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노트 - 1부
2018.04.14 21:36
이제부터 1인칭으로 진행하려고 합니다^^
프롤로그에서 밝혔지만 주인공의 이름은 충수입니다. (특정인물과 전혀 상관없어요)
S-노트 1편 "S-NOTE의 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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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김없이 아침 8시를 알리는 핸드폰 알람소리가 울리기 시작했다. 나는 침대에서 나오기 싫은 생각이
굴뚝같았지만, 아침 수업만은 늦지 말자는 자신만의 신조를 지키기 위해 천근만근인 자신의 몸을 억지로
일으킬 수밖에 없었다. 고시텔 공동화장실에 가서 세수부터 하고 학교 갈 준비를 마친 후, 가방을 들고
고시원 사무실 앞을 지나 밖에 나서는 그 순간
‘탁!’
뒤에서 무언가 떨어지는 소리가 났다. 유리.. 도자기 같은 물건이 떨어진 게 아니란 건 소리를 통해 바로
알 수 있었다. ‘뭐지’라는 생각에 뒤를 돌아본 나의 눈에 들어온 것은 바로 노트. 그것도 표지에 ‘S-NOTE
라고 써 있는 노트였다.
“뭐야..;누가 떨어뜨렸나?;”
하고 올려다본 고시텔 건물엔 어느 창문도 열려있지 않았다.
‘누군가 주워달라고 하는 사람도 없고... S-Note? 무슨 의미지... 설마......?’
막연한 기대와 함께 그 노트를 집어 들고 아무 생각 없이 첫 장을 넘겨보았다. 하지만 노트엔 아무것도
쓰여 있지 않았고, 단지 보통의 줄 노트처럼 보조선이 쳐져있을 뿐이었다.
“뭐야.. 아무것도 아니었네;”
그렇게 실망하고 다시 그 노트를 내려놓으려는 순간 뒤에서 여자 목소리가 들려 왔다.
“하아.. 이거 일이 곤란하게 되어버렸네...”
나는 노트 주인이 온 걸로 생각하고, 노트를 돌려주기 위해 뒤로 돌았다.
“아 죄송합니다. 보려고 한 건 아니...... 에~!!!?”
그곳엔 10살에서 15살 정도라고 생각되는 여자애가 서 있었다. 놀랄만한 것은 바로 그 아이가 입고 있는
옷이었다. 어른도 해변가에서 입기 힘든 매우 야한 진한 자주색 비키니... 그 아이가 입고 있는 옷은 너무
나도 얇고 가늘어서 사실 옷이라고 부르기도 애매하고, 아주 중요한 부분만 간신히 가리고 있다고 생각될
정도였다. 그리고 눈길을 끈 또 다른 점은 아이라고 생각하기 힘들 정도의 비정상적으로 큰 가슴이었다.
C? D?컵에 가깝다고 생각될 정도로 큰 가슴이었다.
‘우와...요즘 아이들은 발육이 대단히 왕성하구나... 하긴 티비에서도 가끔 아이들이 너무 조숙하다는
뉴스도 나올 정도니...’
한참동안 멍하니 그 아이의 가슴을 쳐다볼 수 밖에 없었다. 적당히 태닝한 것 같은 살짝 구릿빛 피부색에
파이즈리를 해도 될 것 같은 큰 가슴, 결정적으로 그 가슴의 대부분을 들어내 놓고 있는 그 아이의 비키니같은
옷... 이 모든 게 내 가슴을 뛰게 만들기 충분했다.
어렵사리 가슴에서 시선을 땐 나는 그 아이의 가슴 옆에서 무언가가 살짝살짝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응?? 저건 뭐지??’
‘날개’였다. 그것도 손바닥 2~3개 정도의 면적을 지닌 작고 검은 날개였다.
나는 ‘이건 뭔가 아니다...’라는 생각에 다시 그 여자애를 전체적으로 보기 시작했다.
그때서야 그 아이의 전체적인 모습이 게임에서 나오는 소악마의 이미지를 닮았다는 것을 눈치 챘다.
