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호선 모란역 - 상편

"또각... 또각"



스쳐 지나가는 또 하나의 발 소리는 잔뜩 끌어 올려진 쾌감을 묘하게 자극하면서도 연장시켜 나갔다.

지하철 8호선 종점 모란역. 승철은 화장실 장애인 칸에서 아직 말 한마디도 나눠보지 못한 여인에게 알를 맡기고 있는 이 상황이 밑기지 않았다.

그런 승철을 아랑 곳 하지 않고 여인의 고개는 다시 서서히 움직여 나갔다.

여인은 화장실 좌변기에 걸터 앉은 채 승철을 놓치지 않으려는 듯 두 손으로는 승철의 엉덩이를 꽉 잡고 머리를 움직여 나갔다.

여인의 머리가 움직일 때 마다 승철은 자신의 다리에서 힘이 빠져나가는 것을 느껴야 했다. 좌변기 옆에 설치된 쇠파이프를 꽉 잡은 승철의 손에는 담이 배이기 시작했다.

"뚜벅.. 뚜벅...." 이번에는 남자의 발 소리가 가까이 다가오다 사라진다.

모란역 화장실은 중앙에 장애인용 화장실을 두고 양 옆으로 남녀칸이 나눠져 있었다. 승철은 지금 장애인용 화장실에 있는 자신이 마치 귀신에 홀린 듯 했다.

고개를 내려 여인을 바라보았다. 순간 여인도 눈을 들어 승철을 바라보는 바람에 눈이 마주치고 말았다.

여인은 그제서야 제 정신을 차리는 듯 했다.

승철의 성기에서 비로소 입을 뗀 여인의 표정에 잠깐 후회가 스쳐 갔다.

160이 채 안돼보이는 작은 키... 그러나 여인의 몸은 완벽했다. 살짝 웨이브 진 머리결을 쓸어 올릴 때 보인 귀밑머리까지 여인은 요염했다.

잠깐의 공백...

어찌해야 하는가. 승철은 답답했다.



어쩌면 말 한디도 섞지 않은 낯선 여인이 낯선 사내와 함께 지하철 장애인 칸에서 이런 낯선 광경을 만든 것은 냄새때문이엇을 지 모를 일이다.

여름... 비... 그리고 사람냄새.. 아주 짧은 시간, 승철은 상황을 이렇게 만든 원인에 대해 생각했다.

여인을 만난지 불과 1시간도 채 흐르지 않은 시간이었다.



여름휴가가 한 창인 한 여름의 목요일...

휴가를 떠난 직원들의 빈자리를 메우느라 승철은 녹초가 될 지경이었다. 일기예보는 비가 올 것이라고 했는 데 하늘은 하루종일 먹구름 만을 드리우고 날씨는 더웠다.

습도까지 높아 불쾌지수가 오를 때로 오른 탓인 지 승철은 좀처럼 내지 않는 짜증을 직원들에게 내고 말았다.

그래서 만들어 진 위로와 화해의 자리...



을지로 길 가에서 벌어진 골뱅이 파티에서 승철은 취하고야 말았다.

승철에게 맥주는 젬병이었다. 게다가 사과의 뜻으로 잔을 돌리다 보니 평상시에 비해 승철은 평소 맥주 주량의 한계선을 넘고야 말았다.

노래방으로 이어진 자리에서.. 20대 중반의 푸릇함을 마음 껏 뽐내는 여직원들의 분위기 까지 마추다 보니 가뜩이나 늘어진 몸 상태가 더 말이 아니었다.

오늘 자리를 주선한 박이사는 나비날개 처럼 얇디 얇은 옷을 입은 여직원들과 몸을 부닥치는 재미에 흠뻑 빠져 좀처럼 자리를 파하려 하지 않았다.

결국 승철은 밤 10시가 넘어서야 집이 멀다는 핑계를 대고 자리에서 빠져 나올 수 있었다.



언제부터 내린 것인지.. 제법 굵은 빗줄기가 이미 거리를 흠뻑 적시고 있었다.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다른 날 같으면 대리기사를 찾았을 테이지만 주차장까지 걷기 조차 싫었다.

을지로 지하보도로 내려서 걸었다. 그냥...

먹고 살아야 한다는 것... 그리고 누군가를 책임져야 한다는 가장이라는 자리... 그리고 사그라 들지 않는 욕구...

승철은 뻔뻔해질 수 있는 용기를 가진 박이사가 차라리 부러웠을지 모른다. 노래방에서 승철의 눈도 사실은 여직원은 가슴에 그리고 다리사이에 고정되곤 했었다.

