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여자의 주인 - 2부

월요일 아침.
K미술관의 데스크직원이 일상적인 하루의 업무를 시작하려는데 어떤 남자가 미술관으로 들어온다.

‘응? 어제 윤희씨에게 꽃 준 남자잖아?’

그 남자는 데스크 쪽으로 곧바로 걸어가더니 대뜸 직원에게 묻는다.

“어제 전시장에서 그...안내 같은 거 해주시던 여자 직원분, 혹시 출근 하셨나요?”
“윤희씨 말씀이시죠? 윤희씨는 오늘 안 나오시는데요.”
“아...”

실망한 기색이 역력한 남자의 표정에 데스크직원은 재미있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여 안 해도 될 말을 덧붙인다.

“윤희씨는 주말에만 전시장지킴이 아르바이트 하러 오시는 거예요. 여기 직원이 아니라요.”

다음 주 주말에는 나온다는 팁을 준 것임을, 눈치 빠른 남자는 바로 알아듣고 약간 표정을 풀면서 꾸벅 인사한다. 전시장 쪽은 돌아보지도 않고 바로 나가는 폼이, 오늘 여기 온 목적이 오직 윤희에게 있음을 조금도 숨기지 않는다.

“꽤 진심인가 보네. 윤희씨 부럽다...”

데스크 직원이 혼자 중얼거리며 다시 업무에 집중한다.

******

K미술관의 관장실, 윤희의 주인은 자꾸 어제 일이 생각난다. 윤희는 분명 자신의 것인데, 뭔가 만족스럽지 못한 기분이다. 윤희의 주인이 바라는 관계는 완전힌 소유. 하지만 윤희를 소유하고 있으면서도, 뭔가 채워지지 못하고 있는 느낌이 드는 이유는 뭘까.

‘내가 지금, 윤희를 가진 것으로 모자라 그 이상을 원하고 있는 건가?’

그 질문에 대한 답은, 그렇다. 이다.

그저 가지는 것만으로는 성에 차지 않는 자신의 성향.
윤희의 주인은 윤희에게, 자신의 가면을 완전히 벗어버리고 싶다.
그리고도 윤희가 자신을 떠나지 않았으면 한다.

지나친 욕심이란 것을 알면서도 바라게 되는.
자신이 얼마나 이기적인지 알면서도 결국은 원하는 바를 얻으려 할 것임을.

주인은 책상 밑바닥에 아직 치우지 않은 짓이겨진 장미꽃잎들을 힐끗 내려다본다.

사실, 어제 자신의 심기를 불편하게 한 암캐에게 주인은 순수한 고통을 주고 싶었다.
윤희가 즐길 수 없는. 정말 참고 견뎌야 하는, 그런 종류와 강도의 고통을...

윤희의 주인은, 윤희가 자신을 위해 어떤 괴로움도 감내했으면 한다.
스스로의 쾌락을 위해서가 아니라, 온전히 주인인 자신의 기쁨을 위해서.

그것이, 윤희의 주인이 생각하는 ‘진정한 소유’이다.

******

윤희는 회사에 출근은 했으되, 정신은 다른 곳에 가있다.
윤희는 근래에, 평생 느껴보지 못할 줄 알았던 성적인 쾌락을 최근 몇 주 동안 주말마다 느끼고 있는 중이다.
그러니, 주중에도 회사 일에 집중이 잘 될 리가 없다.
머릿속은 온통 주인님 생각 뿐...

‘아...내가 원래 이렇게 음란한 여자였었나??’

윤희는, 쾌락이 좋으면서도 자꾸만 자신이 변하는 것 같아 두렵고 초조하다.

“윤희씨 요즘 얼굴 완전 폈네?”
“그러게요. 대리님 남자친구 생기셨어요?”
“무, 무슨...아니에요, 아니야...”
“에이~~ 분명 누구 생기신거 같은데요, 남친 아님......썸남?”
“주중에 이틀에 하루 꼴로 야근 하는 거 보면 꼭 그런 건 아닐지도 모르지.”
“하긴, 애인 생겼음 바로 칼퇴! 잖아요. 그쵸?”
“호호호, 그러니까 말이야. 그래도 뭔가 있긴 있어보여...”
“아, 갑자기 커피가 땡기네요~~호호~~ 차장님, 연주씨, 커피 드실래요? 제가 타올게요.”