‘흐응... 일본에는 많이 있다고 들었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코스프레를 하네... 그것도 대낮에 이런 복장으로...’
어찌저찌 코스프레로 결론을 내리고 나서 다시 본론으로 들어갔다.
“저기.. 노트를 본건 미안해요. 돌려드릴께요”
그 소악마 코스프레를 한 여자애는 노트를 자신에게 건네자 다시 한 번 큰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 이걸 어쩐다... 아우!! 데베는 왜 이걸 떨어뜨려가지고!!”
하늘을 보며 데베라는 분에게 소리치는 그 여자애를 보면서 나는 노트를 건네는 자신의 손이 민망해짐을 느꼈다.
“아아.. 떨어지자마자 바로 주우러 온 건데...... 휴... 어쩔 수 없나... 이봐! 인간!”
나를 부르는 호칭이 너무나 어색하게 느껴졌다.
‘응? 인간? 뭐야;; 이애 너무 악마 코스프레에 집중한 것 아닌가...?
혹시 나 지금 매우 귀찮은 애에게 걸려든 건가...’
새로운 방법의 종교 활동인지.. 여러 가지 생각이 드는 가운데, 내 머리를 스쳐 지나가는 사실은
어서 학교에 가서 출석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저기..; 미안한데, 나 지금 수업 들어가야 해서 좀 바쁜데...; 노트 니꺼 맞지? 어서 가져가”
귀찮은 아이는 빨리 떨어뜨려야겠다는 생각에 내 입에선 자신도 모르게 반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내 말을 들은 그 여자애는 매우 어이가 없고 짜증난다는 표정을 지었다.
“시끄러! 이봐 인간. 너 지금 니가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모르지? 넌 지금 너무너무 큰일을 일으킨 거라고!
왜?! 왜?! 2초만! 아니 1초만 노트를 늦게 건드렸으면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잖아!!”
다짜고짜 반말을 쏟아내며 큰소리치는 이 여자애에게 슬슬 화가 나기 시작했다.
‘뭐야 이거; 애가 도대체 교육을 어떻게 받았으면 이런 식으로 버릇이 없을 수 있는 거지?’
어이없는 표정을 짓고 있는 나에게 하이 톤의 음성이 다시 한 번 쏘아진다.
“이봐 인간. 아무래도 너에게 많은 걸 말해줘야 할 것 같으니까, 다시 집으로 들어가.
지금 집에서 나오는 거 맞지?”
“뭐?? 야! 난 너의 그 이상한 놀이에 맞춰줄 시간 없거든? 빨리 이 노트가지고 집에 들어가!”
이렇게 하지 않으면 계속 귀찮게 할것 같다는 판단에 결국 나는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하지만 나는 이내
내가 엄청난 실수를 저질렀다는것을 알 수 있었다. 나의 말을 들은 그 여자애의 표정은 싸늘하게 굳어져
버렸고, 그 여자애를 감싸고 있는 주변 분위기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 장난치는 거 아니니까 어서 들어가!!!!!!!!!!!”
순간 귀를 막을 수밖에 없었다. 그 조그마한 여자애에서 나온 목소리의 크기는 너무나도 커서 그 공기의
진동이 내 머리속을 울릴 정도였다. 그리고 주변 모든 소리는 압도당해버려서 내 귀에 들려오는건 주변
건물에 의한 메아리뿐이었다. 그리고 그 목소리의 분위기는 너무나도 싸늘해서 주위의 공기를 얼어붙게
만들어버리는 것 같았다. 그리고 눈앞에 보이는 광경에 나는 뒷걸음질 칠 수밖에 없었다.
‘공중에... 떠... 있어?!?!’
그 아이는 주위의 분위기를 압도할 정도의 포스를 내뿜으며 공중에 떠서 나를 내려다보고 있는 것이다.
소름이 돋았다.
그래도 나의 머릿속에선 아직도 이 아이가 코스프레를 하고 있는 것이라는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봐도 이건 인간이 만들어 낼 수 있는 모습이 아니었다.
마치... 절대자가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는 느낌이었다.
