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육당하는 여자 - 1부

성진이는 자신의 고급스런 은색컨버터블을 타고 여느 때처럼 도시를 달리고 있었다.

“내가 생각했던 세상은 이런 것이 아닌데, 인생이 이렇게 따분한 것 일 줄이야...”

운전을 하면서 성진이는 나지막하게 한 숨을 쉬었다.


2년 전 불의의 교통사고로 부모님을 잃고 혼자가 되었을 때만 하더라도 성진이는 세상이 무너져 내리는 줄로만 알았다.
그러나 다행히도 성진이는 부모님이 남겨놓은 엄청난 재산이 있었기에 먹고 사는 데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부모님을 잃었을 당시만 해도 성진이는 무척이나 괴로워하고 힘들어했다.
하지만 성진이 앞으로 남겨진 어마어마한 재산으로 인해 성진이는 슬슬 방탕한 생활에 젖어 들어가기 시작했다.
먹고 살 걱정은 할 필요가 없었다.
그에겐 평생 쓰고도 남을 어마어마한 돈이 있었고, 그 돈 앞에 세상의 모든 사람들은 자신에게 굽신굽신할 뿐이었다.
돈으로 해결안되는 일이 없었고, 타고난 외모까지 가지고 있는 성진이에게 공략 못할 여자도 없었다.
마음만 먹으면 뭐든지 다 가질 수 있는 성진이에게 세상은 당연히 따분한 것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매일매일을 지루하게 살아가던 성진이는 어느 날 매우 흥미로운 것을 하나 발견하게 되었다.
그 것은 바로 SM 아니 더 나아가서 D/S라는 바로 주인과 노예간의 지배와 복종이라는 새로운 세상이었던 것이다.
성진이는 곧 그 것에 몰두하기 시작하였다.
물론 성진이의 능력정도면 노예로 삼을 여자를 구하는 것도 어려운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 것은 어디까지나 자신의 돈을 보고 노예연기를 해주는 것에 지나지 않을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따라서 성진이는 진짜 노예를 구하고 싶었다.
그리고 단순한 노예가 아닌 자신의 성욕을 함께 채울 수 있는 그런 암캐를 찾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제정신이 아닌 여자가 아니고서는 그런 여자를 찾기가 너무 힘들었다.
적당한 노예암캐를 찾지 못하게 되자, 성진이는 어떠한 계획을 세우게 되었고, 그는 그 계획을 노트에 자세히 적어나가기 시작했다.
일주일 내내 집에만 틀어박혀 계획을 짜던 그는 마침내 오른손에서 명품만년필을 놓더니 의자에서 일어나 창 밖을 바라보았다.
저녁노을이 붉게 물든 창문에 비친 그의 입가에선 음흉한 미소가 번지고 있었다.


다음 날 새벽 성진이는 자신의 멋진 은색컨버터블의 시동을 걸었다.
차는 미끄러지듯이 그의 차고를 빠져나와 네온사인이 거리를 휘황찬란하게 빛내고 있는 번화가를 향해 질주하기 시작하였다.

‘한 두 시간 쯤 지났나?’
‘생각처럼 목표물이 잘 나타나질 않는군’

하며 성진이는 속으로 되뇌었다.
거리에는 술에 취한 여자들이 비틀거리며 걷고 있었고, 아예 길바닥에 주저앉아 정신을 못차리고 있는 여자들도 보였다.
하지만 그 주위에는 일행인 듯한 사람들, 그리고 지나다니는 사람들과 차들이 너무 많아 성진이는 망설였다.
그랬다. 성진이는 술에 취해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는 여자를 자신의 차에 태운 후, 자신의 음흉하고도 사악한 계획을 실행하고자 했던 것이다.

“이거 안되겠어, 아무리 새벽이라지만 보는 사람들도 많고, 거리가 너무 밝아”

성진이는 안되겠다 싶었는지 차를 돌려 자신의 집으로 향하였다.
그렇게 며칠을 헛수고하던 성진이는 계획을 바꾸기로 하였다.

“아무래도 번화가는 안좋겠어, 사람들이 적은 동네골목길을 타켓으로 삼아야겠다”

그렇게 생각을 바꾼 성진이는, 자정이 다 되었을 무렵 자신의 차를 몰고 자신이 살고 있는 동네와 멀찍이 떨어진 다른 동네를 향해 차를 몰았다.
한참을 차를 몰며 주변을 물색하던 성진이는 저 앞에 한 여자가 술에 취한 채, 어느 집 대문 앞에 앉아 잠이 들어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성진이는 차소리가 나지 않도록 앞을 향해 아주 천천히 차를 몰았다. 그리고는 그 여자와 약 5미터 떨어진 앞에 차를 세우고는 조용히 차에서 내렸다.
주위에 지나다니는 사람은 없었고, 늦은 시간이어서 근처주택의 불빛들도 모두 꺼져있었다.
때마침 가로등도 꺼져있어, 행여나 누가 보더라도 자신의 얼굴이나 차번호를 알아볼 순 없을거라고 판단한 성진이는 천천히 그녀 앞으로 다가갔다.
대문 앞에 주저앉아 술에 떨어져 자고 있는 그녀의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앳되고 귀엽게 생긴 얼굴에 성진이는 매우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더군다나 성진이가 좋아하는 까만 긴 생머리에 요즘 유행하는 청미니스커트를 입고 있는 그녀를 보고 있자니, 성진이는 벌써부터 자지가 빳빳하게 솟아올라 바지안에서 까딱까딱 춤을 추기 시작했다.
잔뜩 발기한 자지 때문에 더 이상 흥분을 가라앉힐수 없게 된 성진이는 주체할 겨를도 없이 자신의 차 뒷좌석에 그녀를 눕혀놓곤 다시 한 번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좋아, 아무도 본 사람은 없군‘