회사 동료들의 대화 이슈가 되는 것을 피하고자 윤희는 얼른 자리에서 일어선다.
탕비실에서 믹스 커피를 타며 몰래 한숨을 쉬는 윤희...

“애인...이라면 더 좋을까?”

윤희는 문득, 자신의 주인이 저에게 장미꽃을 바치며 자신을 찬미하는 장면을 머릿속에 그려본다. 아니, 그려보려 애쓰지만, 도통 상상이 되질 않는다.
주인님은, 주인님인 것이다.

하지만 애인이라면, 좀 더 많은 시간을 함께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리고 평상시엔 좀 더 알콩달콩한......

윤희가 주인님을 만나는 시간은 주말에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기 전 한 시간, 그리고 가끔 끝나고 난 후 한 두시간 정도가 전부다. 어쩔 땐, 일이 끝나고 나면 주인님이 아예 출타중인 경우도 종종 있다. 물론 자신에게는 아무 언질도 없다. 안 계시면, 그냥 안 계신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윤희가 딱히 주인님이 일이 끝나고도 항상 계셨으면, 하고 바라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러한 관계가 대체 무엇인지...윤희는 알 수 없다는 느낌이 든다.

주중에 일찍 퇴근하여 집에 들어가면, 어쩐지 허전하고 공허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윤희가 이틀에 한번 꼴로 야근을 하는 이유는 사실 여기에 있다.
낮에 업무에 집중이 잘되지 않기도 하지만, 그보다도 외롭다는 감정을 느끼고 싶지 않아서가 더 크다......

******

싱숭생숭한 마음으로 일주일을 보낸 윤희.
그리고 다시 토요일 아침.

윤희는 고민 속에서도 토요일이 되었다는 사실에 들뜬 기분을 억누르기 힘들다.
주말이면 늦잠을 자고 싶기도 하건만, 오히려 토요일만 되면 새벽부터 눈이 떠진다.

정성스레 화장을 하고, 평소엔 하지 않는 볼터치도 슬쩍 해본다.
어떤 옷을 입을지도 고민이다.
주인님을 생각하면 데이트하는 기분으로 한껏 차려입고 싶지만
아르바이트를 할 때에 적당한 옷차림이라는 것도 있으니 선택이 쉽지 않다.

그렇게 옷장을 30분이 넘도록 뒤지고서야 단정하면서도 화사한 매력을 어필할 수 있는 코디가 완성된다.

하지만 윤희가 K미술관에 들어가자마자 맞닥뜨린 사람은 주인님이 아니라, 지난 주 장미꽃을 쥐어준 남자다. 이번엔 장미가 아닌 백합을 들고 있다.

“저, 관장님은 아직 출근 안하셨어요?”
“관장님 오늘 외부미팅 있으셔서 오후 늦게 오세요. 걱정 말아요. 윤희씨 화이팅!”

아무것도 모르는 데스크 직원이, 윤희를 향해 잘해보라는 듯 윙크까지 날린다.
윤희는 이 상황을 어째야할지 몰라 난처한 웃음만 나오는데, 백합을 들고 있던 남자가 윤희를 보고 찬탄 어린 표정을 숨기지 않는다.

“오늘 너무...아름다우시네요.”
“아, 저어...이러시면 곤...”
“저 무지 후회했어요. 그날 그냥 그러고 가버린 거. 설마 주말에만 나오실 줄은 몰랐거든요.”
“아......저는 아르바이트라서...”
“그렇다고 들었어요. 10시부터죠? 아직 한 시간 정도 시간 있는데, 근처에서 커피 한잔 하실래요?”
“하지만......”
“에이, 일주일동안 기다린 성의도 있는데...이러기에요?”

남자가 시무룩한 눈빛으로 윤희를 바라본다.

“다른 거 바라는 거 아니고, 저 정말 욕심 없어요. 잠깐 윤희씨랑 같이 얘기 나누고 싶어서 그래요.”
“제 이름은 어떻게 아셨어요?”
“아, 데스크직원이 알려주던데요. 미안해요. 멋대로 이름 불러서.”
“......아니에요.”
“제 이름은 안 궁금해요?”
“네?”
“전 진규에요. 김진규.”