“더 이상 베르를 화나게 하지 마... 어서 그 노트를 가지고 너의 방에 돌아가도록 해”
이건 진심이었다. 더 이상 화나게 했다간 매우 위험해질 것 같았다.
난 본능적으로 그 노트를 챙겨 자신의 방에 들어가기 위해 사무실 앞을 지나갔다.
사무실에 있는 주인아줌마는 별일 있냐는 듯이 나를 흘끗 쳐다보며 다시 자신의 일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큰 소란이 났는데 어떻게 저럴 수가 있지?!’
순간 어이가 없었지만 일단 지금 자신의 방에 들어가지 않는다면 무슨 일이 생길 것만 같은 느낌에
주인아줌마를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방에 들어가자마자 일단 문을 잠그고 숨을 고르기 시작했다.
‘하아..하아.. 도데체 이게 무슨 일이야... 꿈인가? 내가 지금 꿈꾸고 있는 건가???’
꿈이라는 도피처를 통해 자기 위안을 얻으려고 하는 순간, 침대가 있는 쪽에서 그 여자애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흐응~♡ 이곳이 니가 사는 곳이구나~”
밖에서 들었던 싸늘하고 압도적인 목소리와는 반대로 지금 들려오는 목소리는 너무나 귀엽고 상냥한 목소리였다.
목소리의 이질감을 느낀 나는 곧바로 그쪽을 쳐다보았다.
“아... 아...”
그곳엔 밖에서 보았던 그 여자애가 있었다.
더 이상 날고 있지도 않았고, 밖에서 보았던 압도할만한 분위기는 없었다.
하지만 이방의 문은 하나, 즉, 이 아이는 그 ‘어딘가’를 통해 들어왔다는 것을 인지해 버린 내 뇌는
더 이상 운동신경을 움직일 힘이 없었다.
“뭐.. 내가 좀 너무했지? 나약한 인간에게 악마의 힘은 좀 부담스러웠을 거라고 생각해~ 미안~♡”
여전히 자신을 부르는 호칭에 대해 이질감을 느끼는 중에 ‘악마’라는 또 다른 생소한 용어가 들려왔다.
“여튼! 하아...... 넌 지금 니가 무슨 상황에 처해 있는지 넌 전혀 모르고 있겠지... 지금 니가 갖고 있는
그 쉘더말이야... 그건 7성급 악마 중 우리 서큐버스들이 관리하고 있는 쉘더야. 하지만 베르가 실수로
그걸 어떤 멍청한 8성급 악마에게 잠시 맡겨둔 사이에 이 녀석이 그걸 지상에 떨어뜨린 거지.. 그리고
그걸 니가 주은 거고...”
생소한 용어가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하.. 그렇게 멍때리는 표정을 하고 있으면 베르가 힘이 빠지잖아... 여튼! 잘 들어. 그 쉘더의 목적은
인간들 사이의 성욕을 관리하는 것이야. 그 쉘더의 마력 자체는 강하지 않아서 우리 악마들에겐
아무런 효력을 못 미치지만, 인간이 이 쉘더를 갖게 되면 쉘더와 인간 사이의 상당히 강력한 계약을...”
나는 도저히 이 상황에서 저 소악마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들을수도 없었고, 그럴 여유도 없었다.
게다가 만난지 몇분만에 알아들을 수 없는 단어들로 다짜고짜 장황한 설명을 늘어놓으려는 소악마를
가만히 둘수도 없었다.
“잠깐만!......요... 쉘더? 계약? 악마? 뭔 소린지 모르겠어.... 요....; 당신은 누구죠?”
“이런이런... 지금까지 뭘 들은거야... 집중하라고 했지?! 일단 내 이름은 베르. 7성급 악마 서큐버스야.
너.. 설마 서큐버스를 모르는 것은 아니겠지?”
보통의 경우, 여자애가 나에게 이런 식의 말투로 말한다면 싸가지 없는 아이라고 생각하고 말 테지만
지금은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입에서 존댓말이 저절로 나오고 있었다.
