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신불명 - 상편
2019.03.1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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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세요! [푸른별밤]님. 제발이요.
처녀작에 보내주신 독자님들의 칭찬에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소굿맨님의 따가운 질책 가슴 깊이 새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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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 아이를 알게 된 우연은 정말 인연이라고 말할 수 있다. 아니 어쩌면
내가 만든 인연에 그 아이가 걸려 든 것일 수도 있다. 아뭏든 우리의 만남은
이렇게 시작 된다.
춘천 외곽에 자리 잡은 부대에서 말년 병장 세월을 보내고 있었던 나는 무료한
시간을 어찌 보낼까하고 늘 고민하던 그렇고 그런 아주 평범한 사병이었다.
그래도 자대배치 당시 총명함을 인정 받았던 나는 작전처 소속으로 군 생활을
잘 마무리 짖고 있었다. 그렇지만 역시나 말년 병장인지라 하릴없이 빈둥 거리기는
여느 말년과 다를바 없었다.
얼마나 심심했으면 사무실에 내려가 밤샘 작업중인
상병들에게 시비도 걸어 보고 일병들에게 장난도 처 본다. 그치만 누가 말년
병장의 시비를 좋아 하겠는가? 그렇게 시간을 보내던 나는 우연찮게 인사처에
들렀다. 그곳에 두달 후임과의 친분도 있고 아직 점호까지 시간도 있고 해서
들렀는데 그곳에는 일병 한명이 분주하게 편지를 정리하고 있었다. 각 중대로
내려 갈 우편물을 분류하고 있었다. 그의 노련한 손동작이 재미 있어 보이기도
해서 도와 준다는 핑계로 옆에서 얼쩡거리고 있는데 한쪽에 따로 모아둔
우편물 꾸러미가 눈에 들어 왔다. "이건 뭐냐?", "예 그건 잘못 온 편지들
입니다." 반송할 우편물 이라는 얘기였다. 난 그 우편물 들을 하나씩 넘겨 보다가
예뿐 꽃 편지지에 얌전하게 주소가 적힌 눈길을 끄는 우편물을 하나 발견할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그걸 왜 그때 내 야상 주머니에 몰래 집어 넣었는지
이해 할 수가 없다.
아뭏든 잠시후 어색한 인사와 함께 그곳을 빠져 나와 그 편지를 조심스럽게
뜯어 내용을 읽어 보았다. 역시 예상대로 여자 아이에게서 온 편지 였다.
편지 상황을 요약하면 이 편지의 송신인의 짝꿍이 군인과 팬팔을 하고 있었는데
그 사실을 부러워한 송신인의 부탁으로 짝꿍의 상대편이 동료 한명을 소개
시켜주게 되어 처음 편지를 쓴 내용이었다.
한줄 한줄에 조심스러움과 순진함이 묻어 나는 그런 내용이었다. 그리고
정성이 묻어 나는 그런 편지 였다. 상병때 애인과 헤어진 나는 실로 오랜만에
보는 소녀의 필체였고 한편 수신자가 부럽기도 했다. 그런데 자식 불쌍하기도
하지... 어쩌다 주소가 잘못 적어져 이렇게 어만 부대를 떠돌고 있는 편지의
수신인이 되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때 쯤 내 머리 속에는 또 한가지 재미 있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답장을 쓰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었다. 어차피 군인과 팬팔을 원한거였으니까
주소를 아주 잘못 찾은것도 아니었다. 당시 내 밑에는 작가 지망생 신병이
하나 있었고 난 그 신병을 불러내서 상황을 설명하고 편지 대필을 부탁했다.
부탁의 요는 내가 편지를 열게 된 그럴듯한 변명과 어차피 인연이 아니냐?
나랑 팬팔을 하는게 어떠냐? 난 전역을 달반 앞두고 있는 병장이니까 곧
만나서 더 잘해 줄수도 있다. 그리고 짝꿍의 상대남자의 동료보다는 내가
더 낳은 상대일꺼라는 설득과 함께 뭐 그렇고 그런 내용을 부탁했다.
