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연(惡緣) - 11부

악연(惡緣)





제 11장: 지영의 고민2







"여기는 같은 반 친구 유민이 그리고 이쪽은 3학년인 수정선배."



"안녕하세요!"



"안녕!"



태수의 소개로 두 사람이 인사는 나누었지만 서로를 바라보는 시선은 그리 좋지만은 않았다. 수정의 입장에서는 아침부터 태수 옆에 꼭 붙어있는 여학생이 맘에 들지 않았고 유민 또한 오늘 처음 대하는 선배임에도 그다지 맘에 들지는 않았다.



"그런데 아침부터 매점에는 왜? 머 사 먹으려고?"



"아니에요! 제가 태수한테 맛있는 거 사주려고 데려왔어요!"



"……."



수정이 태수에게 물어보았지만 대답은 옆에 있던 유민이 하였고 그런 유민을 수정이 한번 쳐다보고는 다시금 태수에게 시선을 주었다.



"저기 오늘 학교 끝나고 뭐할 거야?"



"태수 오늘 저하고 갈 때가 있어요!"



"저기 미안한데 나 태수랑 둘이서 할 말이 있거든 그러니 잠시만 자리 좀 비켜줄래?"



"……."



"싫은데요."



또다시 끼어드는 유민을 보고서 수정이 아미를 조금 찡그리고는 유민을 향해 한마디 하였지만 유민이 그런 수정의 말을 가볍게 무시하고 있었고 유민의 말에 수정이 조금은 황당한 표정을 하고서 막 유민에게 한마디 하려할 때 태수가 두 사람 사이에 끼어들었다.



"저기..유민아! 나 선배랑 이야기하고 금방 갈 테니까 너 먼저 매점에 들어가 있어."



"아, 알았어.."



태수의 말에 유민이 뭐라 하지 못하고는 수정을 한번 째려보고는 매점으로 들어가 버렸다.



"태수야! 오늘 학교 끝나고 누나 집에 안 갈래?"



"오늘은 힘들겠는데요! 아까 걔랑 약속이 있어서요."



"무슨 약속?"



"아~! 그런 일이 있어요!"



"나한테 말할 수 없는 거야?"



"그, 그게... 죄송해요."



태수의 말에 수정이 서운한 감정이 들었지만 겉으로는 내색을 하지 않았다. 방과 후 아까 그 아이와 무슨 일을 하기에 자신에게까지 말을 못하는 건지 수정으로서는 서운한 감정과 함께 궁금증도 커져만 가고 있었다.



"무슨 일인데 그래?"



"……."



수정이 이대로 물러날 수 없다고 생각했는지 다시 한 번 태수에게 물었고 태수는 태수대로 유민의 프라이버시에 관한 거라 선뜻 수정에게 말해주지 못하고 있었다.



"저기 누나 내가 나중에 말해줄게요! 지금은 조금 힘들어요!"



"그래 뭐..그렀담. 할 수 없고.."



"미안해요."



"아니야! 괜찮아!"



수정이 말은 그렇게 했지만 속으로는 무지 서운한 감정이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모양이었다.



"그럼 저 먼저 들어가 볼게요."



"응! 그래!"



매점 안으로 들어가는 태수를 바라보던 수정이 힘없이 자신의 교실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아까 그 선배랑 잘 아는 사이야?”



매점 안은 아침부터 빵이나 라면을 사먹는 아이들로 북적였고 태수가 들어오자 유민이 기다렸다는 듯이 다가오고 있었다.



“그렇다고 할 수 있지!”



“많이 친해?”



“왜? 궁금해?”



“궁금하기는.. 그냥 물어본 거지!”



자신의 말에 태수가 장난스럽게 받아치자 유민이 뚱하게 대답하고는 이미 고른 물건 값을 계산하기 위해 매점 카운터로 다가갔다.



“태수 너는 뭐 필요한 거 없어?”



“난 없는데!”



“그러지 말고 골라봐 내가 쏠 테니까!”



“정말이야! 난 됐어!”



“뭐! 그럼 할수없구! 그만 가자!”



“그래!”