성진이는 안에서 문을 열 수 없도록 뒷좌석의 도어락을 걸어놓고 서둘러 시동을 걸었다.
그리고는 라이트를 끈 채, 오로지 미등에만 의지하여 그 동네를 빠져나왔다.
30여분 정도를 달려, 차가 다니지 않는 한적한 곳에 차를 세우고 실내등을 켠 채, 성진이는 뒷좌석으로 가보았다.
그녀는 아직도 잠에 취해 자고 있었고, 그녀의 입에선 숨을 내쉴 때마다 독한 술냄새가 풍겨나왔다.

"크~~ 오지게도 마셨나보군”
“하긴 그래야 내가 널 업어가도 모르지, 흐흐흐흐”

하고 성진이는 음흉하게 웃었다.
그녀의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아까는 어두워서 몰랐는데, 상당한 미인이었다.
체구도 갸날픈데다 청순하게 보이는 얼굴을 보자, 성진이는 아주 약간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내가 미친놈이지, 어떻게 이렇게 여리고 순진하게 생긴 여자를 납치해서 노예암캐로 쓸 생각을 하다니‘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말일 뿐, 마음은 이미 이 예쁘고 귀여운 여자를 자신의 성욕을 채우는 데 사용할 수 있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저 멀리 달아나고 있었다.
일단 여자가 갑자기 깨어날지도 모를 일이었기에, 성진이는 준비해온 볼개그(입에 채우는 SM기구의 일종)를 입에 채워 소리를 지르지 못하도록 하고, 눈에는 안대를 씌운 채, 끈으로 손과 발을 묶어버렸다.

“이젠 깨어나도 좀 안심이 되겠군, 후훗”
“하긴 니가 깨어나봐야 여기 도와줄 사람은 아무도 없겠지만 말이야”

성진이는 그녀의 가방을 열어보았다.
가방 안에는 그녀의 핸드폰과 지갑, 다이어리, 화장품이 들어있었다.
우선 그는 혹시 필요할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는, 그녀의 핸드폰에 저장되어 있는 모든 전화번호와 메시지 그리고 스케쥴 등까지도 일일이 다 자신의 수첩에 옮겨 적었다.
그러고나서는 핸드폰의 전원을 끈 채 본체와 배터리를 분리하여 길 옆으로 흐르고 있는 강물속에 퐁당 던져버렸다.

“흐흐, 이 년을 업어올 때도 본 사람은 없었고, 핸드폰마저도 강물 속에 들어가 버렸으니 이제 날 잡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겠어. 하하하”

이제 그녀의 지갑을 열어보았다.
지갑 안에는 약간의 현금과 몇 장의 카드가 들어있었다.
그러나 돈이 남아돌아 처치곤란인 성진이에게 그깟 돈 몇 푼 따윈 전혀 관심의 대상이 될 수가 없었다.
성진이는 다시 지갑을 들여다봤고, 어렵지 않게 그 안에서 그녀의 신분증을 찾을 수가 있었다.

“김성경 860821-2063812라...”
“그래, 22살이었군. 어쩐지 앳되 보이더라니. 흐흐흐”

물론 성진이도 27살로써 많은 나이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자신보다 5살이나 어린 영계라는 생각에 입가에 침이 고이면서 다시 한 번 자지가 빳빳이 서기 시작했다.
주민등록증의 이름과 생년월일을 파악한 후, 그녀의 주소를 읽어보았다.

“호오, 천호동이 집인가? 아까 거기가 이 년 집인가보군”
“그러게 적당히 마시지, 머하러 그렇게 쳐마셔서 집에도 못들어가고 대문앞에 앉아있다 나같은 놈을 만났니. 흐흐흐”

지갑안에는 주민등록증 외에도 학생증이 있었는데, 그 것을 통해 성진이는 이 여자가 서울유명사립대에 다니는 3학년이라는 것도 알 수 있었다.

“크크, 여대생이라 이거 재밌어지는 걸? 하하하”

성진이는 그녀의 소지품을 다시 가방에 담은 채, 실내등을 껐다.
그리곤 다시 앞좌석으로 돌아와 시동을 걸고 차를 반대방향으로 돌려 이 계획을 위해 얼마 전 서울근교 외딴 곳에 비싼 돈을 주고 특별하게 마련해둔 별장을 향해 전속력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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