완전히 일방적이다.
하지만, 좋게 보면 적극적인 거다. 열정적인 거고.

윤희는 시계를 본다.

“15분 전까진 들어가야 되요. 준비해야 될 것도 있고요.”

“걱정 말아요. 바로 길 건너에 샹떼르제 라고, 작은 커피숍 있던데, 거기 가죠!”

진규는 기쁨에 들떠 얼른 윤희를 미술관 밖으로 에스코트 한다.

주인님의 부재...라는 핑계에 자기합리화를 하며 진규를 따라나서는 윤희...
물론 윤희의 마음은 오직 주인님에게로 향해있기에 작은 반항? 아니 작은 투정 같이
그렇게 진규의 데시에 응한 것이다.

커피숍에 자리를 잡고 앉자마자, 남자친구가 있냐고 묻는다.
윤희는 머뭇거린다.
어째서 편의상으로라도 그렇다 라고는 말을 하지 못하는지, 스스로도 잘 모르겠다.

“지금은...당분간 누구 만날 생각 없어요...‘

하지만 진규는 쉽게 윤희를 포기할 마음이 없어 보인다. 무슨 일이 있냐고 묻다가 다시 그냥 편한 사이로 지내자고 한다. 윤희가 마음이 열릴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한다.

“그건 그렇고, 주말엔 여기서 아르바이트하시고, 주중엔 무슨 일 하세요? 저는 영업 쪽 일 하고 있어요. 덕분에 외근이 잦죠.”
“네에......전 그냥 평범하게 회사 다녀요.”
“에이, 사람이 하는 일에 평범한 일이 어디 있어요. 무슨 일이든 다 특별하고 나름대로의 고충이 있는 건데요...”
“그렇긴 한데...특별히 힘든 일은 없어요. 야근이 좀 많은 것 빼곤...”
“하하하, 그게 제일 힘든 거 아니에요? 그럼 주말엔 좀 쉬고 싶을 것 같은데...이렇게 아침부터 또 아르바이트도 하시고, 정말 부지런하시네요. ”
“아아, 이거는 아르바이트긴 한데, 그냥 취미삼아 좋아서 하는 일이에요...”

딱히 특별히 끌리는 건 아니지만 생각보다 싫지 않고 편안한 대화가 이어진다.
결국엔 전화번호까지 알려주게 된 윤희.
전시장에 서 있는 내내 끊임없이 진규에게서 카톡이 온다.
주인님이 없는, 따분한 미술관에서의 하루를 심심치 않게 해주고 있는 그였기에, 윤희는 그의 카톡에 꽤 성실히 답해준다.

다음 날인 일요일에도 주인의 사무실은 하루 종일 비워져있다.
그렇게 아르바이트가 끝나고 나면, 다음 주말이 될 때까지 윤희는 주인과 연락을 할 일이 없다.
깊은 한숨과 함께, 알 수 없는 서운함이 든다.

‘없으면, 없을 거라고 얘기라도 해주지...내가 무슨 진짜 노예도 아니고...“

섭섭함 때문인지 외로움 때문인지, 윤희는 진규와 계속 연락을 이어나가다 주중에 식사약속을 잡게 된다.


******


야근을 밥 먹듯 하던 윤희가 6시 30분에 컴퓨터를 끄고 가방을 챙긴다.
진규와 저녁식사를 함께 하기로 한 날이다.
식사를 한 뒤엔 내친김에 영화까지 보기로 한 상황.
윤희는 이왕이면 이런 약속의 상대가 주인님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그런 기대는 접어둔 상태다.
회사 건물 뒤 스타벅스 주차장에 차를 대놨다는 진규의 말에 윤희는 회사를 나와 건물 뒤로 이어진 골목길로 들어간다.
스타벅스 주차장에서 어렵지 않게 진규를 발견하고 가볍게 손을 흔드는데 핸드폰이 울린다.
진규 쪽으로 걸어가며 백에서 핸드폰을 꺼낸다.

“얇게 입었네요. 저녁엔 기온 많이 떨어진다는데, 가디건 같은 거 가져왔어요?”

얇은 소재의 원피스를 입고 있는 윤희의 차림을 보고 진규는 걱정하듯 묻고, 윤희는 잠깐만요, 하며 핸드폰의 발신인을 확인한다.

