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신불명 2 - 상편
2019.03.16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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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세요! [푸른별밤]님. 제발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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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안락한 차에 엉덩이를 깊이 넣고 조금은 편한 자세로 앉았다. 나는
어떤 기대로 오늘 영화를 보러 나왔을까? 그리고 영화관 안에서 그의 행동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또 왜 난 그의 손길이 움직이는 데로 아무 거부 없이
따라 다닌걸까?
지난번 상경때 일 이후로 난 내 정체성에 대해 혼란을 겪고 있었다. 잘 모르는
남성의 손길을 거부하지 못하는 소심한 성격일까 아니면 내 자신도 그걸
즐기고 있는 걸까. 이런 생각이 머리를 막 맴돌고 있을즈음 그가 몸을 앞으로
숫여 내게로 다가 온다. 흠짓 놀라기는 했지만 아까처럼 안전 밸트를 매주러
오는 것이리라 생각했다.
밸트를 앞으로 가져 오면서 그의 손등이 가슴을 스친다. 좋은 느낌이다.
영화가 끝난뒤 화장실에서 나름대로 수습은 했지만 여전히 젖은 팬티의
불쾌감은 어쩔수가 없다. 그가 밸트를 매어 주고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지
않는다. 두 손으로 내 어깨를 잡고는 키스를 해온다. 그의 입술 다소 얇지만
달콤하다는 느낌이 더 강하다. 굉장히 대담하면서도 서두르지 않는 그의
손길이 싫지 않다.
키스가 이어지면서 그의 손이 하나는 목뒤로 하나는 가슴으로 다가온다.
좀 두렵기는 하지만 이 주차장에서 어쩌겠어 하는 안심이 나를 안심시킨다.
난 두손으로 나의 원피스 앞자락을 쥐어본다.
그의 키스와 손길이 점점 거칠어 진다. 그렇게 주차장의 키스가 마무리 되어
가면서 그가 나에게 귀가 시간을 물어온다. 난 별다른 대답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주차장을 빠져나온 그의 중형차는 삼성동에서 압구정을 거쳐 한남대교 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아침부터 내린비가 차창을 때리고 백화점 앞에도 사람들이 별로 없다.
오른쪽으로 나란히 있는 두개의 백화점 건물을 지날때 우린 신호를 받아
멈추었고 그가 나의 손을 잡아온다. 난 두손으로 그의 손을 받았다.
아까처럼 혹여 사고가 날까하는 우려와 이 안에서 치마 밑으로 손이 들어 오는 것이
두렵기도 했다. 차는 한남대교 남단에서 잠시 올림픽 도로를 타는가 싶더니
이내 고수부지가 있는 옆길로 빠진다. 사실 지금에서야 그 지명을 알고 있을 뿐이지
당시의 나는 그가 가는데로 옆자리에 동승해 따라가는 그런처지였다.
차가 주차되었다. 뒤론 약간의 언덕이 있고 그 뒤로 올림픽 대로 위를 내달리는
차들의 소리가 들리고 앞에는 다소 넓은 주차장, 그리고 잔디밭 그 끝에는 한강이
펼쳐져 있다. 멀리 남산의 타워가 눈에 들어 왔다.
그는 서두르지 않았다. 그가 커피를 사 오겠다는 말과 함께 자리를 비웠고
난 잠시 지난 시간들을 돌아 보았다. 그와 시작된 팬팔, 그리고 몇통의 편지
그리고 나의 대입시험, 또 상경, 상경하던 버스 안에서의 당황스러웠던 기억.
이런 기억들의 끝에 오늘 학원 자습실에서 공부하겠다며 이모의 만류를 뒤로하고
나섰던 아침기억, 그리고 그를 만남에 설레였던 내 마음, 그리고 극장안에서의
그의 대담하고 침착한 손길. 이런 생각들이 어수선하게 아직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차문을 발로차는 느낌을 받았다. 그였다. 한 손에 두 잔의 종이컵이
또 다른 손에는 우산, 내가 몸을 숙여 운전석 문을 열어 주자 그는 어깨에
비를 무친채 차에 오른다.
일반 자판기 종이컵 보다는 좀 커보이는 컵에 따뜻한 커피가 김을 내고 있었고
하드 막대기 같은 티스푼을 대용할 만한 것이 눈에 들어온다.
차창은 이미 나의 온기와 내리는 비로 인하여 뿌였게 아무것도 볼수 없었고
앞창으로는 어쩌다 오가는 차들이 눈에 들어왔고 한강은 보이지 않았다.