“서큐버스라면... 그... 남자의 정기를 빼앗아 죽음에 이르게 한다는 악마...를 말씀하시는 건가요?;;”
“그래~ 조금 와전된 건 있지만, 얼추 비슷해. 그렇다고 너무 긴장 하지마♡ 니 정기를 강제로 뺏을 생각은
없으니까. 최소한 니가 베르를 먼저 덮치지 않는 한 말이지 후훗~♡”
순간 작년에 돌아가신 할아버지가 잠깐 보였던거 같은 건 내 착각일까...
그리고 아까부터 계속 신경쓰이는점은 이 베르라고 하는 존재는 자신을 자꾸 3인칭으로 부른다는 점이다...
“쉘더라 함은.. 이 노트를 말씀하시는 건가요?”
“그래. 너희들은 이걸 노트라고 부르지. 이해하기 쉽게 하기 위해 베르도 노트라고 불러줄게.
저 노트는 아까 말했듯이 인간의 성욕을 관리하는 노트야. 우리 서큐버스들은 인간세상을 보면서 이 노트를
통해 모든 인간들의 성욕을 좌지우지 할 수 있지. 물론 인간이란 것들은 우리가 구지 관리하지 않더라도
어느 정도는 자발적으로 성욕을 느낄 수 있어. 하지만 이 노트의 능력은 인간에게 절대적이어서 아무리
야한 상황이 있더라도 흥분하지 않게 만들 수도 있고, 인간이 아무리 흥분하지 않으려고 노력해도 이 노트에
의해 절정에 이르게 만들 수도 있지”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어느 정도 마음의 안정을 찾아가고 있었다. 지금 눈앞에 있는 이 여자애의 정체를
악마라고, 서큐버스라고 지금 당장 믿긴 힘들지만 그래도 이 이야기의 어느 정도 신빙성이 있다는 것은
느낄 수 있었다.
“그럼 왜 이 노트가 존재하는 것이죠? 자발적으로 성욕을 느낄 수 있다면 구지 악마...분들이 컨트롤 하지
않아도 되지 않나요?”
악마분들.. 뭔가 표현이 어색하지만 내 입장에서 쓸 수 있는 최대한의 극존칭이었다.
“후훗~♡ 이유는 없어. 그냥 우리는 악마니까 인간 세상에 장난을 치고 싶은 거야. 그 책을 통해~♡”
순간 ‘그냥 악마니까’ 라는 말에 대답할 말이 없었다. 더이상 무슨말이 필요하겠는가;
그리고 아직 확실하게 믿은 건 아니지만 머릿속에선 악마, 쉘더, 노트 등의 단어가 점점 익숙해지고 있었다.
잠시 동안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정리한 후 다음 질문을 했다.
“그렇다면... 저에게 무슨 일이 일어 난거죠? 계약? 그건 무슨 뜻인가요?”
그 말을 들은 베르의 얼굴이 곤란함으로 가득 차기 시작했다.
“그게 중요한 거야... 지금 넌 그 노트와 계약을 맺었어. 그러니까 베르를 볼 수 있는 거야.
니가 처음 그 노트에 손을 대는 순간 너도 모르게 노트와의 계약이 이루어진 거지.
계약을 맺은 인간은 그 노트의 주인이 되. 그리고 그 노트를 사용할 수 있게 되고”
그 말을 듣고 나서야 밖에서 일어난 일에 대한 주인아줌마의 태도를 이해 할 수 있었다.
‘주인아줌마는 이 악마를 볼 수도 없고 소리조차 들을 수 없다는 것이겠지...’
이해 할수 없는 일들의 퍼즐이 하나하나 맞춰지면서 점점 이 여자애를 악마라고 인정하게 되는 것 같아서
무서웠다. 눈앞에 악마가 있고, 그 악마의 물건과 내가 계약을 했다는 것, 누가 생각해도 긍정적으로 생각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이때 나의 머리를 스쳐 지나가는 생각이 하나 있었다...
“그렇다면...... 제가... 이 노트를 사용해서 다른 사람들의 성욕을 조절 할 수 있다는 것인가요?”