주인님이다.

당황한 윤희는 엉겁결에 그 자리에서 전화를 받는다.

“......주, 아니, 여보세요?”
“어디니?”
“저, 회사 끝나서 이제 퇴근하려고요.”
“아직 회사야?”
“네. 아뇨, 지금 막 나왔어요.”
“그래? 오늘 별다른 일 없으면 잠깐 보려고 전화했어.”
“아......”
“무슨 일 있어?”
“아뇨...그게...”

어쩌지?......어쩌지??......어쩌지???
너무나 갑작스러운 주인의 전화에 윤희는 안절부절 못하다가 진규와 눈이 마주친다.

“누구에요?”

진규가 묻자 윤희는 식겁을 하고 핸드폰을 손으로 막으며 몇 걸음 물러선다.

“저, 저, 제가 조금 있다 다시 전화 할께요. 죄송해요. 바로 전화 할게요.”

윤희는 주인의 대답을 듣지도 않고 얼른 전화를 끊는다.
진규는 윤희가 왜 그러는지 몰라 어리둥절한 얼굴로 재차 묻는다.

“누구 전환데 그래요? 무슨 일 있어요?”
“진규씨......”
“......??”
“......정말 미안해요.”
“뭐가요?”
“우리 약속, 다음으로 미뤄야 할 것 같아요.”

윤희의 말에 진규의 표정이 어두워진다.

“......갑자기 왜요? 무슨 일인데요?”
“그게......급한 일이 생겨서요.”
“누구 전환데요? 갑자기 이렇게......”
“......”
“......어디로 가야되는데요? 데려다 줄게요 그럼.”

진규는 조금이라도 윤희와 함께 있고 싶은 마음에 차문을 열어준다.

“그게......정말 미안해요. 여기까지 왔는데......”

윤희는 곤란한 표정으로 진규에게 재차 사과를 하고, 진규는 윤희가 자신의 차에 탈 마음이 없다는 것을 알고 실망을 애써 참으며 혼자 차에 탄다.

“다음에 내가 저녁 살께요....”

윤희는 그렇게 미안한 마음을 덜어내며, 진규의 차가 주차장을 완전히 빠져나가는 것을 보고 나서야 핸드폰 발신버튼을 누른다.

“주인님...”
“무슨 일인데 전화를 그렇게 끊어?”
“아, 갑자기 화장실이 너무 급해서...죄송해요.”
“......어디니 지금?”
“아, 아직 회사 근처에요. 주인님은 어디세요?”
“나 네 회사 앞이야 지금.”
“네??”
“넌 어딘데?”
“아...전 회사 뒤쪽 골목에 스타벅스가 있는데......”
“그리로 간다.”

******

주인님의 차 안.

“어쩐 일로......주중에 다 보자고 하셨어요?”
“보고 싶어서. 왜? 그러면 안 되니?”
“앗, 아니요......”
“주말에 급한 스케줄 때문에 미술관에 갈 여유가 없었어.”
“네에...”

윤희는 아무렇지도 않은 척 하려하지만 자꾸 웃음이 비어져 나온다.
주중에 주인님이 자신을 불러낼 줄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기 때문에...윤희는 주인이 자신을 어디로 데려가는지도 모르고 그저 행복감에 젖어있다.

“윤희야. 다리 벌려봐.”

주인님의 목소리에 윤희는 놀라서 고개를 돌린다.
윤희의 주인은 운전대를 잡고 앞만 주시하고 있다.
하지만 주인님의 명령을 두 귀로 똑똑히 들은 윤희는...망설이다 천천히 다리를 벌린다.

“의자 위로 발 올리고.”

두 발을 의자위로 올려 무릎을 완전히 접고 쪼그려 앉은 자세가 되니
기장이 그리 길지 않은 원피스가 금세 허리 위로 말려 올라간다.
그제야 주인이 힐끗 윤희의 다리 사이에 시선을 준다.

“......속옷 입었네.”
“네에...”