다소 떨어진 거리에 몇대의 차들이 띠엄띠엄 더 주차되있었고 시동을 끄지
않아서 인지 차안은 여전히 따뜻했다. 정말 어디에도 없을법한 둘만의
밀폐된 공간이었다. 그 이후로 나이가 들면서 난 이 남자 말고도 가끔
비오는 날 데이트를 하게 되면 이곳에 온다. 그리고 나중에 안 일이지만
이곳의 차들은 대부분 데이트를 즐기는 연인들의 차이고 너무 가깝게
주차하지 않는 것이 예의란 사실도 알게 되었다. 밤에는 미등만 켜고
주차하는것도 잊지 않았다.
그의 손에서 내게 커피가 전해졌고 난 두손으로 받아 따뜻함을 음미하며
커피를 마셨고 한 이십여분 우린 우리가 만나게 된 인연과 나의 학원 생활,
그리고 그의 새로 시작된 회사생활을 소재로 얘기를 나누었던 기억이 난다.
그는 자상했고 예의가 있었다. 아까의 영화관 안에서의 행동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다. 하지만 난 곧 그의 눈빛을 통해 잠시후 벌어 질 일들을
어렴풋이 짐작 할 수 있었다. 커피를 다 마셔 갈 즈음 그는 창문을
조금 열고 담배를 한대 피웠고 내 컵과 자신의 컵을 창밖으로 버리는듯했다.
차창을 통해 밖이 조금 더 잘 보이는듯했다.
그가 담배를 다 피운데 창을 닫았을때 차창은 아까보다 더 푸옇게 되었고
그는 춥지 않냐며 히터를 조정하였고 차는 구름안에 있는듯 밖을 볼수가 없었고
그저 차창을 때리는 비만 조금 느낄 수 있었다.
약간의 두려움이 날 엄습했고, 이 남자가 나에게 무슨 행동을 할까 두려움과
기대가 엄습해 왔다. 솔찍히 지난번 버스 안에서의 기억은 엄마와 이모 때문에
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를 알지도 못했고 처음이라 두려웠다.
그렇지만 지금은 난 그의 신분을 알고 있었고 그는 멋지게 내게 다가왔다.
난 마음 속으로 다짐해 본다. 너무 심한 요구만 아니라면 촌스럽지 않게
행동하리라. 이 남자에게 20년 가까운 나의 촌스러움을 보이고 싶지 않았다.
오늘 나름대로 멋을 낸 내 원피스가 그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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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세요! [푸른별밤]님. 제발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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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안락한 차에 엉덩이를 깊이 넣고 조금은 편한 자세로 앉았다. 나는
어떤 기대로 오늘 영화를 보러 나왔을까? 그리고 영화관 안에서 그의 행동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또 왜 난 그의 손길이 움직이는 데로 아무 거부 없이
따라 다닌걸까?
지난번 상경때 일 이후로 난 내 정체성에 대해 혼란을 겪고 있었다. 잘 모르는
남성의 손길을 거부하지 못하는 소심한 성격일까 아니면 내 자신도 그걸
즐기고 있는 걸까. 이런 생각이 머리를 막 맴돌고 있을즈음 그가 몸을 앞으로
숫여 내게로 다가 온다. 흠짓 놀라기는 했지만 아까처럼 안전 밸트를 매주러
오는 것이리라 생각했다.
밸트를 앞으로 가져 오면서 그의 손등이 가슴을 스친다. 좋은 느낌이다.
영화가 끝난뒤 화장실에서 나름대로 수습은 했지만 여전히 젖은 팬티의
불쾌감은 어쩔수가 없다. 그가 밸트를 매어 주고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지
않는다. 두 손으로 내 어깨를 잡고는 키스를 해온다. 그의 입술 다소 얇지만
달콤하다는 느낌이 더 강하다. 굉장히 대담하면서도 서두르지 않는 그의
손길이 싫지 않다.
키스가 이어지면서 그의 손이 하나는 목뒤로 하나는 가슴으로 다가온다.
좀 두렵기는 하지만 이 주차장에서 어쩌겠어 하는 안심이 나를 안심시킨다.
난 두손으로 나의 원피스 앞자락을 쥐어본다.
그의 키스와 손길이 점점 거칠어 진다. 그렇게 주차장의 키스가 마무리 되어
가면서 그가 나에게 귀가 시간을 물어온다. 난 별다른 대답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주차장을 빠져나온 그의 중형차는 삼성동에서 압구정을 거쳐 한남대교 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아침부터 내린비가 차창을 때리고 백화점 앞에도 사람들이 별로 없다.
오른쪽으로 나란히 있는 두개의 백화점 건물을 지날때 우린 신호를 받아
멈추었고 그가 나의 손을 잡아온다. 난 두손으로 그의 손을 받았다.