프롤로그에서 밝혔지만 주인공의 이름은 충수입니다. (특정인물과 전혀 상관없어요)
S-노트 1편 "S-NOTE의 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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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김없이 아침 8시를 알리는 핸드폰 알람소리가 울리기 시작했다. 나는 침대에서 나오기 싫은 생각이
굴뚝같았지만, 아침 수업만은 늦지 말자는 자신만의 신조를 지키기 위해 천근만근인 자신의 몸을 억지로
일으킬 수밖에 없었다. 고시텔 공동화장실에 가서 세수부터 하고 학교 갈 준비를 마친 후, 가방을 들고
고시원 사무실 앞을 지나 밖에 나서는 그 순간
‘탁!’
뒤에서 무언가 떨어지는 소리가 났다. 유리.. 도자기 같은 물건이 떨어진 게 아니란 건 소리를 통해 바로
알 수 있었다. ‘뭐지’라는 생각에 뒤를 돌아본 나의 눈에 들어온 것은 바로 노트. 그것도 표지에 ‘S-NOTE
라고 써 있는 노트였다.
“뭐야..;누가 떨어뜨렸나?;”
하고 올려다본 고시텔 건물엔 어느 창문도 열려있지 않았다.
‘누군가 주워달라고 하는 사람도 없고... S-Note? 무슨 의미지... 설마......?’
막연한 기대와 함께 그 노트를 집어 들고 아무 생각 없이 첫 장을 넘겨보았다. 하지만 노트엔 아무것도
쓰여 있지 않았고, 단지 보통의 줄 노트처럼 보조선이 쳐져있을 뿐이었다.
“뭐야.. 아무것도 아니었네;”
그렇게 실망하고 다시 그 노트를 내려놓으려는 순간 뒤에서 여자 목소리가 들려 왔다.
“하아.. 이거 일이 곤란하게 되어버렸네...”
나는 노트 주인이 온 걸로 생각하고, 노트를 돌려주기 위해 뒤로 돌았다.
“아 죄송합니다. 보려고 한 건 아니...... 에~!!!?”
그곳엔 10살에서 15살 정도라고 생각되는 여자애가 서 있었다. 놀랄만한 것은 바로 그 아이가 입고 있는
옷이었다. 어른도 해변가에서 입기 힘든 매우 야한 진한 자주색 비키니... 그 아이가 입고 있는 옷은 너무
나도 얇고 가늘어서 사실 옷이라고 부르기도 애매하고, 아주 중요한 부분만 간신히 가리고 있다고 생각될
정도였다. 그리고 눈길을 끈 또 다른 점은 아이라고 생각하기 힘들 정도의 비정상적으로 큰 가슴이었다.
C? D?컵에 가깝다고 생각될 정도로 큰 가슴이었다.
‘우와...요즘 아이들은 발육이 대단히 왕성하구나... 하긴 티비에서도 가끔 아이들이 너무 조숙하다는
뉴스도 나올 정도니...’
한참동안 멍하니 그 아이의 가슴을 쳐다볼 수 밖에 없었다. 적당히 태닝한 것 같은 살짝 구릿빛 피부색에
파이즈리를 해도 될 것 같은 큰 가슴, 결정적으로 그 가슴의 대부분을 들어내 놓고 있는 그 아이의 비키니같은
옷... 이 모든 게 내 가슴을 뛰게 만들기 충분했다.
어렵사리 가슴에서 시선을 땐 나는 그 아이의 가슴 옆에서 무언가가 살짝살짝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응?? 저건 뭐지??’
‘날개’였다. 그것도 손바닥 2~3개 정도의 면적을 지닌 작고 검은 날개였다.
나는 ‘이건 뭔가 아니다...’라는 생각에 다시 그 여자애를 전체적으로 보기 시작했다.
그때서야 그 아이의 전체적인 모습이 게임에서 나오는 소악마의 이미지를 닮았다는 것을 눈치 챘다.