미술관에서 전시장지킴이를 할 때 윤희는 주인의 지시로 팬티를 입지 않는다든지, 아니면 딜도를 삽입해둔다든지 하는 식으로, 자신이 암캐임을 느끼게 하는 복장을 한 가지씩 하곤 한다.
하지만 주중의 생활에 대해서는 주인의 터치가 전혀 없었기에 윤희는 낮이든 밤이든 일반 여자들과 다를 바 없는 생활을 해오고 있다.

“뒷좌석에 쇼핑백 있어. 팬티 벗고 그걸로 갈아입어.”

조수석에 앉아있던 윤희가 뒷좌석을 돌아보니 하얀색 쇼핑백 하나가 있다.
손을 뻗어 쇼핑백을 자신의 앞으로 끌어당긴 후 안을 열어보니 팬티스타킹이 하나 있다.

“아......”

노팬티에 스타킹...
윤희는 자신이 완전히 밀폐된 공간이 아닌 일반 시내도로 위의 달리는 차 안에 있음을 인지하고 있다.

“여, 여기서, 지금 갈아입어요?”
“왜, 싫어?”
“아...아뇨...그게...”

윤희의 시선이 저도 모르게 창문 쪽으로 향한다. 옆 도로에 차가 많이 꽤 지나다니긴 하지만 다행히 창문 유리창이 짙게 썬텐이 되어있어서 바깥에서는 거의 보이지 않을 것도 같다.
꿀꺽, 침을 한번 삼키고 팬티의 양쪽 끄트머리를 잡는 윤희. 엉덩이를 살짝 들어 팬티를 얼른 벗어내고 스타킹을 두 발에 끼워 넣는다. 달렸다 멈췄다 하는 차 안에서 낑낑대며 스타킹을 허벅지까지 끌어올린 다음 엉덩이를 다시 들어 완전히 착용을 하려는데, 뭔가 가운뎃부분이 허전한 느낌이다.

“아...이건...”

중요부위에 닿는 부분이 동그랗게 뚫려있는 스타킹이다.

“마음에 들어?”

고개를 돌리니 가벼운 미소를 짓고 있는 주인의 옆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부끄러우면서도 흥분이 되는 윤희...
볼에 홍조를 띠고 팬티스타킹을 허리춤까지 끌어올려 매무새를 정돈한 후 치마를 내리려고 한다.

“아까 자세 다시 해봐.”

다시 무릎을 접고 다리를 벌린다...

맨 엉덩이를 타이트하게 감싼 스타킹의 감촉도 그러하지만, 은밀한 부위만 뻥 뚫려있어 더욱 자극적인 느낌이다. 스타킹의 탄력이 워낙 좋아 두툼한 보짓살과 보짓털들이 동그란 구멍 사이로 볼록 삐져나와있다.

“......귀여운데?”
“힝...”
다리 좀 더 활짝 벌려봐. 뭘 그렇게 부끄러워 해”
“아아...주인님...”

윤희는 계속 옆 도로의 차들이 신경 쓰인다. 썬 텐이 되어있긴 하지만, 퇴근시간의 시내라 그런지 차들이 움직이는 속도가 느리다. 신호를 한번 받으 면 좀처럼 움직이지 않으니, 옆 차에 탄 운전자가 마음먹고 유심히 보면 왠지 다 볼 수도 있을것만 같아 두렵다.

“벌써부터 엄살떨면 어떡해? 이제 창문 열려고 하는데.”
“네에??? 주인님, 아, 제발 그건......!!”

태연한 주인의 말에 윤희는 깜짝 놀라 저도 모르게 다리를 오므린다.

“똑바로 벌려. 아직 창문 열지도 않았어.”

주인의 엄한 목소리에 윤희는 어쩔 줄을 모르고 연신 주인의 얼굴과 창문을 번갈아보다가 할 수 없이 다시 다리를 벌린다.

“앞에 서랍 열어보면 안대랑 딜도 있어. 둘 다 꺼내.”
“아...!!”
“말 안 해도, 뭘 해야 하는지 알겠지?”
“으......주인니임......”
“뜸 들이지 말고 대답해.”
“흐윽...네......”

윤희는 앞으로 일어날 일들을 피할 수 없음을 깨닫는다.

주인님과의 데이트란 이런 것이다.
주말이 아니라...주중에 보아도...미술관이 아니라도...자신은 그저 주인님의 암캐...
윤희는 반쯤의 체념과 함께 새로운 상황에 대한 두려움, 그러면서도 알 수 없는 기대감이 범벅이 된 채 조수석 서랍을 연다.