매점에서 나온 두 사람이 본관 건물로 향하였다.



“자~! 오늘도 수업시간에 딴 짓하지 말고 열심히 공부하도록 해요!”



“네~!!!!”



담임선생님이 늘 아침마다 하는 전혀 바뀌지 않은 레퍼토리를 말하고는 교실을 빠져나갔고 아이들은 1교시 수업시간이 시작하기 전까지 또다시 수다를 떨고 있었다.



“위~잉!!”



점심시간까지 10여분 정도 남았을 무렵 뒷주머니 안에 있던 휴대폰이 부르르 떨며 문자메시지가 왔음을 알려주고 있었다.



->태수야 나 유민이 걔들한테 문자가 왔는데 ㅇㅇ공원으로 저녁7시까지 나오래. <-



->응! 알았어! 그리고 너무 걱정하지 말아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



태수와 유민이 서로 문자를 주고받으며 하교 후 있을 일에 대해 논의를 하고 있었다.



‘그 앤 태수와 어떤 사이일까? 보니까 둘이 엄청 친해 보이던데. 아침부터 같이 매점에 올 정도면..’



4교시 수학시간에 수정은 선생님이 설명하는 공식을 한쪽귀로도 들어오지 않고 있었다. 아침에 본 유민과 태수의 모습이 자꾸만 생각이나 도통 수업에 집중을 할 수 없었고 두 사람이 무슨 관계일까 하는 생각만이 머릿속에 맴돌고 있었다.



“윤 수정!”



“......”



“윤 수정!!”



“......”



“딱!!!”



“아얏!!”



“하하하!!”



“호호호!!!”



두 번의 부름 수학선생님이 자신을 두 번이나 불렀는데도 태수 생각에 잠겨있던 수정이 미처 자신을 부르는 선생님의 목소리를 듣지를 못했고 수업시간에 딴생각을 하고 있는 수정에게 다가온 선생님이 지시봉으로 수정의 머리를 한 대 때렸고 수정의 짧은 비명에 아이들이 웃음을 터트리고 있었다.



“무슨 생각을 그리 골똘히 하느라고 내가 두 번씩이나 불렀는데도 모르는 거야!”



“죄, 죄송합니다!”



“밖에 나가 손들고 서있어!”



“네....”



평소 엄하기로 소문이 난 수학선생님이었다. 공부를 잘하건 못하건 상관없이 자신의 수업시간에 딴 짖을 하다 걸리면 무조건 교실 밖으로 내보내는 수학선생님이었다. 평소 우등생으로 소문이 난 수정이지만 이번에는 어쩔 수 없이 교실 밖으로 나가 벌을 설수밖에 없었다.



“아휴~! 짜증나~!”



복도로 나오는 수정이도 자신에게 짜증을 내고 있었는데 수정이 수업시간에 교실 밖으로 쫓겨나기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 주된 이유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 태수생각에 빠져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요즘 들어 부쩍 태수생각에 빠져있는 시간 또한 많았다.



‘근데...학교 끝나고 단둘이서 어디를 가는 걸까?’



자신도 모르게 또다시 태수생각에 빠져들고 있는 수정이었다.







“약속시간이 7시까지라고 했지?”



“응! ㅇㅇ공원에서 기다린데.”



방과 후 태수와 유민이 선우가 정해준 약속장소로 가기 위해 학교에서 가까운 지하철역으로 향하였고 태수가 다시 한 번 약속시간을 유민에게 물어보고 있었다.



"근데..태수야..정말 혼자서도 괜찮겠어?"



"걱정하지 말라니까! 그런 놈들은 나 혼자서도 충분해!!"



"……."



전철 안에서 유민이 태수가 걱정스러운지 자꾸만 똑같은 말만 되물었고 자신을 걱정해주는 유민을 보며 태수는 정말 자신이 있다는 표정으로 유민을 달래주고 있었다.



"왔어?"



"잠깐만!"



두 사람이 약속장소에 도착한 시간은 7시가 조금 못된 시간이었고 두 사람은 공원으로 바로 들어가지 않고 태수는 약속장소에 선우가 나왔는지를 먼저 파악하고자 하였다.