‘흐응... 일본에는 많이 있다고 들었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코스프레를 하네... 그것도 대낮에 이런 복장으로...’
어찌저찌 코스프레로 결론을 내리고 나서 다시 본론으로 들어갔다.
“저기.. 노트를 본건 미안해요. 돌려드릴께요”
그 소악마 코스프레를 한 여자애는 노트를 자신에게 건네자 다시 한 번 큰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 이걸 어쩐다... 아우!! 데베는 왜 이걸 떨어뜨려가지고!!”
하늘을 보며 데베라는 분에게 소리치는 그 여자애를 보면서 나는 노트를 건네는 자신의 손이 민망해짐을 느꼈다.
“아아.. 떨어지자마자 바로 주우러 온 건데...... 휴... 어쩔 수 없나... 이봐! 인간!”
나를 부르는 호칭이 너무나 어색하게 느껴졌다.
‘응? 인간? 뭐야;; 이애 너무 악마 코스프레에 집중한 것 아닌가...?
혹시 나 지금 매우 귀찮은 애에게 걸려든 건가...’
새로운 방법의 종교 활동인지.. 여러 가지 생각이 드는 가운데, 내 머리를 스쳐 지나가는 사실은
어서 학교에 가서 출석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저기..; 미안한데, 나 지금 수업 들어가야 해서 좀 바쁜데...; 노트 니꺼 맞지? 어서 가져가”
귀찮은 아이는 빨리 떨어뜨려야겠다는 생각에 내 입에선 자신도 모르게 반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내 말을 들은 그 여자애는 매우 어이가 없고 짜증난다는 표정을 지었다.
“시끄러! 이봐 인간. 너 지금 니가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모르지? 넌 지금 너무너무 큰일을 일으킨 거라고!
왜?! 왜?! 2초만! 아니 1초만 노트를 늦게 건드렸으면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잖아!!”
다짜고짜 반말을 쏟아내며 큰소리치는 이 여자애에게 슬슬 화가 나기 시작했다.
‘뭐야 이거; 애가 도대체 교육을 어떻게 받았으면 이런 식으로 버릇이 없을 수 있는 거지?’
어이없는 표정을 짓고 있는 나에게 하이 톤의 음성이 다시 한 번 쏘아진다.
“이봐 인간. 아무래도 너에게 많은 걸 말해줘야 할 것 같으니까, 다시 집으로 들어가.
지금 집에서 나오는 거 맞지?”
“뭐?? 야! 난 너의 그 이상한 놀이에 맞춰줄 시간 없거든? 빨리 이 노트가지고 집에 들어가!”
이렇게 하지 않으면 계속 귀찮게 할것 같다는 판단에 결국 나는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하지만 나는 이내
내가 엄청난 실수를 저질렀다는것을 알 수 있었다. 나의 말을 들은 그 여자애의 표정은 싸늘하게 굳어져
버렸고, 그 여자애를 감싸고 있는 주변 분위기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 장난치는 거 아니니까 어서 들어가!!!!!!!!!!!”
순간 귀를 막을 수밖에 없었다. 그 조그마한 여자애에서 나온 목소리의 크기는 너무나도 커서 그 공기의
진동이 내 머리속을 울릴 정도였다. 그리고 주변 모든 소리는 압도당해버려서 내 귀에 들려오는건 주변
건물에 의한 메아리뿐이었다. 그리고 그 목소리의 분위기는 너무나도 싸늘해서 주위의 공기를 얼어붙게
만들어버리는 것 같았다. 그리고 눈앞에 보이는 광경에 나는 뒷걸음질 칠 수밖에 없었다.
‘공중에... 떠... 있어?!?!’
그 아이는 주위의 분위기를 압도할 정도의 포스를 내뿜으며 공중에 떠서 나를 내려다보고 있는 것이다.
소름이 돋았다.
그래도 나의 머릿속에선 아직도 이 아이가 코스프레를 하고 있는 것이라는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봐도 이건 인간이 만들어 낼 수 있는 모습이 아니었다.
마치... 절대자가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는 느낌이었다.