거기다 노래를 권하며 끌어당기는 여직원의 가슴이 팔꿈치에 닿을 때의 그 감촉은 승철의 잠재워 둔 욕구를 모두 깨워놓고야 말했다.

자리를 일찍 빠져 나 온 이유도 사실은 자신이 콘트롤 하지 못할 정도로 발전할 지 모를 잠재된 쾌락이 가져오게 될 상황이 두려웠기 때문인 것이 솔직한 심정이었다.



비가 내리는 탓인 지 늦은 시간이지만 지하철은 붐볐다. 조금만 움직여도 옆 사람의 살 갗이 겨우겨우 다스려 둔 쾌락을 자극해 왔다.

승철은 지하철 칸과 칸이 나뉘는 벽쪽에 몸을 기대고 눈을 감았다.

여름... 여자들의 옷차림은 무언가를 보여주고 싶어 안달이 난 것 처럼 보였다. 눈을 약간 만 돌려도 깊게 패인 가슴골과 면도자국이 선명한 겨드랑이 그리고 허벅지들이 쾌락을 유혹했다.

그것들을 피해 보고 싶었다.



왜 그랬을까? 구지 8호선 지하철을 탈 이유가 없었지만 승철은 잠실역에서 8호선 열차로 갈아탔다.

사람이 많은 것을 피하고 싶다는 것은 단지 핑계였다. 8호선 승강장은 오히려 더 많은 사람들로 복닥였다.

열차가 도착하고 승철은 출입문 옆 쇠파이프에 몸을 기댄 채 다시 눈을 감았다.

그러나 사람냄새는 승철에게 잠깐의 안식도 허용하지 않았다.

평상시에는 그리 붐비지 않는 8호선이었는 데 지하철은 2호선 보다 더 만원이었다.

승철의 바로 앞에는 하얀 블라우스 차림의 여인이 곤혹스러워 하고 있었다. 승철이 그 이유를 파악하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여인의 뒤에는 이제 막 군에서 제대했음직한 젊은 사내 하나가 어쩔줄 모르는 표정으로 붙어 있었다.

얼굴은 잔뜩 뒤로 물러나 있었지만 승철은 사내의 하리 아래를 상상하는 게 어렵지 않았다.

승철은 몸을 바짝 벽에 붙여 약간의 공간을 만들어 주었다. 그리고 이 움직임이 오늘의 사단을 불러 일으 킨 계기가 되었다.



여인은 승철이가 내준 반걸음도 안되는 공간 안으로 몸을 옮겼다. 약간의 움직임이었지만 그 움직임을 따라 여인의 향내가 승철의 코를 자극했다.

긴 머리.. 반듯한 이마와 긴 속눈썹.. 그리고 단정한 입술... 여인이 숨을 내 쉴때마다 향긋한 냄새가 승철의 코를 자극했다.

사람이 많은 탓인지.. 지하철 냉방은 한 여름밤의 더위를 모두 가져가지 못했다.

단추가 세개쯤 풀어진 블라우스 사이로 가슴골이 보였다.

티글하나 보이지 않는 맑은 피부였다. 그리고 하얀색 브레지어의 상단부가 흘낏 스쳐 보인다.

승철의 성기가 반응을 보였다. 난감했다. 여인은 키가 작았다. 발기 한 승철의 성기는 여인이 조금만 더 움직이면 그대로 여인의 허리부분에 닿을 것이었다.

더 이상 몸을 피할 곳도 없었다.



" 으흠, 으어 흠" 승철의 큰 기침을 알아들은 것은 여인의 뒤에서 자신의 성기를 비벼대던 사내였다.

승철은 말 대신 눈을 크게 뜨는 것으로 사내에게 경고를 보냈다.

다행히 사내는 이내 자신의 행동을 멈췄고 다음 역에서 서둘러 내렸다.



승철은 한 숨을 쉬었다. 이제 여인도 뒤로 물러나리라 그러나 이것은 단지 승철의 희망일 뿐이었다.

사내가 내린 자리는 이미 다른 승객으로 채워졌고 여인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걱정하던 대로 발기한 승철의 성기는 벌써 여인의 허리쯤에 몇번씩이나 닿는 바람에 오히려 더 커지고야 말았다.

여인은 아는 지 모르는 지 흔들리는 지하철의 움직임에 맞추어 주기적으로 승철의 성기에 자신의 몸을 갖다대고 있었다.