"어! 저, 저기."



"어디!!"



"저기!"



유민이 손가락으로 가리킨 곳을 태수가 바라보자 귀공자타입의 남자하나가 그네 옆에서 서성이고 있는 게 눈에 들어왔다.



"저놈 한 놈이야?"



"그러게? 선우 한 명뿐이네."



"재가 선우야?"



"으, 응!"



"오히려 잘됐어! 유민이 너는 녀석이 안 보이는 곳에서 숨어 있어 내가가서 해결 할 테니까!"



"정말 괜찮겠어?"



"걱정 말고 내말대로 근처 커피숍 이런데 들어가 있어!"



"응! 알았어! 그리고 몸조심해!"



"응!"



유민이 커피숍으로 들어가는걸. 확인한 태수가 선우가 있는 곳으로 천천히 걸음을 옮기며 녀석의 행동을 유심히 관찰하였다. 태수가 한눈에 보기에도 녀석은 요즘 여자들이 좋아할만한 꽃미남 스타일이었다.



"야! 나 좀 보자!!"



"????"



공원 안은 아직까지는 쌀쌀한 저녁 날씨 탓인지 운동하는 사람은 거의 보이지를 않았고 유일하게 공원에 있다 시피 하는 선우에게 다가간 태수가 나지막하게 목소리를 깔며 선우를 부르고 있었다.



"저, 저요?"



"그래! 씨발아! 이리와 봐!!"



"왜, 왜요?"



태수의 말에 선우가 겁을 먹었는지 주춤거리며 선뜻 다가오지 못하고 있었고 전혀 예상 밖의 선우의 행동에 태수는 속으로 어이가 없을 지경이었다. 그래도 어느 정도 강단이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녀석은 완전히 쫄아서는 고양이 앞에 쥐처럼 오들오들 떨고 있는 게 아닌가.



“퍼~억!!!”



“컥!!!”



태수가 다짜고짜 말도 없이 선우를 붙잡더니 선우의 복부를 자신의 무릎으로 찍어버리고는 고통스러워하는 선우의 머리를 휘어잡고서 자신을 바라보게 하였다.



“너 유민이 알지!”



“네, 네??!!”



태수의 말에 선우는 자신이 지은 죄가 있기에 가슴이 철렁 내려않는 느낌을 받았다.



“내가 왜왔는지 말 안 해도 알겠지! 좋은 말로 할 때 따라와라!”



“네, 네!”



완전히 겁에 질린 듯 선우의 대답이 즉각적으로 튀어나왔다.



“퍽! 퍽! 퍽! 퍽! 퍽!”



“아아악! 아악!! 아아악!”



으슥한 골목으로 선우를 데리고 간 태수가 무차별적으로 폭행을 가하기 시작했다. 유민이 그동안 당한 일을 생각한다면 죽이지 않은 것만 해도 다행이다 싶었기 때문이다.



“너 이! 씨발놈 또 한 번 악소리 내면 아가리 찢어버린다!”



“퍽! 퍽! 퍽!”



“윽! 윽! 윽!”



다시 시작되는 무차별 폭행 태수의 폭행은 매우 교묘해서 결코 겉으로 폭행의 흔적이 남지를 않았다. 어디를 어떻게 때려야 폭행당한 표시가 나지 않고 아픔을 줄 수 있는지 태수는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사, 살려주세요! 잘못했어요! 엉~! 엉~!!”



“이 씨발놈이!”



“퍽~!! 퍽~!!”



“윽!! 윽!!”



선우의 말에 태수는 더욱 화가 치밀고 있었다. 차라리 자신에게 최소한 반항이라도 했다면 이렇게 까지 화가 나지는 않으리라 연약한 여자에게는 온갖 추악한 짖은 다하면서 자신보다 조금만 강한사람에게는 비굴하게 나오는 이런 녀석들을 태수는 경멸하고 있었다.



“야! 일어나!”



“엉~!엉~!어어!!”



“빨리!!!”