난 답장이 온다면 군 생활 피게 해주겠다는 당근과 함께 만약 답장이 않오면
군생활의 꼬임을 협박했다. 사실 말년 병장이 무슨 힘이 있었겠냐만은
그래도 신병은 사활을 걸고 정성을 들여 쓰는듯 했다. 내용이 다 써지지고
내용을 검토해 본 나는 정말 놀랬다. 내가 여자라도 감동받고 답장할 만한 내용
이었다. 역시 작가 지망생은 아무나 하는게 아니구나 하는 감동과 함께
난 중대 서무계를 불렀다. 이번엔 대서 였다. 그는 중대에서 알아주는 명필이었고
다음날 그 편지는 군사우편이라는 도장과 함께 그년가 살고 있는 경남으로
날라 가게 되었다.
난 말년의 유희거리를 하나 찾은 샘이었다. 그 날 이후로 매일 인사처에 내려가 우편물을
제일 먼저 확인했지만 답장은 없고 인사 보좌관의 핀잔만 들었다. 그러기를
이주일 답장이 왔다.
내 편지에 대한 놀람과 함께 내 부탁을 들어 팬팔을 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이제 한달 갖남은 군생활 팬팔은 무슨... 몇일 후 난 여단대기로 발령이 낳고
여단본부 작전처에서 근무하던 나로서는 생활에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그저 하는일 없이 전역 교육을 받으면서 그 아이와 두서너번 편지를 주고 받았고
전역 전전날 그녀의 전화번호를 받을 수 있었다.
졸업후 입대했던 나는 말년 휴가때 원서를 낸 그럴듯한 기업에 취업이 되었고
신입사원 연수 등으로 한참을 바쁘게 지내면서도 그 아이에게 전화하는 건 잊지
않았다. 서울서 직장을 다니던 나로서는 경남이 집인 그 아이를 만나기 쉽지
않았고 그렇게 그렇게 시간은 흘렀고 바쁜 사회생활과 직장 동료들과의 애정관계가
막 시작 될 즈음 그 아이에게서 전화가 왔다.
한동안 연락을 못한것은 자신이 대입에 실패한 원인이고 지금은 서울 이모집에서
재수를 하고 있고 오늘 첫 모의 고사를 보았다는 내용이었다. 그아이의 목소리는
여전히 조심스러웠고 모의 고사를 잘 치르지는 못한듯 다소 침울한 목소리였다.
난 그 아이와 주말 약속을 잡았고 영화를 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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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세요! [푸른별밤]님. 제발이요.
처녀작에 보내주신 독자님들의 칭찬에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소굿맨님의 따가운 질책 가슴 깊이 새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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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 아이를 알게 된 우연은 정말 인연이라고 말할 수 있다. 아니 어쩌면
내가 만든 인연에 그 아이가 걸려 든 것일 수도 있다. 아뭏든 우리의 만남은
이렇게 시작 된다.
춘천 외곽에 자리 잡은 부대에서 말년 병장 세월을 보내고 있었던 나는 무료한
시간을 어찌 보낼까하고 늘 고민하던 그렇고 그런 아주 평범한 사병이었다.
그래도 자대배치 당시 총명함을 인정 받았던 나는 작전처 소속으로 군 생활을
잘 마무리 짖고 있었다. 그렇지만 역시나 말년 병장인지라 하릴없이 빈둥 거리기는
여느 말년과 다를바 없었다.
얼마나 심심했으면 사무실에 내려가 밤샘 작업중인
상병들에게 시비도 걸어 보고 일병들에게 장난도 처 본다. 그치만 누가 말년
병장의 시비를 좋아 하겠는가? 그렇게 시간을 보내던 나는 우연찮게 인사처에
들렀다. 그곳에 두달 후임과의 친분도 있고 아직 점호까지 시간도 있고 해서
들렀는데 그곳에는 일병 한명이 분주하게 편지를 정리하고 있었다. 각 중대로
내려 갈 우편물을 분류하고 있었다. 그의 노련한 손동작이 재미 있어 보이기도
해서 도와 준다는 핑계로 옆에서 얼쩡거리고 있는데 한쪽에 따로 모아둔
우편물 꾸러미가 눈에 들어 왔다. "이건 뭐냐?", "예 그건 잘못 온 편지들
입니다." 반송할 우편물 이라는 얘기였다. 난 그 우편물 들을 하나씩 넘겨 보다가
예뿐 꽃 편지지에 얌전하게 주소가 적힌 눈길을 끄는 우편물을 하나 발견할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그걸 왜 그때 내 야상 주머니에 몰래 집어 넣었는지
이해 할 수가 없다.