어차피 주인님의 말씀을 거역할 수 없다면..얼굴이라도 가릴 수 있게 안대를 준비해주신 것에 감사하여야겠지.
윤희는 그렇게 생각하며 안대와 딜도를 꺼내는데......세상에.
딜도의 크기가 거의 주인님의 것과 맞먹는다.

윤희의 주인의 물건은 정말 한국인으로서는 드문 크기이기에, 과연 그것을 자신의 보지에 잘 집어넣을 수 있을까 걱정되는 마음을 든다.
우선 안대부터 착용한다.
그리고 딜도를 쥔 손을 다리 사이로 가져가...볼록 튀어나온 보짓살의 갈라진 틈을 비집으며 구멍에 위치를 잘 맞춰 살살 밀어넣어본다.

하지만 역시나, 아직 충분히 젖지 못한 보지에 커다란 딜도가 잘 들어가지지 않는다.
윤희는 어떡하지, 하며 딜도의 머릿부분으로 구멍 주위를 문지르다 다시 한번 시도해보지만, 역시나 뻑뻑하여 삽입이 쉽지 않다.

시간이 지체될수록 차 안의 분위기가 점점 긴장되어간다.

“똑바로 못하지. 내 말이 그 정도로 우습다 이거지?”
“아...아니에요, 주인님...흐잉...정말 잘 안 들어가져서...”
“안 들어가지면 침을 발라서라도 쑤셔 넣어야 될 거 아냐?!”

주인의 무서운 목소리에 윤희는 아차 싶어 얼른 딜도를 빼내 입 안에 넣고 굴리기 시작한다.
자신의 침을 듬뿍 발라 다시 구멍에 맞춰서 넣으니 아까보다 한결 수월하게 밀려들어간다.

딜도의 끄트머리만 남긴 채 보지 안으로 밀어넣고 천천히 왕복을 하니 그에 응답하듯 안 쪽에서 애액이 스며나오기 시작한다.

“하아......”
“똑바로 해라. 음탕한 암캐랑 드라이브하는 기분 좀 제대로 느껴보게.”


앞이 안 보이니 더욱 온 신경과 감각이 아래로 쏠림을 느끼는 윤희...
게다가 안대가 얼굴을 반쯤은 가려주니 만약의 경우에 대한 두려움도 상당히 덜어진 상태...
윤희는 오른 손으로 딜도를 더욱 크게 움직이며, 왼손으로는 클리토리스를 문지르기 시작한다.

“하응...주인님......”

윤희가 어느정도 스스로 상황에 젖어 들어감을 인지한 주인은, 차가 멈춰선 타이밍에 조수석 쪽 창문을 연다.

위잉 하는 소리와 함께 바깥바람이 차안으로 흘러들어와...윤희의 몸을 휘감고 은밀한 부위를 스치고 지나간다.

“아....”

정말로 주인이 창문을 열어버렸다는 것을 알자, 난생 처음 겪는 상황에 대한 당황과 불안감, 두려움, 창피함이 뒤섞여 입술을 깨무는 윤희...그러나 복잡한 감정 안에서 이상하게도 묘한 기대감이 마음 한 자락에 피어난다.

“예쁘네. 계속해.”

약간은 선선한 저녁 바람을 느끼며 한 두 블록 쯤 지나서 다시 차가 섰을 무렵, 어디선가 또 위잉 하고 창문 여는 소리가 들린다.

“음? 옆 차가 창문 여네?”
“아.....!”

주인의 무심한 목소리에 딜도를 움직이던 윤희의 손이 가늘게 떨린다.

“벌써 너 봤나보다. 이 쪽 보는데?”
“아아...어떡해 난 몰라......!!”
“큭...뭘 어떡해. 내숭 떨지 말고 계속 하던 대로 해. 찔꺽찔꺽 소리 나게.”

주인이 코웃음 치며 빈정대자 윤희는 정말 창피해죽을 것 같은 자신을 계속 몰아세우는 주인님이 서운하기도하다. 하지만 울상을 지으면서도 흥분이 되는 것은 어쩔 수 없어 더욱 암캐처럼 딜도로 원을 그려가며 자신의 보지를 쑤신다.
그때 윤희의 조수석 창문 너머에서 휘파람 소리가 들려온다.