숨을 고르기 위해 때리는걸 잠시 멈춘 태수가 웅크리고 있는 선우의 뒷덜미를 잡아 일으켜 세우자 눈물과 콧물이 범벅이 된 얼굴을 하고서 울고 있는 선우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고개 똑바로 들어! 이 세끼야!!"



"자, 잘못했어요!"



"잘못? 지금 잘못했다고 하면 단줄 아냐!!"



"퍽!!"



"커~억!!"



선우의 말이 괘씸했는지 태수가 선우의 복부를 강하게 한대 쳤고 선우의 입이 고통에 의해 더없이 커지고 있었다.



"그때 찍었던 필름 어디 있냐?"



"그, 그게.."



"빨리 말 안해!!"



"예, 예! 집에 있어요."



"집에?"



"네~!"



태수는 선우의 말에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잠시 고민에 빠지고 있었다. 유민의 치욕이 담겨있는 필름은 당연히 회수해야했고 그러려면 선우를 이 자리에서 풀어줘야 했다. 그렇지만 이 녀석이 풀려나서 자신의 뜻대로 움직여줄지 그것도 의문이었다.



"정말 집에 있어?"



"예~!"



“지금 나한테 거짓말 하는 거 아니지?”



“예, 예!”



"지갑하고 휴대폰 줘봐!"



"...."



태수가 선우의 지갑 속에서 학생증을 꺼내더니 휴대폰과 함께 자신의 주머니 속에 집어넣었다.



"필름은 내일 이 자리로 이 시간에 가지고와! 그럼 휴대폰하고 학생증도 돌려줄 테니까!"



"네!"



"혹시나 해서 하는 말인데 경찰에 신고하려면 빨리해라! 그럼 아주 재미난 일이 생길 테니까! 기대해도 좋을 거야!"



태수가 하는 말이 무슨 말인지 선우도 잘 알고 있었다. 자신이 저지른 죄가 있기에 신고할 마음 같은 것은 전혀 없었다. 무엇보다도 유민에게 더 이상 미련이 없다는 게 더 솔직한 심정이었다.



"정확히 내일 이시간이다! 알았지!"



"네!"



"꺼져!!"



태수의 말에 선우가 자신의 지갑을 챙겨서는 부리나케 골목길을 빠져나가고 있었고 그런 선우의 모습을 태수는 착잡한 마음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마음 같아서는 죽지 않을 만큼 패주고 싶었지만 차마 그러지 못했다.



"어떻게 됐어?"



"언제부터 거기 있었던 거야?"



"그, 그게..헤헤!!"



골목한쪽에서 유민이 태수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유민이 공원에서 태수가 선우와 움직일 때 걱정스런 마음에 몰래 두 사람의 뒤를 따라와서는 골목 한쪽에서 두 사람을 쭉 지켜보고 있었고 선우가 골목을 빠져나가자 태수에게 다가온 것이었다.



"저기..일은 어떻게 됐어?"



"응! 내일 이 자리로 필름가지고 오기로 했어!"



"정말! 근데..걔들이 정말 가지고 올까?"



"물론 가지고 와야지! 안 오면 걔는 죽으니까!"



태수의 말에 유민이 태수를 바라보며 뭐라 말을 해야 할지 모르고 있었다.



"고, 고마워!"



"고맙기는! 그만 가자!"



"으, 응!"



태수가 자신의 가방을 챙겨서 자리를 뜨자 유민이 쪼르르 태수 곁으로 다가와서는 태수의 팔짱을 끼고 있었다.



"저기..태수야!"



"응?"



"혹시 말이야. 여자 친구 있어?"



"여자친구?"



"응!"



유민이 꺼낸 말에 태수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여자 친구 자신에게 딱히 여자 친구라고 할 만한 여자가 있었던가. 수정이 머릿속에 떠오르고 있었지만 수정선배를 여자 친구라 할 수 있는지 그것 또한 의문이었다.



"글쎄..."



태수의 입에서 부정도 긍정도 아닌 대답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없지!! 그럼 앞으로 너에 여자 친구는 나다!"



"뭐?"



"뭘 그리 놀래! 넌 내가 찜했어! 앞으로 다른 여자는 얼씬도 못하게 할 거야!"