승철은 고통스러웠다. 아래로 발기한 성기가 주는 고통을 더 이상 참기 어려웠다.

승철은 겨우 비집고 손을 바지 주머니에 넣어 성기를 붙잡아 위로 올렸다. 한결 나아졌지만 여인은 이제 몸을 움직일 때마다 더 분명하게 승철의 발기한 성기를 느낄 수 밖에 없었다.

승철은 오해받고 싶지 않었다. 두 손을 머리 위로 올려 짐칸의 쇠 파이프를 잡았다.

여인은 몇 번이나 자리를 바꿀 기회가 있었는 데도 그리 하지 않았다. 오히려 즐기는 듯 했다.



승철은 생각을 바꿨다. 이대로 가다간 자칫 지하철 성추행범으로 몰릴 판이었다. 피하기로 했지만 그것도 불가능해져 버렸다.

여인은 마치 흔들리는 몸을 지탱이라도 하려는 듯 한 손으로 쇠파이프를 잡은 것이다. 이제 승철은 여인에게 마치 갖힌 꼴이 되버렸다.

그리고 곧 승철은 알 수 있었다. 자신의 성기에 와 닿는 여인의 부위가 달라졌다는 것을...

승철은 성기에 전해 오는 여인의 몸의 느낌이 단단해졌다는 것을 알았다.

단단하고 딱딱한 느낌... 여인은 까치발을 들어 자신의 치골을 승철의 성기에 밀착해 오고 있었다.

그 움직임이 얼마나 조심스러운 지... 바로 옆에 선 사람조차 눈치를 채지 못하는 듯 했다.

승철이 가볍게 무릎을 굽혀주자 여인의 몸은 더 강하게 승철에게 몸을 밀착해왔다.

여인은 표정은 그대로였지만 승철은 여인의 몸에서 나는 단내를 맡을 수 있었다. 여인의 가슴골도 처음보다 더 깊숙히 들여다 보였다.

승철의 머릿속에서는 아까 노래방에서 박이사의 행동이 펼쳐지기 시작했다.

박이사는 여직원이 노래를 부를 때면 일어나 함께 몸을 흔들었다. 팔을 크게 휘두를 통에 몇번씩이나 박이사의 손은 여직원의 가슴에 닿곤 했었다.

승철은 천천히 머리 위로 올렸던 손을 아래로 내렸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자신의 허벅지 위에 손을 올려 놓곤 지하철 흔들림에 몸을 맡겼다. 승철의 손은 여인의 타이트한 스커트 위로 닿았다.

여인의 몸에서 일어나는 잔떨림을 승철은 놓치지 않았다.

승철은 자신의 손을 주먹을 쥐었다. 지하철 흔들림에 기대지 않어도 승철의 허벅지위에서 주먹을 쥔 손은 여인의 허벅지에도 강한 압박을 가했다.

여인의 뜨거운 숨결이 느껴졌다.

승철은 다리를 살짝 벌렸다. 승철의 다리 사이로 여인의 다리가 들어왔다.

그러나 타이트 한 치마를 들어 올리기 전에 승철이 생각한 대로 허벅지로 여인의 성기를 압박할 수 없었다. 승철은 여인의 표정에서 아쉬움이 지나쳐 가는 것을 놓치지 않았다.

승철은 손은 주머니에 넣었다. 그리고 손가락을 세웠다. 생각대로 여인은 자신의 몸을 움직였다.

여인의 성기와 승철의 손 사이에 몇겹의 천 조각들이 있었지만 느낌은 그대로 전달돼 왔다.

"흑..." 여인의 입에서는 가벼운 신음소리가 흘렀다. 그리고 그 신음을 감추기 위한 위장 기침소리도....



승철은 다시 눈을 감았다.

옆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면 더 이상 진도를 나갈 수 없으리라... 차라리 눈을 감고 이 상황에 그저 몸을 맡겨보고 싶었다.

모든 상황은 이제 여인이 알아서 하면 될 일이었다.

여인은 이제 거의 완전하게 승철에게 몸을 여왔다. 아까보다 한산해 진 지하철... 누군가 승철과 여인을 본다면 연인관계라고들 생각할 정도로 여인은 노골적이었다.

승철의 무릎과 무릎사이에 여인의 무릎이 스쳤고... 성기 끝이 아파올 정도로 여인은 몸을 비벼 왔다.

승철도 한 손으로 여인의 허벅지를 쓰다듬어 주는 것으로 화답해주었다.