아뭏든 잠시후 어색한 인사와 함께 그곳을 빠져 나와 그 편지를 조심스럽게
뜯어 내용을 읽어 보았다. 역시 예상대로 여자 아이에게서 온 편지 였다.
편지 상황을 요약하면 이 편지의 송신인의 짝꿍이 군인과 팬팔을 하고 있었는데
그 사실을 부러워한 송신인의 부탁으로 짝꿍의 상대편이 동료 한명을 소개
시켜주게 되어 처음 편지를 쓴 내용이었다.
한줄 한줄에 조심스러움과 순진함이 묻어 나는 그런 내용이었다. 그리고
정성이 묻어 나는 그런 편지 였다. 상병때 애인과 헤어진 나는 실로 오랜만에
보는 소녀의 필체였고 한편 수신자가 부럽기도 했다. 그런데 자식 불쌍하기도
하지... 어쩌다 주소가 잘못 적어져 이렇게 어만 부대를 떠돌고 있는 편지의
수신인이 되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때 쯤 내 머리 속에는 또 한가지 재미 있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답장을 쓰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었다. 어차피 군인과 팬팔을 원한거였으니까
주소를 아주 잘못 찾은것도 아니었다. 당시 내 밑에는 작가 지망생 신병이
하나 있었고 난 그 신병을 불러내서 상황을 설명하고 편지 대필을 부탁했다.
부탁의 요는 내가 편지를 열게 된 그럴듯한 변명과 어차피 인연이 아니냐?
나랑 팬팔을 하는게 어떠냐? 난 전역을 달반 앞두고 있는 병장이니까 곧
만나서 더 잘해 줄수도 있다. 그리고 짝꿍의 상대남자의 동료보다는 내가
더 낳은 상대일꺼라는 설득과 함께 뭐 그렇고 그런 내용을 부탁했다.
난 답장이 온다면 군 생활 피게 해주겠다는 당근과 함께 만약 답장이 않오면
군생활의 꼬임을 협박했다. 사실 말년 병장이 무슨 힘이 있었겠냐만은
그래도 신병은 사활을 걸고 정성을 들여 쓰는듯 했다. 내용이 다 써지지고
내용을 검토해 본 나는 정말 놀랬다. 내가 여자라도 감동받고 답장할 만한 내용
이었다. 역시 작가 지망생은 아무나 하는게 아니구나 하는 감동과 함께
난 중대 서무계를 불렀다. 이번엔 대서 였다. 그는 중대에서 알아주는 명필이었고
다음날 그 편지는 군사우편이라는 도장과 함께 그년가 살고 있는 경남으로
날라 가게 되었다.
난 말년의 유희거리를 하나 찾은 샘이었다. 그 날 이후로 매일 인사처에 내려가 우편물을
제일 먼저 확인했지만 답장은 없고 인사 보좌관의 핀잔만 들었다. 그러기를
이주일 답장이 왔다.
내 편지에 대한 놀람과 함께 내 부탁을 들어 팬팔을 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이제 한달 갖남은 군생활 팬팔은 무슨... 몇일 후 난 여단대기로 발령이 낳고
여단본부 작전처에서 근무하던 나로서는 생활에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그저 하는일 없이 전역 교육을 받으면서 그 아이와 두서너번 편지를 주고 받았고
전역 전전날 그녀의 전화번호를 받을 수 있었다.
졸업후 입대했던 나는 말년 휴가때 원서를 낸 그럴듯한 기업에 취업이 되었고
신입사원 연수 등으로 한참을 바쁘게 지내면서도 그 아이에게 전화하는 건 잊지
않았다. 서울서 직장을 다니던 나로서는 경남이 집인 그 아이를 만나기 쉽지
않았고 그렇게 그렇게 시간은 흘렀고 바쁜 사회생활과 직장 동료들과의 애정관계가
막 시작 될 즈음 그 아이에게서 전화가 왔다.
한동안 연락을 못한것은 자신이 대입에 실패한 원인이고 지금은 서울 이모집에서
재수를 하고 있고 오늘 첫 모의 고사를 보았다는 내용이었다. 그아이의 목소리는
여전히 조심스러웠고 모의 고사를 잘 치르지는 못한듯 다소 침울한 목소리였다.
난 그 아이와 주말 약속을 잡았고 영화를 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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