조금은 당돌하게 말하는 유민을 보며 태수는 그저 웃음밖에 나오지를 않았다.



"나 여기서 학원으로 바로 가봐야 돼!"



"어 그래!"



두 사람이 가까운 버스정류장에 도착하자 유민이 차편을 확인하고는 자신이 다니는 학원으로 가는 버스가 있음을 확인하였다.



"그럼 들어가!"



"태수야!"



"응?"



"쪽!!"



"!!!"



정류장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지만 그런 것에는 신경 쓰지 않은 듯 유민이 태수에게 다가와서는 가볍게 입맞춤을 하였고 그런 두 사람의 행동에 정류장에 있던 사람들이 황당해하고 있었다. 물론 태수도 유민의 돌발행동에 황당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잘 가!!"



"으, 응!"



자신이 기다리던 버스가 오자 유민이 태수에게 인사를 하고는 황급히 버스에 오르고 있었고 유민이 버스에 타는 모습을 보던 태수가 집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퇴근시간에 접어들자 저마다의 사람들은 각자의 약속장소를 향해 분주히 발걸음을 움직이고 있었고 시내는 어둠이 내려앉자 휘황찬란한 네온사인으로 점차 물들여가고 있는 중이었다.



"어?"



태수가 네온사인이 가득한 유흥가를 걸어가고 있을 때 길 건너편에서 지영누나가 바삐 어딘가로 향하고 있는 게 태수의 눈에 들어오고 있었다.



"어디를 저렇게 열심히 가는 거야?"



부지런히 길을 걷고 있는 지영을 보며 태수는 무슨 급한 일이 있나보다 생각하고는 고개를 돌리려는 찰라 이상한 광경이 눈에 들어왔다.



"어?? 저 사람은!!"



지영으로부터 20미터 뒤에서 조용히 지영의 뒤를 따라가고 있는 남자를 보았는데 전에 집 앞에서 서성이던 남자라는 걸 태수는 정확히 알 수 있었다.



"뭐지? 저 사람은.."



지영의 뒤를 밞고 있는 남자를 보며 결코 저 남자가 지영에게 좋은 뜻을 가지고 접근하는 게 아니라고 생각한 태수는 사람들을 헤치며 빠르게 앞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헉! 헉! 헉!"



150미터 정도를 전력질주로 달려온 태수가 횡단보도 앞에서 신호가 바뀌기를 기다리다 지영이 걸어오고 있는 반대편으로 신호가 바뀌자마자 건너갔다.



"어머! 태수야!"



"누.....누나! 헉! 헉!"



"왜 그래? 무슨 일인데 그렇게 숨이 가빠?"



허리를 숙이며 숨을 몰아쉬는 태수를 보며 지영이 걱정스럽게 물었고 태수는 살짝 뒤를 보자 지영을 미행하던 남자가 태수의 등장에 조금 당황한 듯 걸음을 멈추고서 이쪽 사정을 지켜보는 듯 했다.



"누나!"



"응?"



"뒤에 이상한 남자가 따라오고 있어!"



"뭐!!!"



"뒤돌아보지 말고 나만 따라와!"



"으, 응!"



태수의 말에 지영이 화들짝 놀라 뒤돌아보려는 걸 태수가 급히 막으며 지영을 대리고 태연하게 걸어갔다.



"누나. 저기 보이는 골목길 보이지 저기로 들어가자!"



"으, 응!"



지영이 잔뜩 긴장하여 태수의 옆에 바짝 붙어서는 태수가 시키는 대로 하고 있었다. 두 사람이 골목길로 접어들 때 태수가 지영의 손을 잡고 눈에 보이는 건물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누나 저사람 아는 남자지!"



"……."



태수와 지영이 원룸처럼 보이는 건물 속으로 들어가 2층 창문을 통해 밖의 동정을 살피자 얼마 지나지 않아 지영을 미행하던 남자가 두 사람이 사리진 골목으로 들어와서는 두리번거리며 갑자기 사라진 두 사람을 찾는 게 지영과 태수의 눈에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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