‘아......!!!’

누군가가 정말로 자신의 음란한 자위쇼를 발견했다는 생각에...
수치심과 흥분이 뒤섞여 정신이 혼미해진 윤희...
더욱 빨라진 손놀림으로 딜도가 찔꺽거리며 보지 속을 드나드는 가운데...

“아흥...!,,,,,,아앙...하아앙...”

옆 차에서도 다 들릴 만큼 큰 소리로 교성을 내고 만다.

차 안에서 보지구멍만 뚫린 스타킹을 신고...창녀처럼 다릴 훤히 벌리고...
스스로 딜도로 씹구멍을 쑤시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모르는 누군가가 보고 있다...
그렇게 상상만 해도 부끄러워 미칠텐데...
실제로 바로 옆에 그러한 존재가 있음을 귀로 확인받으니...
윤희는 자신이 진정 암캐가 된 듯 한 충격 속에서 거부할 수 없는 흥분의 파도에 휩싸여
보짓물을 더욱 흥건하게 쏟아낸다...

그러다 차가 다시 움직이고....얼마 뒤 다시 서면 이번엔 또 아까와는 다른 이에게 음탕한 모습이 보여진다...
말 그대로 지나가는 누구라도 들여다보면 볼 수 있는 그런 장소에서...아무나에게 보여지고 있다...

“하. 저 놈 좀 봐라...아주 창밖으로 목을 빼들고 보네.”
“하아앙...”

윤희의 주인은 옆에 선 차의 사내가 창문을 내리고 아예 고개를 빼내어 대놓고 윤희의 치태를 구경하는 것을 보고 일부러 큰 목소리로 묻는다.

“윤희야. 좋아?......”
“아흥.....주인니임.......”
“대답해봐. 누가 니 보지 봐주니까 좋아?”
“하앙....몰라요...힝....”
“뭘 몰라 모르긴? 씨발년...씹물을 아주 질질 흘리면서...? 빨리 대답 안해?”


주인이 윤희의 허벅지 연한 살을 쥐어 비튼다.

“아얏...!좋, 좋아요. 주인니임...좋아요.,,”
“큰 소리로 말해봐. 옆에 다 들리게.”
“흐....좋아요...! 아아......”

몇 번을 그렇게...가다 서다 반복하다 어느새 차도가 뚫렸는지 속도를 일정하게 내며 달리게 되자 윤희의 주인은 창문을 닫는다.

어느덧 안대를 벗고...딜도를 여전히 삽입한 상태에서 운전석 쪽으로 몸을 틀어 주인의 자지를 입에 머금은 윤희...
그렇게 운전하는 주인의 물건을 물고 핥고 빨며 봉사하는 동안 어느새 목적지에 다다른다.

“생각보다 오래 걸렸네. 배고프지 암캐야?”

그들이 도착한 곳은 북악스카이웨이 올라가는 길에 있는 어느 한정식집.
주인은 차를 발렛을 맡기기 전에 윤희에게 먼저 옷매무새를 고치고 자리를 정돈할 시간을 준다.

“쯧쯧...좌석시트에 씹물 묻은 거 봐라. 차 안에 아주 네 씹물냄새가 진동을 하네. 창피해서 어디 발렛파킹 맡기겠니?”
“흐응....죄송해요 주인님...”

윤희는 빨개진 얼굴로 물티슈를 꺼내 자신이 여기저기 흘린 액을 깨끗이 닦는다.

안으로 들어서니 긴 복도에 양 옆으로 미닫이 문의 방들이 쭈욱 줄지어 있고, 종업원이 그 중 한 방으로 둘을 안내한다. 4인용 크기의 좌식 테이블 하나가 놓인 아담한 방이다.

“무슨...요정 같아요.”
“오붓하게 식사하기 좋은 곳이지. 다른 사람들 신경 안 쓰고.”

윤희의 주인이 정식 둘을 시키자 종업원이 2인 식기를 셋팅 해준 뒤 메뉴판을 들고 나간다.