“더 이상 베르를 화나게 하지 마... 어서 그 노트를 가지고 너의 방에 돌아가도록 해”
이건 진심이었다. 더 이상 화나게 했다간 매우 위험해질 것 같았다.
난 본능적으로 그 노트를 챙겨 자신의 방에 들어가기 위해 사무실 앞을 지나갔다.
사무실에 있는 주인아줌마는 별일 있냐는 듯이 나를 흘끗 쳐다보며 다시 자신의 일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큰 소란이 났는데 어떻게 저럴 수가 있지?!’
순간 어이가 없었지만 일단 지금 자신의 방에 들어가지 않는다면 무슨 일이 생길 것만 같은 느낌에
주인아줌마를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방에 들어가자마자 일단 문을 잠그고 숨을 고르기 시작했다.
‘하아..하아.. 도데체 이게 무슨 일이야... 꿈인가? 내가 지금 꿈꾸고 있는 건가???’
꿈이라는 도피처를 통해 자기 위안을 얻으려고 하는 순간, 침대가 있는 쪽에서 그 여자애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흐응~♡ 이곳이 니가 사는 곳이구나~”
밖에서 들었던 싸늘하고 압도적인 목소리와는 반대로 지금 들려오는 목소리는 너무나 귀엽고 상냥한 목소리였다.
목소리의 이질감을 느낀 나는 곧바로 그쪽을 쳐다보았다.
“아... 아...”
그곳엔 밖에서 보았던 그 여자애가 있었다.
더 이상 날고 있지도 않았고, 밖에서 보았던 압도할만한 분위기는 없었다.
하지만 이방의 문은 하나, 즉, 이 아이는 그 ‘어딘가’를 통해 들어왔다는 것을 인지해 버린 내 뇌는
더 이상 운동신경을 움직일 힘이 없었다.
“뭐.. 내가 좀 너무했지? 나약한 인간에게 악마의 힘은 좀 부담스러웠을 거라고 생각해~ 미안~♡”
여전히 자신을 부르는 호칭에 대해 이질감을 느끼는 중에 ‘악마’라는 또 다른 생소한 용어가 들려왔다.
“여튼! 하아...... 넌 지금 니가 무슨 상황에 처해 있는지 넌 전혀 모르고 있겠지... 지금 니가 갖고 있는
그 쉘더말이야... 그건 7성급 악마 중 우리 서큐버스들이 관리하고 있는 쉘더야. 하지만 베르가 실수로
그걸 어떤 멍청한 8성급 악마에게 잠시 맡겨둔 사이에 이 녀석이 그걸 지상에 떨어뜨린 거지.. 그리고
그걸 니가 주은 거고...”
생소한 용어가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하.. 그렇게 멍때리는 표정을 하고 있으면 베르가 힘이 빠지잖아... 여튼! 잘 들어. 그 쉘더의 목적은
인간들 사이의 성욕을 관리하는 것이야. 그 쉘더의 마력 자체는 강하지 않아서 우리 악마들에겐
아무런 효력을 못 미치지만, 인간이 이 쉘더를 갖게 되면 쉘더와 인간 사이의 상당히 강력한 계약을...”
나는 도저히 이 상황에서 저 소악마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들을수도 없었고, 그럴 여유도 없었다.
게다가 만난지 몇분만에 알아들을 수 없는 단어들로 다짜고짜 장황한 설명을 늘어놓으려는 소악마를
가만히 둘수도 없었다.
“잠깐만!......요... 쉘더? 계약? 악마? 뭔 소린지 모르겠어.... 요....; 당신은 누구죠?”
“이런이런... 지금까지 뭘 들은거야... 집중하라고 했지?! 일단 내 이름은 베르. 7성급 악마 서큐버스야.
너.. 설마 서큐버스를 모르는 것은 아니겠지?”
보통의 경우, 여자애가 나에게 이런 식의 말투로 말한다면 싸가지 없는 아이라고 생각하고 말 테지만
지금은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입에서 존댓말이 저절로 나오고 있었다.
