따로 배낭에다 챙겨놓은 것이다.
지금 그 부적을 주욱... 펼쳐본다.
유심히 바라본다.
씨발.. 모르겠다...
다시 배낭속에 쳐박아 두고 불을 끄고 이불속에 파고든다.
눈이 감긴다.
취기가 올라.. 금방 잠들 수 있을꺼 같다.
다음날.. 오후 늦게 [종필]이형과 만났다.
며칠전 만났던 그 지하의 싸구려 다방이다.
다음 목표인 3번과 4번 5번 말뚝위치에 대한 장소와 설명에 논의가 한창이다.
이번 위치는 설악산이다.
백담사 근처에 3번이고 나머지는 외설악쪽에 4번과 5번이다.
그곳은 입산이 완전히 통제된 지역이고 험준한 곳이라 준비를 잘 해야 할것같다.
"차를 파킹하고.. 이동하는데 4시간정도....그러니까.."
"아마 6시간은 잡아야 할껄??? 목표지점을 찾아야 하잖아.."
"그래..니말대로 6시간 정도 잡으면.. 작업시간2시간 잡고..그러면.. 해지기전
8시간.. 그러니까 오전10시에 도착해야 해.."
"흐음..."
"내일 새벽4시에 만나자..."
"그래..형..."
"자자.... 이년들아.. 일루와서 앉아봐!!!"
"얘기 다 끝났어?? 영계오빠?????"
다방레지년들이 종필이형과 내옆으로 엉댕이를 들이밀며 한년씩 착석이다.
"야.. 니년들 티켓 끊어주면.. 오빠들이랑 나가서 술마시고 노냐???"
"지금은 안돼 오빠.. 가게 사람도 없고.. 배달나갈 사람도 없고.."
"그럼 밤에는 되는거야??"
"그럼 오빠... 우리 10시면 문닫어..오빠.."
"야.. 그시간에 놀꺼면 우리가 왜 니들같은 애들이랑 놀겠냐???"
"치...오빠.. 재수없어..."
"하하하... 일루와바...젖탱이 검사좀 해보게..."
"우리..음료수 하나씩 마셔도 돼..오빠????"
나도 슬쩍 옆에 앉아 있는 년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물컹한 젖가슴이 느껴진다.
한손을 뻗어 허벅지 사이로 파고든다.
까칠한 망사의 느낌이다.
그속에 손가락을 비집기 시작한다.
"오빠.... 간지러...."
"어허!! 가만있어봐바...."
"근데..오빠들은 머하는 사람들이야???"
"음.. 우리는 말이야.. 한의사야..한의사.."
"에~ 의사선생님처럼 안보이는데????"
"정말이야.. 이거벗고 하얀 가운 입고 있어야 그렇게 보이겠냐??
오빠가 안양에서 3년동안 전문의 수련 마치고 한달전쯤 개업했어.."
"와아.. 정말 한의사 맞아??"
"그럼.. 아픈 곳 이곳 저곳에 말야.. 침을 놓고 다니지..요즘에..."
"오빠.. 나도 좀 봐줄수 있어???...."
"흐음.. 어디보자....."
마치 진짜 한의사인양.. 손맥을 짚기도 하고.. 젖탱이에 귀를 대보이기도 한다.
마주앉은 커플들이 [킥킥] 거린다.
"흐음.. 너 큰일이다.. 기가 막혀 있어.."
"기가 막혀있다고???"
"그럼.. 오빠가 너 기를 좀 뚫어줘야 겠어..."
"침 놓을꺼야??? 나 그거 무서운데..."
"무시무시한 육봉침을 좀 놔줘야 겠어..안아프게 놔줄께.. 장담해.."
"호호...뭐야...오빠..."
"아마 좋아 죽을껄?????"
"호호호....."
그렇게 다음날 설악산 원정이 시작되고
3일이면 끝날 줄 알았는데 5일이나 걸려 기진맥진한 상태로 서울로 다시 돌아왔다.
그날 반지하 창밖 너머로 무수한 빗줄기들이 쏟아져 내렸다.
새벽까지 엄청난 빗줄기와 천둥번개가 멈추지를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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