블라우스를 제치고 가슴에 입을 맞추고 싶었지만 그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다만 작은 숨결을 여인의 귓가에 불어넣어주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승철은 지하철 안내방송의 종착역 도착 안내소리에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불과 30여분의 시간이었지만 그 시간은 너무나 길었고... 너무나 짧았다. 이미 지하철 내부도 한산해졌다.

모란역 플랫폼에 열차가 들어서서도 여인은 승철에게서 몸을 떼지 않았다.

모두가 내리고 승철과 여인은 머쓱한 채로 그들의 뒤를 따랐다.



여인은 앞서 걸었고 승철은 뒤를 따랐다.

어찌하고 싶었지만 그러기에는 승철도 여인도 서로에 대한 정보를 너무나 몰랐다.

이미 시간은 11시가 훌쩍 넘었고...

여인은 어디론가 전화를 걸고 있었다.



승철이 앞서 걸었다.

모란역 계단은 참 길었다. 그 긴 계단을 여인의 뒷모습만 쳐다보고 걷다가는 미쳐 버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승철은 화장실 사인을 따라 화장실로 들어갔다.

담배한대를 피워 물고 승철은 자신의 바지를 내렸다.

전등불에 반짝이는 애액이 잠시 전의 상황을 증명하고 있었다.

휴지로 그 흔적을 지우며 승철은 오늘은 집에 들어가지 못할지 모른다는 예감을 지우지 못했다.



찬물로 얼굴까지 씻고 화장실 문을 나오던 승철은 자신의 손을 낚아채는 손길에 이끌려 장애인 칸으로 들어섰다.

그 여인이었다.



여인은 아무말 없이 성급하게 자신의 불라우스 단추를 풀렀다. 단추를 미처 다 풀지도 못한 채 여인은 블래지어를 자신의 가슴 위로 들어 올렸다.

단단하게 선 작은 젖꼭지가 승철의 혀를 간절하게 원하고 있었다.

승철은 서슴없이 젖꼭지를 입에 물었다. 시큼한 땀내음과 향수.. 그리고 욕정의 맛까지 한꺼번에 승철의 후각을 자극했다.

승철의 성기는 후각에 충실했다.

승철은 젖꼭지를 입술로 강하게 물로 혀를 돌려 나갔다.

" 아..." 여인의 입에서 심음소리가 새나왔지만 그 소리는 겨우 승철이가 알아들을 정도로 작았다.

승철은 이로 악문 여인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포갰다. 여인은 잠시 도리질을 쳤지만 승철의 혀가 자신의 입술에 닿자 서서히 자신의 혀로 승철의 혀를 맞았다.

감미로웠다.

승철의 한 손은 여인의 가슴으로 또 한손은 서둘어 치마를 끌어 올렸다.

여인의 다리는 맨살이었고 차가웠다. 손이 위로 올라가자.. 여인의 손이 팬티를 끌어 내려 자신의 깊숙한 동굴을 찾는 승철의 손을 도왔다.

깊은 그 곳은 뜨거웠지만 흥건하게 젖어있지는 않았다. 약간의 습기...

승철은 여인의 앞에 쪼그려 앉았다. 그리고 다리 하나를 들어 자신의 어깨위로 올려 놓았다.

코 끝을 자극하는 여인의 향기가 오랬만이었다.

허벅지에 승철의 입이 닿자 여인은 자신의 치마를 더 끌어 올렸다. 여전히 거들을 닮은 팬티가 거북했다. 내리면 승철의 어깨에 올라간 다리를 풀어야 했고..

그러자면 이 분위기가 깨질 것 같았다. 승철은 늘 갖고 다니는 주머니 칼을 꺼냈다. 그리고 여인의 엉덩이 뒤로 손을 돌려 칼 날을 빼냈다.

칼날을 한 쪽 다리 팬티위로 가져갔다. 그리고 잔뜩 말린 팬티 속으로 칼 날을 들이 밀었다. 팬티는 쉽게 찢어졌고 이 예측하지 못한 상황에 여인은 놀라는 눈치였지만 오히려 더 쾌감을 가져 가는 듯 했다.

이제 팬티는 한쪽 다리에만 걸쳐져 있고... 승철은 서슴없이 입을 그녀의 깊은 곳으로 가져갔다.

승철은 입술을 모아 깊은 동굴의 문을 ?었다.

작은 나비가 승철의 입김에 놀라 화들짝 날개를 폈다. 그 날개를 따라 동굴의 문도 천천히 열려갔다.



다음에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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