“서큐버스라면... 그... 남자의 정기를 빼앗아 죽음에 이르게 한다는 악마...를 말씀하시는 건가요?;;”
“그래~ 조금 와전된 건 있지만, 얼추 비슷해. 그렇다고 너무 긴장 하지마♡ 니 정기를 강제로 뺏을 생각은
없으니까. 최소한 니가 베르를 먼저 덮치지 않는 한 말이지 후훗~♡”
순간 작년에 돌아가신 할아버지가 잠깐 보였던거 같은 건 내 착각일까...
그리고 아까부터 계속 신경쓰이는점은 이 베르라고 하는 존재는 자신을 자꾸 3인칭으로 부른다는 점이다...
“쉘더라 함은.. 이 노트를 말씀하시는 건가요?”
“그래. 너희들은 이걸 노트라고 부르지. 이해하기 쉽게 하기 위해 베르도 노트라고 불러줄게.
저 노트는 아까 말했듯이 인간의 성욕을 관리하는 노트야. 우리 서큐버스들은 인간세상을 보면서 이 노트를
통해 모든 인간들의 성욕을 좌지우지 할 수 있지. 물론 인간이란 것들은 우리가 구지 관리하지 않더라도
어느 정도는 자발적으로 성욕을 느낄 수 있어. 하지만 이 노트의 능력은 인간에게 절대적이어서 아무리
야한 상황이 있더라도 흥분하지 않게 만들 수도 있고, 인간이 아무리 흥분하지 않으려고 노력해도 이 노트에
의해 절정에 이르게 만들 수도 있지”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어느 정도 마음의 안정을 찾아가고 있었다. 지금 눈앞에 있는 이 여자애의 정체를
악마라고, 서큐버스라고 지금 당장 믿긴 힘들지만 그래도 이 이야기의 어느 정도 신빙성이 있다는 것은
느낄 수 있었다.
“그럼 왜 이 노트가 존재하는 것이죠? 자발적으로 성욕을 느낄 수 있다면 구지 악마...분들이 컨트롤 하지
않아도 되지 않나요?”
악마분들.. 뭔가 표현이 어색하지만 내 입장에서 쓸 수 있는 최대한의 극존칭이었다.
“후훗~♡ 이유는 없어. 그냥 우리는 악마니까 인간 세상에 장난을 치고 싶은 거야. 그 책을 통해~♡”
순간 ‘그냥 악마니까’ 라는 말에 대답할 말이 없었다. 더이상 무슨말이 필요하겠는가;
그리고 아직 확실하게 믿은 건 아니지만 머릿속에선 악마, 쉘더, 노트 등의 단어가 점점 익숙해지고 있었다.
잠시 동안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정리한 후 다음 질문을 했다.
“그렇다면... 저에게 무슨 일이 일어 난거죠? 계약? 그건 무슨 뜻인가요?”
그 말을 들은 베르의 얼굴이 곤란함으로 가득 차기 시작했다.
“그게 중요한 거야... 지금 넌 그 노트와 계약을 맺었어. 그러니까 베르를 볼 수 있는 거야.
니가 처음 그 노트에 손을 대는 순간 너도 모르게 노트와의 계약이 이루어진 거지.
계약을 맺은 인간은 그 노트의 주인이 되. 그리고 그 노트를 사용할 수 있게 되고”
그 말을 듣고 나서야 밖에서 일어난 일에 대한 주인아줌마의 태도를 이해 할 수 있었다.
‘주인아줌마는 이 악마를 볼 수도 없고 소리조차 들을 수 없다는 것이겠지...’
이해 할수 없는 일들의 퍼즐이 하나하나 맞춰지면서 점점 이 여자애를 악마라고 인정하게 되는 것 같아서
무서웠다. 눈앞에 악마가 있고, 그 악마의 물건과 내가 계약을 했다는 것, 누가 생각해도 긍정적으로 생각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이때 나의 머리를 스쳐 지나가는 생각이 하나 있었다...
“그렇다면...... 제가... 이 노트를 사용해서 다른 사람들의 성욕을 조절 할 수 있다는 것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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