아까처럼 혹여 사고가 날까하는 우려와 이 안에서 치마 밑으로 손이 들어 오는 것이
두렵기도 했다. 차는 한남대교 남단에서 잠시 올림픽 도로를 타는가 싶더니
이내 고수부지가 있는 옆길로 빠진다. 사실 지금에서야 그 지명을 알고 있을 뿐이지
당시의 나는 그가 가는데로 옆자리에 동승해 따라가는 그런처지였다.
차가 주차되었다. 뒤론 약간의 언덕이 있고 그 뒤로 올림픽 대로 위를 내달리는
차들의 소리가 들리고 앞에는 다소 넓은 주차장, 그리고 잔디밭 그 끝에는 한강이
펼쳐져 있다. 멀리 남산의 타워가 눈에 들어 왔다.
그는 서두르지 않았다. 그가 커피를 사 오겠다는 말과 함께 자리를 비웠고
난 잠시 지난 시간들을 돌아 보았다. 그와 시작된 팬팔, 그리고 몇통의 편지
그리고 나의 대입시험, 또 상경, 상경하던 버스 안에서의 당황스러웠던 기억.
이런 기억들의 끝에 오늘 학원 자습실에서 공부하겠다며 이모의 만류를 뒤로하고
나섰던 아침기억, 그리고 그를 만남에 설레였던 내 마음, 그리고 극장안에서의
그의 대담하고 침착한 손길. 이런 생각들이 어수선하게 아직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차문을 발로차는 느낌을 받았다. 그였다. 한 손에 두 잔의 종이컵이
또 다른 손에는 우산, 내가 몸을 숙여 운전석 문을 열어 주자 그는 어깨에
비를 무친채 차에 오른다.
일반 자판기 종이컵 보다는 좀 커보이는 컵에 따뜻한 커피가 김을 내고 있었고
하드 막대기 같은 티스푼을 대용할 만한 것이 눈에 들어온다.
차창은 이미 나의 온기와 내리는 비로 인하여 뿌였게 아무것도 볼수 없었고
앞창으로는 어쩌다 오가는 차들이 눈에 들어왔고 한강은 보이지 않았다.
다소 떨어진 거리에 몇대의 차들이 띠엄띠엄 더 주차되있었고 시동을 끄지
않아서 인지 차안은 여전히 따뜻했다. 정말 어디에도 없을법한 둘만의
밀폐된 공간이었다. 그 이후로 나이가 들면서 난 이 남자 말고도 가끔
비오는 날 데이트를 하게 되면 이곳에 온다. 그리고 나중에 안 일이지만
이곳의 차들은 대부분 데이트를 즐기는 연인들의 차이고 너무 가깝게
주차하지 않는 것이 예의란 사실도 알게 되었다. 밤에는 미등만 켜고
주차하는것도 잊지 않았다.
그의 손에서 내게 커피가 전해졌고 난 두손으로 받아 따뜻함을 음미하며
커피를 마셨고 한 이십여분 우린 우리가 만나게 된 인연과 나의 학원 생활,
그리고 그의 새로 시작된 회사생활을 소재로 얘기를 나누었던 기억이 난다.
그는 자상했고 예의가 있었다. 아까의 영화관 안에서의 행동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다. 하지만 난 곧 그의 눈빛을 통해 잠시후 벌어 질 일들을
어렴풋이 짐작 할 수 있었다. 커피를 다 마셔 갈 즈음 그는 창문을
조금 열고 담배를 한대 피웠고 내 컵과 자신의 컵을 창밖으로 버리는듯했다.
차창을 통해 밖이 조금 더 잘 보이는듯했다.
그가 담배를 다 피운데 창을 닫았을때 차창은 아까보다 더 푸옇게 되었고
그는 춥지 않냐며 히터를 조정하였고 차는 구름안에 있는듯 밖을 볼수가 없었고
그저 차창을 때리는 비만 조금 느낄 수 있었다.
약간의 두려움이 날 엄습했고, 이 남자가 나에게 무슨 행동을 할까 두려움과
기대가 엄습해 왔다. 솔찍히 지난번 버스 안에서의 기억은 엄마와 이모 때문에
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를 알지도 못했고 처음이라 두려웠다.
그렇지만 지금은 난 그의 신분을 알고 있었고 그는 멋지게 내게 다가왔다.
난 마음 속으로 다짐해 본다. 너무 심한 요구만 아니라면 촌스럽지 않게
행동하리라. 이 남자에게 20년 가까운 나의 촌스러움을 보이고 싶지 않았다.
오늘 나름대로 멋을 낸 내 원피스가 그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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