주인과 단둘이 마주보고 앉아있으려니 괜히 어색, 민망하여 눈동자만 동글동글 굴리는 윤희.
그런 윤희를 빤히 쳐다보며 말없이 미소 짓는 윤희의 주인.
그런데 평소의 짖궂은 미소나 수치를 주는 빈정대는 웃음이 아니다.
사랑스러워하는 마음이 느껴지는, 따뜻한 애정이 담긴 미소라 윤희의 마음이 새삼 콩닥거린다.


******


둘은 함께 맛있는 저녁을 먹고 북악스카이웨이를 따라 드라이브도 하고 산책도 한다.
마치 보통의 연인들처럼 그렇게...

북한산 산등성이에서 아름다운 서울의 야경을 내려다보는 윤희와 윤희의 주인.

윤희는 자신의 허리를 감싸 안은 주인의 팔에 기대 서있고, 주인은 그런 윤희를 뒤에서 포근하게 받쳐주고 서 있다.
자신의 등에서 느껴지는 주인님의 온기와, 이따금 자신의 머리카락을 쓸어주고 뺨과 목을 부드럽게 터치하는 주인님의 손길에, 그 따스한 애정에, 윤희는 연애 때도 느껴보지 못한 어떤 벅차오르는 감정을 느낀다.

그렇게 말 없이 체온을 나누며 야경을 바라보던 중, 윤희의 주인은 자신의 한쪽 손을 윤희의 아랫배를 지나 치마밑단으로 가져간다.
그리고 치마를 들추고 바로 보지털을 쓰다듬기 시작한다.

윤희는 자신의 보지속으로 주인님의 손가락이 비집고 들어오는 것을 가만히 느낀다.
주인님이 자신의 뒤를 가려주고는 있지만....두 사람의 뒤쪽 공터에는 다른 연인들과 밤나들이 나온 가족 단위의 사람들이 제법 있어 그들의 떠드는 소리가 윤희의 귀에 전부 들린다.

어느덧 보지 깊숙이 박혀 들어왔다 나갔다를 반복하는 주인님의 손가락에....윤희는 얕게 숨을 헐떡인다.


“이대로 여기서...우리 암캐 눕혀놓고 박고 싶다......”
“......주인니임......”

자신의 엉덩이에 완전히 밀착된, 꼿꼿히 발기한 주인님의 뜨거운 육봉이 고스란히 느껴져 윤희는 더욱 보짓물을 쏟아낸다. 그리고 그 보짓물이 그대로 제 주인의 손가락을 적시는게, 그 질척한 감각이 다리사이로 적나라하게 느껴진다. 왕복운동을 하는 손가락과 보짓살의 마찰음이 찔꺽찔꺽 더욱 요란해지고, 부끄러움으로 흥분이 배가 된 윤희는 더 많은 보짓물을 쏟아내고...

“...손가락 불겠다, 윤희야.”
“아흐으...주인니임......”
“누가 개보지 아니랄까봐, 질질 싸도 너무 싸네...쯧쯧.”

주인이 혀를 차며 구멍을 쑤시던 손가락을 빼내 윤희에게 보란듯이 내밀다.
엄지와 중지를 비볐다 떨어뜨리며 실처럼 이어지는 끈적한 점성의 씹물의 확인한다.
그리고 그 손가락을 그대로 윤희의 입속으로 밀어넣는다.

“아아...죄송해요 주인님...쪽쪽....”

윤희는 제 끈적한 씹물이 묻은 주인님의 손가락을 맛있는 사탕을 빨 듯 쪽쪽 빨고 살살 혀로 굴리며...속으로 생각한다.

주인님이 원하신다면...이 자리에서 박혀도 좋다고...
창녀처럼 다리를 벌리고 주인님을 받아들이고 싶다고...
주인님이 원하시는 시간, 원하시는 장소에서 자신의 음란한 보지구멍을 주인님께 바치는 것만이
주인님의 암캐이고 노예인 자신의 유일한 소망이라고......

그러다 갑자기 오늘 약속을 급하게 취소한 진규씨가 떠오르는데...
기대하지 않았던 주인님과의 데이트를 만끽하고 있는 윤희는 진규씨가 아닌 주인님께 미안한 마음이 든다.
왠지 자신이 주인님 모르게 바람을 피려고 한 듯한 기분도 들고, 주인님께 본의 아니게 거짓말을 한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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